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내밀한 판타지를 영감 충만한 춤사위로 승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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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이 정도면 가히 ‘판타지스타’의 영민하고 매력적인 변신이자 ‘아트’를 표방하는 광고의 성공적인 각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독일의 프리미엄 주방 브랜드 휘슬러 코리아가 최근 톱스타 전지현을 기용해 야심차게 선보인 2013년 광고 캠페인 ‘Fissler in Fantasy III’. 전지현이 쉴 새 없이 퍼붓는 폭우 속에서 당대 최고의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슈를 연상케 하는 춤사위를 펼친 이 광고는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보여주는 화제작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여는 3개의 열쇠는 ‘신비감, 감각, 친밀감’이며 이를 위한 시각, 청각, 동적 요소들을 어우러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던 한 광고업계 구루의 발언이 절로 생각난다. 칠흑 같은 무대 공간에 세로 주름이 강렬하게 잡힌 긴 검은색  치마를 입고 정열적으로 춤추는 수중 퍼포먼스, 여기에 BGM으로 흐르는 ‘르 보야제 솔리테르(Le Voyager Solitaire, 외로운 방랑자)’의 인상적인 음악성. 하지만 가장 빛난 건 역시 배우 전지현이 치열한 삶의 여정에서 드러낸 ‘내밀한 열정의 고백’과도 같은 투혼의 몸짓일 터다. 시놉시스나 콘티가 전혀 없이 ‘영감’을 위한 피나 바우슈의 동영상과 미야케 준의 음악만을 건네받은 채 3주간 준비했다는 이 작업에서 전지현은 ‘내면의 에너지를 찾아가는 여성의 판타지’라는 역할에 온전히 자신을 투영하는 ‘심리적 몰입(flow)’을 맛본 듯했다(찬물 세례를 받으며 촬영하다 탈진까지 한 그는 스태프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벗어나 팔색조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배우로서 많은 광고를 섭렵하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전혀 소비되지 않은 이미지를 끄집어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2007년부터 강영호 작가와 손잡고 ‘여성의 삶과 영감’이라는 주제로 아트 필름 수준의 광고물을 시리즈로 제작해온 휘슬러 코리아의 색다른 행보와 ‘주부 전지현’을 선택한 안목도 주목할 만하다. 광고 동영상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fissler.co.kr 계속 읽기

이탈리아의 자존심, 콜롬보와 줄리오 카펠리니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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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이탈리아 디자인의 강점 중 하나는 패션이든 가구든 영역을 불문하고 오랜 전통의 우수한 DNA를 유지하면서도 부단히 창의적 혁신을 꾀하며 극도로 세련된 결과물을 빚어낸다는 데 있을 것이다. 악어와 같은 최상의 특수 가죽을 섬세한 수공예 장인 정신이 깃든 탄탄한 내공으로 다루는 럭셔리 브랜드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와 예리한 심미안으로 재스퍼 모리슨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발굴해온 걸출한 아트 디렉터 줄리오 카펠리니의 만남이 자못 흥미롭다. 콜롬보는 지난 5월 30일 말끔히 재단장한 서울 도산공원 플래그십 스토어의 가든 파티에서 진취적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이끌 주인공인 줄리오 카펠리니를 소개했다. 카펠리니의 진두지휘로 일본의 넨도를 위시해 스타 디자이너들이 콜롬보의 전통에 참신한 감각을 접목한 디자인을 빠르면 내년 상반기 컬렉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빼어난 디자이너들이지만 주로 가구 분야에서 활약해온 이들을 동원하는 시도는 새로운 모험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핸드백 자체는 새로운 분야이지만 콜롬보와 같이 완성도 높은 이탈리아 전통 강호와의 작업이라 끌렸습니다. 색깔이 저마다 다른 디자이너들을 잘 이끌어 콜롬보의 정수를 간직하면서도 새로움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내놓는 게 제 역할이지요.” 이 중에는 가구와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해왔지만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경험한 슈퍼스타급 디자이너도 포함돼 있다. 여전히 브랜드의 상징인 ‘악어’를 모티브로 하지만 다채로운 방식으로 ‘젊은 감성’을 불어넣겠다는 그의 포부와 열정이 이끌어낼 ‘결과물’이 궁금해진다. 계속 읽기

