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upreme Moment

조회수: 2576
1월 06, 2016

에디터 배미진(파리 현지 취재)

샤넬의 정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패션에서 마드모아젤 샤넬을 대변하는 것은 까멜리아, 파인 주얼리에서 그녀가 사랑한 것은 반짝이는 유성 꼬메뜨, 그리고 뷰티에서는 단연 수블리마지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샤넬의 하이엔드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라인 수블리마지 크림은 지속적인 노력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다. 파리에서 만난 샤넬의 보석, 수블리마지가 맞이한 진보의 순간을 <스타일 조선일보>가 함께했다.


1
2
3
4
파리, 샤넬, 수블리마지
파리는 샤넬의 가치를 고스란히 대변하는 도시다. 이 특별한 장소에서 지난 2015년 10월,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은 안티에이징 스킨케어인 수블리마지(Sublimage)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샤넬은 방돔과 생토노레 거리 옆, 과거 은행으로 사용했던 금고실 문 2개를 열고 들어가야 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인 파비용 방돔(Pavillon Vendo^me)을 이벤트 장소로 선택했다. 샤넬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며 이곳을 찾은 프레스들은 모두 잠시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떠났다. 행사장 곳곳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풍겨왔다. 마다가스카르라는 미지의 섬에서 정성을 다해 키우는 바닐라 꽃의 부드러운 바닐라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푸릇한 이미지가 눈을 가득 채웠다. 사넬은 2005년 수블리마지를 소개하기 위해 1995년부터 10년간 연구했고, 제품을 선보인 이후 10년 동안 지치지 않고 실험을 계속했다. 꼬박 20년간 최고의 화장품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바닐라 중에서도 마다가스카르에서 자라는 최상의 바닐라를 선택하고, 이 바닐라에서 바닐라 플래니폴리아라는 성분을 발견한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가기로 했다. 보석을 세공하듯, 이 식물의 생애 주기의 모든 순간에 주목해 안티에이징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선사하는 활성 성분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결정적 찰나를 발견했고, 이렇게 수블리마지는 다시 한 번 태어나게 된 것이다.



5
6
7
8
9
에페메르의 발견, 찰나의 순간이 빚어낸 끝없는 생명력
이 모든 수블리마지 연구의 중심에는 샤넬 F&B 과학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아르멜 수로(Armelle Souraud)가 있다. 그는 “샤넬은 20년 전인 1995년 처음으로 바닐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0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무려 1백17종에 달하는 바닐라 중 마다가스카르에서 서식하는 바닐라 플래니폴리아가 가장 매력적인 종이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최초로 플래니폴리아 PFA라는 다기능 활성 성분을 선보였고, 2011년에는 바닐라 꽃에서 얻은 귀한 분자를 더해 강력한 플래니폴리아 PFA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새로운 성분은 더 놀랍고 강력한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수블리마지의 미래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샤넬 활성 성분 연구 책임자 니콜라 푸자티(Nicola Fuzzati)가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새롭게 소개하는 에페메르(e′phe′meres)라는 활성 분자는 깍지에 든 종자에서 생성됩니다. 이 성분은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아주 짧은 시기에만 잠시 나타나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일시적인’이라는 의미를 지닌 에페메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입니다. 깍지 속 에페메르가 가장 풍부한 시기를 정확히 찾아내기 위해 3년에 걸쳐 현지 테스트를 했고, 결국 바닐라의 생물학적 잠재 성분을 그대로 보전하는 방법까지 찾아냈습니다. 수확하자마자 바닐라 깍지를 상자 안에 정교하게 포장해 단단히 봉인한 뒤 당일에 프랑스로 보내는 작업은 샤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뛰어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한 물류적, 기술적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결국 샤넬의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바닐라 플래니폴리아가 지닌 생명의 순간을 고스란히 화장품에 담았다. 바닐라 플래니폴리아의 생명 주기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열매가 익기 바로 직전, 꼬투리가 성장하는 기간으로 매우 특별하지만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분자, 에페메르를 생성하는 소중한 순간이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 분자들을 정확한 순간에 얻기 위해 꼬투리가 익기 직전인 4월의 아침에 수확을 하는 현지 여인들은 이 녹색 꼬투리를 신속하게 수확해 프랑스 팡탕 샤넬 연구소로 보낸다. 이 분자들은 매우 연약하기 때문에 샤넬은 이 성분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크로노 추출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에페메르의 희귀하고 소중한 분자를 수블리마지에 담게 되었다. 바로 ‘에페메르 드 플래니폴리아’의 탄생이다. 현지 여성들이 지극 정성으로 키운 바닐라 꽃 추출물, 플래니폴리아 PFA, 플래니폴리아의 에페메르의 잠재력이 2016년 출시하는 수블리마지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성분은 모든 노화의 징후에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우아한 골드빛 유리 케이스에 담긴 수블리마지 크림에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스며 있다. 이 여정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여성들의 피부에 젊음을 불러일으킨다니, 아주 환상적인 이야기다. 사용하는 것만으로 피부의 품격을 높여주는 이 제품에 기울인 브랜드의 노력에서 신뢰가 느껴진다. 손등에 덜어 핸들링해보면 끈적이지 않으면서 유수분이 균형을 이루어 편안하고 풍부한, 매력적인 제형을 경험하게 된다. 원료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최고의 완성도만을 추구하는 샤넬의 브랜드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화장품이라 할 수 있다. 감각적인 제형에 대한 샤넬의 노력은 박수를 보낼 만하다. 화장품을 더 복잡하고 감정적인 사물로 대하는 것도 다른 브랜드보다 앞서가는 샤넬의 특징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매끄러움을 넘어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휘감고, 촉촉하게 하고, 만족감을 주는 제형을 선보이기 위해 산뜻하고 가벼운 ‘텍스쳐 파인’과 벨벳처럼 풍부한 ‘텍스쳐 수프림’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이렇게 하나의 크림을 경험 요소에 따라 두 종류로 선보인 것도 샤넬이 처음으로 고안한 방법이다. 감각성과 편안함, 관능미를 모두 갖춘 화장품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영감을 받아, 마다가스카르의 생명력과 샤넬의 명성을 담은 수블리마지 크림에서 이 모든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자유로운 여성을 위한, 젊음을 봉인하는 특별한 크림

