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지상(紙上) 전시_YET TO DISCOVER 우리들의 백남준_서문(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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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 2023

글 김연우(독립 큐레이터) | 기획 김연우, 고성연 | Exhibition Concept 고성연


‘백남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수식어로는 ‘비디오아트의 아버지’, ‘동양에서 온 테러리스트’, ‘괴짜이자 천재 아티스트’ 같은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혜성처럼 등장한 뒤 파격적인 행보로 해외 예술계에 먼저 이름을 알린 백남준(1932~2006)이 34년 만에 조국을 방문한 1980년대 한국은 사회적, 문화적 변환기를 맞고 있었습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일군 한국은 최초의 대규모 글로벌 행사인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연달아 개최하며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합니다. 전에 없던 경제적 부흥기와 더불어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을 누리며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중산층과 자유분방한 청년들이 음악과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빠르게 유입된 서양 문화를 향유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아티스트’라는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별안간 등장한 독특하기 그지없는 인물이 백남준이었습니다.
2022년은 17년 전 세상을 떠난 백남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고, 행사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바로크 백남준> 등의 전시를 개최하고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스틴 채플’(1993) 등 백남준의 대규모 미디어 설치 작업을 만나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미술관의 첫 소장품이기도 한 ‘거북’(1993)을 전시한 탄생 90주년 특별전 <땅의 아바타, 거북>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서울의 두손갤러리는 30년 만의 재개관을 기념하며 백남준의 대작 ‘M200’(1991)을 선보였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미술관의 로툰다에 높이 솟아 있는 ‘다다익선’(1988)의 역사적인 재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지 4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지요. 재가동을 기념하며 열린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과 <백남준 효과> 전시는 2월 26일까지 과천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꾸준히 이어져온 백남준에 관한 연구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는 그가 남긴 작품들과 텍스트 외에도 살아생전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기억을 수집하고 돌아보며 그의 작품 세계와 삶, 인간적인 면면에 대해 여전히 알아가는 중입니다. 위대한 예술가라는 당연한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백남준은 그 시대가 낳은 최고의 아웃라이어 중 한 명이었음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담대한 작업 스케일과 미래를 내다보는 남다른 혜안을 지니고 있었으며, 당대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던 예술가, 기술자와 유례없는 창조적 협업을 펼치며 유럽과 북미 예술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견고히 다져갔습니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세계 각지를 떠돌았던 그의 삶에서 여전히 간직하고 있던 한민족의 정체성을 작업에도 녹여내며 묘하게 애국심마저 불러일으켰던 그. 만약 과거에 지금처럼 ‘한류’라는 이름으로 K-문화 열풍이 불었다면 그 주역은 백남준이 아니었을까요? <스타일조선일보> 지상(紙上) 전시에서는 백남준이라는 걸출한 크리에이터의 탄생 90주년을 계기로, 작업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인간 백남준을 오늘날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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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22-23 Winter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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