전통의 시계 브랜드 오메가, <코-액시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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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기계식 시계의 핵심인 ‘무브먼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진다.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의 산업화를 일궈낸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가 ‘코-액시얼 무브먼트’를 주제로 7월 5일에서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다. 복잡하고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는 행사다. 특히 오메가의 ‘코-액시얼 무브먼트’는 1970년대에 영국 출신의 시계 장인이자 발명가인 조지 다니엘스가 스위스 탈진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기름 응고’라는 문제점을 보완해 새롭게 내놓은 혁신적인 탈진기의 무브먼트로 꼽힌다. 마찰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시간 측정 능력을 향상시킨 이 기술은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를 산업화한 중요한 업적으로 일컬어진다고. 오메가는 영화처럼 편집한 동영상과 다양한 볼거리를 활용해 되도록 쉽게 무브먼트에 대한 설명을 풀어낼 예정이며, 코-액시얼 무브먼트가 탑재된 2013년도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메가의 워치메이커가 현장에서 손수 기계식 시계를 착용하고 관람하는 고객의 시계 자성을 없애주는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문의 02-3149-9573 계속 읽기

그린을 위스키빛으로 물들인 2013 발렌타인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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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스카치위스키의 대표 주자로 군림해온 발렌타인의 진원지인 스코틀랜드. 이곳의 블렌디드 위스키 애호가들은 발렌타인과 골프를 가리켜 ‘스코틀랜드가 세계에 남긴 2가지 선물’이라 칭송하기도 한다. 실제로 골프의 기원을 둘러싼 설은 여럿 있지만 모두 스코틀랜드를 공통분모로 하며 현대식 골프 경기의 출발점은 15세기 중엽 스코틀랜드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발렌타인이 국내 최대 규모의 유러피언 골프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것은 탁월한 궁합의 미학이 느껴지는 선택인 듯하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지난 4월 25일부터 3일간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GC에서 펼쳐졌는데, 2012년 우승자인 베른트 비스베르거를 비롯해 루이 우스투이젠, 폴 로리, 양용은 등 1백50여 명의 톱 랭커들이 참가해 2백20만유로(한화 약 33억원) 규모의 상금을 놓고 기량을 겨뤘다.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악재를 극복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주인공은 호주 출신의 브렛 럼포드. 연장전에서 경쾌한 이글까지 기록하며, 6년 만에 유러피언 투어 네 번째 트로피를 거머쥔 그에게는 우승자의 특권인 ‘2013 발렌타인 챔피언십 블렌드’가 전달됐다. 발렌타인의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과 지난해 우승자 비스베르거의 협업으로 10병만 한정판으로 생산한 특별한 위스키로, 41년 이상의 진귀한 원액이 담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를 기념해 탄생한 ‘발렌타인 챔피언십 리미티드 에디션’도 블랙스톤 골프 클럽에 마련된 퍼블릭 바에서 소개돼 챔피언십 경기를 관전하러 온 갤러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발렌타인 17년 특유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되 우아한 녹색 병에 골퍼 이미지와 발렌타인 B로고를 더해 외양을 멋지게 차별화한 제품이다. 계속 읽기

Reset Your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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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권유진

바캉스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자신 있게 비키니 몸매를 뽐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보디라인 관리에 돌입해야 한다. 탄력 있고 군살 없는 매끈한 보디라인을 가꾸려면 꾸준한 운동과 마사지가 필수다. 이때 피붓결, 탄력, 셀룰라이트까지 관리하는 슬리밍 제품이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 계속 읽기

