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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2, 2019

에디터 고성연(싱가포르 현지 취재)

각국 도시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에서 창조적 영감을 받는 시계 브랜드가 있다. 스페인어로 ‘나는 측정한다(Yo Mido)’라는 어구에서 비롯된 브랜드명을 지닌 스위스 브랜드 미도(MIDO). 1918년 11월에 태어나 얼마 전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창립 1백 주년 행사로 정점을 찍은 미도는 여성만을 위한 ‘타임리스’ 디자인과 가격대가 합리적인 오토매틱 워치 컬렉션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현재’를 반영한다는 ‘바론첼리 레이디 데이 앤 나잇’과 ‘가까운 미래’가 될 레인플라워! 건축을 담은 시계 미학의 면모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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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인간은 시간을 분명히 설명하지는 못해도 빛과 어둠의 주기에 본능적으로 리듬을 맞출 줄 아는 존재가 아닌가. 다시 말해 시간 측정은 인간의 본성이다. 한 술 더 떠, ‘나는 측정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뒷받침이라도 하려는 듯 굳이 시간을 나누고 묶는 ‘규칙’을 정하고, 일상을 지배하는 시계라는 발명품까지 만들어 스스로를 시간의 굴레에 밀어 넣었다. 시간을 관리하기도 하지만, 그것에 구속받기도 하는 아이러니에 자발적으로 빠져버린 것. 그뿐인가. 인간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 열광하면서도 기계식(오토매틱) 시계와 여전히 사랑에 빠져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손목 안쪽에 진정한 미의 정수가 숨어 있다는 오토매틱의 매력은 영리한 시계 브랜드들의 진화와 더불어 일취월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오토매틱 예찬론자들이 쏟는 강도 높은 애정의 바탕에는 또 다른 동인이 버티고 있으니, 바로 ‘스토리’다. 한 저술가의 말처럼, 우리는 시계의 시대를 사는 덕분에 삶에 대해 저마다의 이미지와 느낌을 품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이야기의 형태로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계 덕분에 시간의 궤적을 따라가고 상상하기 쉬워졌고, 그 과정에서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게도 되지 않는가. 최근 탄생 1백 돌을 기념한 미도(MIDO)는 스토리의 미학을 잘 이해하고, 소통할 줄 아는 브랜드다. 전통 있는 스위스 브랜드답게 기능성이나 심미성 같은 가치를 갖추었지만, 자신만의 영감이 깃든 스토리를 엮어 흥미롭게 들려줄 줄도 안다. 그 내공이 꽤나 알차게 드러난, 지난 11월 말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미도의 브랜드 창립 1백 주년 행사 현장을 소개한다.



브랜드의 1세기를 아우르는 창조적 여정, 과거를 거닐어 현재에 다다르다
미려한 도심 해안가에 자리한 3개의 고층 건물 위에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가 마치 하늘에 맞닿을 듯 놓인 건축 디자인이 인상적인 마리나 베이 샌즈.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 복합 리조트에는 또 다른 랜드마크가 자리한다. 바로 청초하게 피어나는 연꽃을 연상시키는 아트사이언스 뮤지엄(ArtScience Museum)! 야경 속에서 우아함이 더욱 돋보이는 이곳은 브랜드 탄생 1백 주년을 기념해 상하이, 타이베이, 멕시코시티 등을 거쳐온 미도의 퍼레이드에 방점을 찍기에 적격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탄생 1백 주년 행사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 아래 오로지 ‘여성’을 위한 컬렉션과 캠페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화사한 오렌지 색조로 꾸민 행사장에 들어서면 먼저 미도의 찬란한 역사를 접하게 된다.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앙증맞은 빈티지 주얼리 시계를 비롯해 한층 미니멀해진 디자인까지, 1세기에 걸친 ‘산책’을 유유히 즐기다 보면 ‘현재’를 향하는 반짝이는 터널이 펼쳐진다. 오묘하고 환상적인 빛의 스펙트럼이 시선을 잡아끄는 터널을 통과하자 드디어 ‘바론첼리 레이디 데이 앤 나잇(Baroncelli Lady Day & Night)’ 컬렉션이 등장한다. 글로시 레드 가죽, 회색 새틴 패브릭, 세미매트 블랙 가죽 등 서로 다른 느낌의 세 가지 스트랩을 함께 제공해 분위기나 용도에 맞게 쉽게 바꿔 착용할 수 있는 최신 인기 컬렉션으로, 파리 렌 오페라 하우스의 조화롭고 미묘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이날 행사장에서는 마치 삼색 스트랩처럼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3명의 바론첼리 모델이 이 ‘일석삼조’ 시계 컬렉션의 다채로운 면면을 한껏 펼쳐 보였다. 매혹적인 모델의 움직임과 손목에 시선이 절로 향했다. 그렇지만 이게 끝일 리 없다. 미도가 어쩌면 가장 공을 들였을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여성 컬렉션을 공개하는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남았으니 말이다.



연꽃을 닮은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영감받은 ‘레인플라워’ 컬렉션
못내 궁금증을 치솟게 한 2019년 새 여성 컬렉션의 베일을 벗긴 인물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에인절로 활동해온 모델이자 브랜드의 새 얼굴로 선정된 로미 스트라이드(Romee Strijd)다. 빗물을 모으는 구조로 설계된 뮤지엄의 특징을 활용해 댄서들이 신비로운 아트 퍼포먼스를 펼친 다음, 그녀가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타났다. 왼쪽 손목 위에는 블랙 스트랩에 로즈 골드 스틸 케이스로 감싼 세련된 여성용 오토매틱 시계가 은은한 오라를 발산하고 있었다. 3·9·12시 방향에 3개의 그린 차보라이트를 세팅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미도가 2019년 야심 차게 선보일 레인플라워(Rainflower) 컬렉션으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부분은 ‘타임리스’한 면모였다”라고 밝힌 그녀가 손수 디자인한 모델이다(5백 피스 한정판 제작). “저희는 여성성을 반영한 건축물을 찾고 있었는데, 바로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이 여성성을 상징하는 연꽃 모양을 띠고 있었지요. 게다가 이 건축물이 둥근 창을 통해 빗물을 모으도록 설계되어 지속 가능성을 나타낸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도의 최고경영자(CEO) 프란츠 린더의 설명이다. 레인플라워 컬렉션을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에서 발표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로미 스트라이드 역시 “배터리로 작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처럼 지속 가능성이 높고 환경적인 면에서도 가치가 있기에 오토매틱 워치를 좋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도는 레인플라워 출시를 앞두고 로미 스트라이드처럼 다양한 케이스 처리, 스트랩, 다이얼과 색상을 골라 ‘나만의 워치’를 디자인할 수 있는 #CreateYourMido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참가자들이 사이트에서 자신이 꿈꾸던 워치를 만들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 싱가포르 2인 여행권이나 레인플라워 워치 10개 모델 중 1개를 증정하는 이벤트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최종 선정된 네 가지 모델은 오는 3월 21일에 공개하며, 이 새로운 컬렉션의 정식 출시는 5월로 예정돼 있다. ‘나만의’ 시계와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도전해봄직하다. 캠페인 사이트를 참조하면 ‘나만의 워치’ 디자인 방식을 보고 참여할 수 있다(www.rainflower.midowatch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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