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아메르 개인展, [Reference a Elle(그녀에 대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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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수채 물감과 더불어 실을 활용해 캔버스를 수놓은 독특한 자수(刺繡) 회화, 속은 뻥 뚫려 있으면서 둥그런 달걀 모양을 이루는 선의 미려한 율동이 인상적인 브론즈 조각 시리즈.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다층적인 매력을 품은 작품 세계를 펼쳐온 이집트 출신의 작가 가다 아메르(Ghada Amer)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그녀에 대한 참조>라는 전시 제목이 시사하듯, 이 전시회는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온 사유의 주제 중 하나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때로는 부드럽고 섬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표현해온 아메르의 유연한 방식은 쉽게 재단하거나 분류할 수 없는 도전적인 창조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치와 성, 신체와 언어의 양면성을 ‘안팎’의 구조로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작품의 속을 비우는 조각 언어가 흥미롭다. 실제 사람 크기로 조각한 ‘‘The Blue Bra Girls(파란 브래지어의 소녀들)’’는 “그림자가 대상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텅 빈 조각을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대표작이다. 이집트 독재 정권과 폭력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의 용기에 같은 여성으로서 보내는 찬사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자수 회화도 빼놓을 수 없는 ‘감상거리’이다. 문의 국제갤러리 02-735-8449 계속 읽기

다채롭게 경계를 확장하는 문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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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대중과의 소통을 겨냥해 경계를 넘나드는 기업의 문화 마케팅이 요즘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카메라 기업이 젊은 음악인 양성과 재즈 확산에 공을 들이고, 커피업체는 독서 강국을 만들기 위해 애쓰며, 아웃도어업체는 세계적인 감독을 내세워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영역의 감성적인 요소들을 씨줄, 날줄처럼 엮는 ‘크로스오버’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신선한 기업 이미지를 전달해준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국내 거물급 감독들을 동원해 무료 단편영화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말 박찬욱·박찬경 형제가 연출하고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던 <청출어람>에 이어 최근 2탄을 공개했다. 배우 윤계상, 박신혜가 출연하는 <사랑의 가위바위보>라는 작품으로 남성적인 색이 짙었던 김지운 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Your Best Way to Nature’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맥이 닿아 있으면서도 감독의 역량을 살린 참신한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삼성동 신사옥에 출중한 음향시설을 갖춘 ‘음악홀’을 들여놓은 올림푸스 코리아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에도 손길을 뻗었다. 지난 4월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해 스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을 위시해 신구 재즈 뮤지션들이 모인 콘서트를 후원한 것. 추첨을 통한 관람이 이뤄졌으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도 공연 실황이 중계됐다. 이디야커피는 출판사 문학동네와 손잡고 ‘리딩 캠페인’을 1년 넘게 진행 중이다. 매달 추천 도서를 선정해 2백 명에게 무료 증정하는 문화 마케팅 행사다. 공식 블로그(http://www.ediyablog.com)나 전국 매장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댓글로 응모하면 된다. 계속 읽기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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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책 작업을 하려고 줄을 선, 그래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아트 북의 달인’을 집중 조명하는 뜻깊은 전시회가 찾아왔다. 오는 10월 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전이다. “내 책은 공산품이 아니라 예술의 대상”이라는 그의 주장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슈타이들은 40년이 넘는 세월에 거쳐 장인 정신이 깃든 수많은 서적을 발간해온 출판업계의 거장이다. 그와 협업했던 인물들을 보면 팝아트의 거장 짐 다인, <양철북>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작가 귄터 그라스, 샤넬을 이끄는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등 그 프로필이 쟁쟁하고 다채롭다. 슈타이들이 이토록 명인들의 흠모를 받는 이유는 종이 책이라는 도구를 단지 예술을 담는 매개체가 아니라 작품과 어우러지는 또 하나의 예술적 창작물로 승화시키는 열정과 노하우를 지녔기 때문이다. e북의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종이 책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출판인으로서의 사명을 느낀다는 슈타이들의 내공 담긴 ‘책 만들기’ 과정을 시각만이 아니라 촉각과 후각으로도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듯하다. 문의 02-720-0667, www.daelimmuseum.org 계속 읽기