이번 파리 이벤트의 여정에서 방문한 깡봉 거리의 샤넬 아파트에서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독보적인 세련미를 표현해낸 가브리엘 샤넬이 살아온 세월이 그대로 담겨 있는 아파트에서 수블리마지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샤넬은 단순히 비싼 물건을 만들기 위해 무수한 컬렉션을 선보인 것이 아니다. 자유로운 여성, 아름다운 여성을 위한 그녀의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수블리마지를 바라봐야 한다.
사실 샤넬이라는 브랜드이기에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샤넬의 코즈메틱이 좋다고 이야기해도 “샤넬이니까, 브랜드가 좋아서 좋다고 하는 것 아니야?”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샤넬이 오래도록 명품 브랜드 자리를 지킨 이유는 끊임없는 노력과 다른 브랜드에서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놀라운 연구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아무런 노력 없이 두둥실 떠 있는 것 같아도 결코 제자리에 머무른 적이 없다. 최초의 수블리마지의 원료인 바닐라 플래니폴리아를 찾는 여정 역시 이러한 행보에서 시작했다. 최고의 활성 성분, 젊음의 활력을 되돌릴 수 있는 샤넬에 걸맞은 최고의 원료를 찾아야 했고, 최종 결정된 것이 바로 바닐라 플래니폴리아였던 것.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수블리마지를 선보인 10년간의 시간 동안 이 원료는 멈추지 않고 진화했다. 투자와 발견,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이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유효 성분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식물의 생애 주기를 포착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는 꼬투리가 성장하는 순간, 젊음을 내뿜는다. 이를 완벽하게 유효 성분으로 포착하기 위해 새로운 추출 방법을 고안했다. 최적의 식물을 찾은 후에도 샤넬의 노력은 계속 이어진 것이다. 그 결과가 이제 우리 눈앞에 나타났고, 바로 ‘에페메르’라는 새로운 성분을 담은 수블리마지 컬렉션이다. 파우더리한 바닐라 향기가 피부를 감싸고 피부에 주름과 늘어짐에 세심하게 작용하는 과학적인 기능, 여기에 풍성한 제형을 더해 우리를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인도한다.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안티에이징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 화장품 하나로 파리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는? 이것이 지금 우리가 지금 샤넬의 수블리마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interview_ 크리스티앙 마에(Christian Mahe, 연구 기술 부문 수석 부사장)
“플라시보 효과가 장기적인 화장품의 효능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에 수블리마지의 안티에이징 활성 성분으로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 플래니폴리아를 선택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안티에이징 성분에 관한 다양한 문헌을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천 가지 성분 중 폴리케톤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는 바닐라에서 최적의 상태로 추출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바닐라는 전 세계에 1백종 이상이 있는데, 그중 마다가스카르에서 최적의 상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탐험 끝에 알아냈고, 이 바닐라 플래니폴리아라는 식물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분자를 연구하면서 생물학적으로 화장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했고, 최초의 연구 기간인 10년 동안 바닐라에 관련된 여섯 가지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큰 성과였고, 이와 더불어 마다가스카르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주민들의 경제 활동에 이익을 준다는 것도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입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에페메르’라는 새로운 성분 이름이 굉장히 서정적입니다. 과학적인 성분 이름이 아닌, 시적인 이름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가? 실제로 이 성분은 과학적으로 수명이 3~4주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저희는 이 아주 짧지만 확실한 활성 성분을 제공하는 생애 주기를 포착했고, 정교한 추출 방법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도록 했습니다. 이 속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이를 강조하기 위해 에페메르라는 이름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샤넬은 제형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화장품의 사용감이나 사용할 때의 감정 변화에 대해 집중하는 이유는? 결국 화장품이 최상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뉴로사이언스, 즉 신경학적으로도 플라시보 효과가 장기적인 화장품의 효능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신경학 분야의 전문가를 배치해 감정 측정을 하는 테스트를 수행하기도 하죠. 이 테스트는 서양인과 아시아인에게 모두 이루어집니다. 제형과 사용감, 사용하면서 일어나는 감정이 화장품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요. 실제로 신경과학분야는 화장품 분야뿐 아니라 전 과학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고, 주목받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