우리는 ‘예술 인간’, ‘예술화’, ‘미학’ 같은 단어가 클리셰처럼 기능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계속 읽기 →
글 고성연(아트+컬처 총괄 디렉터)" /]
우리는 ‘예술 인간’, ‘예술화’, ‘미학’ 같은 단어가 클리셰처럼 기능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저 작은 잼 칼처럼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물건만 보더라도, 마르쿠스 가브리엘이라는 독일 철학자가 말했듯, 그 사물을 개별적이고 특별하게 만드는 ‘예술의 힘’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것에 끌리기 마련이죠. 그는 이처럼 도처에 침투한 일상 사물의 심미화가 주는 환영 덕분에 아름다운 물건을 소유하려는 우리의 욕망이 소멸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예술이 존재하지만, 이는 미적인 것을 향유하려는 인간의 성향을 이용해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아름답고 숭고한 경험으로 변환시키려는 자본주의적 노력의 산물이라고 본다면 너무 차갑고 건조한 냉소주의일까요. 예술이 남용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착취 구조 속에서 예술 세계가 작동하지만, 그것이 예술 자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소비사회의 틀 안에서 창작이 활성화될 수 있고, 산업적 조건이 때로는 예술 세계에 굉장한 원동력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20세기의 문호 오스카 와일드가 ‘산업이 없는 삶은 메마른 불모지이고, 예술이 결여된 산업은 야만’이라고 했듯이 말입니다. 저도 사물을, 공간을, 동네를, 도시 전체를 바꿔놓은 산업디자인과 공간의 미학, 문화적 재생 사례를 접하며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의 촉수를 점점 더 뻗치게 되었고, 예술이 인간의 존재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는 데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예술은 예술가나 예술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세계와 달리, 그 자체로 ‘자율적 본질’과 ‘강한 힘’을 지녔기에 이토록 여러 생태계를 움직이면서 예술화를 이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스타일 조선일보> ‘Art+Culture’ 겨울 스페셜호에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사적인 취향, 복합 단지 등 여러 동인을 아우르는 공간의 예술화 사례와 함께 다양한 전시 소식을 담았습니다. 특히 3인의 예술가를 소개한 ‘지면 전시’는 올봄 실재하는 공간에서의 전시로 이어질 예정이라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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