Made in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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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국내 론칭 소식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 요즘. 명품 하우스나 클래식 수트를 넘어 기발한 아이디어가 느껴지는 차별화된 이탈리아 액세서리 브랜드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먼저 ‘자넬라토(Zanellato)’는 1950년대 이탈리아 우편배달부의 가방에서 모티브를 얻은 포스티나 백을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내세운다. 가방 전면의 앤티크한 잠금장치와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인데, 오리지널 포스트맨 백의 전형적인 장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밀라노 중앙우체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인증을 받았다.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이후 일본 관광객을 비롯해 가죽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 ‘일비종떼(IL BISONTE)’는 장식이나 디자인은 최대한 절제하고 가공하지 않은 소가죽과 캔버스 원단을 그대로 사용해 소재 자체의 러프한 매력을 강조한다. 가방을 비롯해 지갑, 벨트, 신발, 문구류 등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이 특징. 최근 팔찌 레이어드 트렌드의 여세를 몰아 인기를 누리는 ‘크루치아니(Cruciani)’는 소박한 듯 섬세함이 느껴지는 니트 팔찌로 패션 피플을 사로잡았다. 하트, 꽃, 해골 등 다양한 모티브 장식과 선명한 컬러는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특수 원사에 니트를 다루는 뛰어난 노하우를 더해 완성도가 남다르다. 30가지가 넘는 다양한 컬러의 보디와 재질의 핸들로 개성 있는 커스터마이징 핸드백을 연출하는 ‘오 백(O bag)’도 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A랜드, 어라운 더 코너 등 편집숍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태원 편집 매장 143 E. 나폴리는 1백59년 전통을 자랑하는 핸드메이드 우산 ‘말리아 프란체스코(Maglia Francesco)’를 독점적으로 전개해 럭셔리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계속 읽기

셀러브리티 마케팅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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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진

셀러브리티를 활용한 패션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와 패션이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다양한 매스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의 비약적인 발달로 패션 마켓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공항 패션이 인터넷과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지고, 모 배우가 드라마에 들고 나온 백이 완판이 되는가 하면, 잊힐 뻔한 아이템이 셀러브리티 파파라치 컷에 포착되면서 브랜드가 기사회생하는 일들이 허다한 식이다. 브랜드의 매출과 성패를 쥔 셀러브리티의 효과 때문인지 브랜드에서는 그들의 이미지와 개성을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단순히 스타의 이름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라, 디자인부터 홍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직접 개입시키고 나아가 이들을 내세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일찍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시작한 셀러브리티 영입은 빅토리아 베컴, 시에나 밀러, 올슨 자매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패션 위크에서 컬렉션을 치러낼 만큼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SPA 브랜드 LAP이 공효진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담은 ‘LAP by 공효진’ 라인을 론칭해 다른 SPA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세계적인 톱 모델 강승현은 셀렉트 숍 라파레뜨와 손잡고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 고소영은 급기야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까지 만들며 국내 셀러브리티 디자이너 시대의 포문을 활짝 열었다.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또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확실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는 셀러브리티 디자이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컬렉션. 셀러브리티들의 스타성, 과감한 홍보와 마케팅 그리고 온라인이나 SNS를 통한 놀랍도록 스피디한 전파력까지 맞물려 가히 셀러브리티들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는 열풍이 패션계에선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 읽기

봄바람에 실려온 아트 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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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지난 3월 말 자동차 업계를 달궜던 서울모터쇼의 개최를 계기로 다시 ‘아트 카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해외 디자이너와, 미니(MINI)를 앞세운 BMW그룹은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기존 모델에 ‘새 옷’을 입힌 아트 카를 각각 선보였다. 사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이미 흔해진 마케팅 전략이지만 쟁쟁한 거물이나 참신한 발상과의 만남이라면, 그것도 전시 효과가 큰 자동차 분야에서라면 여전히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아티스트 고유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브랜드가 지향하는 스타일에 맞추는, 만만찮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말이다. 현대차는 한화그룹, 현대카드 등과 작업했던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잡고 중형차 i40 아트 카를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저명한 그래픽디자이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의 손길이 닿은, 흑백의 타이포그래피가 근사한 쏘울 아트 카(기아차)로 주목받았다. i40 아트 카의 경우,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이라는 주제 아래 차량이 달릴 때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삼각형, 무지개 등을 활용한 외관 디자인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더불어 올해 서울모터쇼에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가 팝 아티스트 김일동 작가와 함께 진행한 아트 카 프로젝트 ‘破·竹·之·勢(파죽지세)’가 공개됐다. SAC(Sport Activity Coupe) 모델인 미니 컨트리맨에 ‘팝 아트’의 영감을 수놓은 합작품으로, 힘찬 붓 터치가 인상적. 특히 김 작가가 현장에서 생생한 제작 과정을 보여줘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