가다 아메르 개인展, [Reference a Elle(그녀에 대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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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수채 물감과 더불어 실을 활용해 캔버스를 수놓은 독특한 자수(刺繡) 회화, 속은 뻥 뚫려 있으면서 둥그런 달걀 모양을 이루는 선의 미려한 율동이 인상적인 브론즈 조각 시리즈.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다층적인 매력을 품은 작품 세계를 펼쳐온 이집트 출신의 작가 가다 아메르(Ghada Amer)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그녀에 대한 참조>라는 전시 제목이 시사하듯, 이 전시회는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온 사유의 주제 중 하나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때로는 부드럽고 섬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표현해온 아메르의 유연한 방식은 쉽게 재단하거나 분류할 수 없는 도전적인 창조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치와 성, 신체와 언어의 양면성을 ‘안팎’의 구조로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작품의 속을 비우는 조각 언어가 흥미롭다. 실제 사람 크기로 조각한 ‘‘The Blue Bra Girls(파란 브래지어의 소녀들)’’는 “그림자가 대상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텅 빈 조각을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대표작이다. 이집트 독재 정권과 폭력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의 용기에 같은 여성으로서 보내는 찬사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자수 회화도 빼놓을 수 없는 ‘감상거리’이다. 문의 국제갤러리 02-735-8449 계속 읽기

다채롭게 경계를 확장하는 문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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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대중과의 소통을 겨냥해 경계를 넘나드는 기업의 문화 마케팅이 요즘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카메라 기업이 젊은 음악인 양성과 재즈 확산에 공을 들이고, 커피업체는 독서 강국을 만들기 위해 애쓰며, 아웃도어업체는 세계적인 감독을 내세워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영역의 감성적인 요소들을 씨줄, 날줄처럼 엮는 ‘크로스오버’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신선한 기업 이미지를 전달해준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국내 거물급 감독들을 동원해 무료 단편영화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말 박찬욱·박찬경 형제가 연출하고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던 <청출어람>에 이어 최근 2탄을 공개했다. 배우 윤계상, 박신혜가 출연하는 <사랑의 가위바위보>라는 작품으로 남성적인 색이 짙었던 김지운 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Your Best Way to Nature’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맥이 닿아 있으면서도 감독의 역량을 살린 참신한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삼성동 신사옥에 출중한 음향시설을 갖춘 ‘음악홀’을 들여놓은 올림푸스 코리아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에도 손길을 뻗었다. 지난 4월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해 스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을 위시해 신구 재즈 뮤지션들이 모인 콘서트를 후원한 것. 추첨을 통한 관람이 이뤄졌으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도 공연 실황이 중계됐다. 이디야커피는 출판사 문학동네와 손잡고 ‘리딩 캠페인’을 1년 넘게 진행 중이다. 매달 추천 도서를 선정해 2백 명에게 무료 증정하는 문화 마케팅 행사다. 공식 블로그(http://www.ediyablog.com)나 전국 매장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댓글로 응모하면 된다. 계속 읽기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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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책 작업을 하려고 줄을 선, 그래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아트 북의 달인’을 집중 조명하는 뜻깊은 전시회가 찾아왔다. 오는 10월 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전이다. “내 책은 공산품이 아니라 예술의 대상”이라는 그의 주장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슈타이들은 40년이 넘는 세월에 거쳐 장인 정신이 깃든 수많은 서적을 발간해온 출판업계의 거장이다. 그와 협업했던 인물들을 보면 팝아트의 거장 짐 다인, <양철북>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작가 귄터 그라스, 샤넬을 이끄는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등 그 프로필이 쟁쟁하고 다채롭다. 슈타이들이 이토록 명인들의 흠모를 받는 이유는 종이 책이라는 도구를 단지 예술을 담는 매개체가 아니라 작품과 어우러지는 또 하나의 예술적 창작물로 승화시키는 열정과 노하우를 지녔기 때문이다. e북의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종이 책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출판인으로서의 사명을 느낀다는 슈타이들의 내공 담긴 ‘책 만들기’ 과정을 시각만이 아니라 촉각과 후각으로도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듯하다. 문의 02-720-0667, www.daelimmuseum.org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