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 Along Arts

갤러리

글 고성연

예술의 도시 파리에는 갤러리와 미술관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워낙 규제가 엄한지라 도심에 새로 생긴 큰 규모의 예술 공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이 도시의 서쪽 끝자락으로 향하면 참신한 예술의 장을 마주할 수 있다. 파리 16구 불로뉴 숲. 청량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짙은 녹음(綠陰)을 병풍처럼 두른 채 건물이 하나 솟아 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을 온몸에 받으면서 유유자적 흘러가는 구름 배 같기도 하다.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아클리마타시옹 공원의 놀이터에는 까르르 웃으며 뛰노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이 울창한 수풀 속의 건물은 바로 개관 1년을 맞이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다. 전시 미술품보다 건물이 더 유명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을 설계한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의 작품이다. 이 명성 높은 노장이 돛이나 배만큼 좋아한다는 물고기 모양의 설치물이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르 프랭크(Le Frank)’ 가까이에 매달려 있다. 미슐랭 스타 셰프 장 루이 노미코가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과 함께 4층짜리 미술관 안에는 서점과 오디토리엄, 그리고 핵심 공간인 11개의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총 면적 11,000m². 계속 읽기

삼성미술관 리움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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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여행을 많이 해보고 나서야 우리나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절감하게 된다.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땅의 깨달음-한국 건축 사진집> 발간에 맞추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등 사진작가 6명이 촬영한 전통 건축 10곳이 중심을 이룬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주제로 분류되는데, 종교 건축물을 다룬 ‘침묵과 장엄의 세계’, 창덕궁·수원화성과 같은 궁궐 건축물을 담은 ‘터의 경영, 질서의 건축’, 그리고 서원과 정원, 민가를 촬영한 ‘삶과 어울림의 공간’이 그것이다. 계속 읽기

토마스 파크 갤러리 <정성윤 Heart-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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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명소, 토마스 파크 갤러리의 겨울 전시는 차가운 기계로 뜨거운 영감을 표출하는 정성윤 작가의 개인전. ‘They Spin Like Nonsense’는 49개의 검은색 당구공이 49개의 롤러 위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며 위태로운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Two Hearts’는 같은 크기의 검은 원판 2개가  다른 방향으로 구불구불 회전하며 미묘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시명 <Heart-less>는 사랑을 잃은 자의 마음을 은유한다. 계속 읽기

서학동사진관 <유기종- 프로젝트 점, 선,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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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의 사진 갤러리 서학동사진관이 중견 사진작가들의 집결소가 되고 있다. 12월에는 유기종 개인전이 열리는데, 작가는 프로젝트 점, 선, 면 3부작을 통해 내면의 깊이와 존재의 단어를 이미지로 채집한다. 점과 점은 선으로 이어지고 포개져 하나의 인생으로 완성되며, 점은 씨앗과 같은 모습으로 펼쳐져 생명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고즈넉한 갤러리는 카페와 사진집 서재를 구비해 사색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계속 읽기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나르지 못하는 새: 안창홍 197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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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작가의 작품은 굴곡진 한국사를 견뎌온 소시민에게 보내는 헌사와도 같다. 작가는 한국 사회를 열심히 살아온 익명의 개인을 다루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누군가의 사진은 변형되거나 리터치되어 작품이 되고, 관능이 사라진 신체는 전투와 같은 삶의 역사를 담아낸다. 대표작 ‘49인의 명상’을 필두로 맨드라미꽃을 그린 최신작까지, 작품 인생 40여 년을 시기별로 나누어 감상할 수 있다. 계속 읽기

FIAC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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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미영(디자인 스튜디오 D3 대표)

파리의 가을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 강 주위에 캄캄한 어둠이 내려앉았는데도 예술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1900년, 첨단 기술력을 예술화한 기마르 양식(Style Guimard)의 궁전 그랑 팔레(Grand Palais)의 유리 돔은 오후 9시까지 화려한 빛을 뿜는다. 웬만한 미술관과 페어는 6~7시면 문을 닫는 것이 유럽의 상례지만 FIAC 현장은 불야성을 이룬다.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트에 대한 파리지앵의 남다른 열정을 엿볼 수 있다. 폐관할 시간이라며 초조하게 방문객을 출구로 모는 직원들이 나타날 때까지도 이 궁전의 화려한 43m 유리 돔 아래에는 한 작품이라도 더 감상하거나 구매하려는 단정한 매무새의 관람객 무리로 분주했다. 계속 읽기

DDP <알레산드로 멘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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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아름다운 것과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형 전시다. ‘멘디니’라는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그가 여자 친구에게 영감을 얻어 만든 와인 오프너 ‘안나 G’ 를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 같다. 초기 디자인에서부터 최근작까지, 6백여 점의 작품을 11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하고 있어 더욱 뜻깊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파트는 ‘건축 디자인’, ‘디자인의 영적인 세계’ 등으로, 노장의 새로운 면모가 엿보인다. 계속 읽기

고성을 거닐며 영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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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한성필(미술가)

북극과 남극, 쿠바 등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시각예술가 한성필 작가가 최근 평온한 안식을 누리면서 창조적 영감을 담뿍 받는 특별한 유럽 여행을 떠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어니스트 헤밍웨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찰스 디킨스 같은 대가들이 영감을 받은 이탈리아 마조레 호수와 프랑스 루아르 고성에 머물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은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르네상스가 바로 이 미려한 두 곳에서 정교한 교집합을 이룬다는 것을 감지했다. 계속 읽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스탠리 큐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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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팀 버튼>전으로 인기를 모았던 서울시립미술관이 <스탠리 큐브릭>전을 선보인다. 뉴욕 출신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아이즈 와이드 셧>, <시계 태엽 오렌지> 등의 걸작으로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시아 최초인 이번 전시를 통해 1999년 그가 타계하기 전까지 연출한 19편의 영화와 관련 소품, 세트 모형, 각본과 메모 등 1천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거장의 유산을 통한 신선한 영감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전시 기간 11월 29일~2016년 3월 13일
문의 sema.seoul.go.kr 계속 읽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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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의 운치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수묵 추상의 거장 산정 서세옥(山丁 徐世玉)의 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4년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기별 대표작 1백 점을 소개하는 기증 작품 특별전으로, 1·2부로 나누어 구성돼 있다. 1부 전시에서는 1960년대 묵림회를 통해 추구했던 수묵 추상 작품과 1970년대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생동감 넘치는 묵선과 여백으로 인간 형상 속 기운을 표현한 ‘사람들’ 시리즈 약 50점을 전시한다. 2부 전시는 1990년대부터 최근 작품으로 구성된다.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