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울림의 미학, <이진우 개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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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2, 2017

에디터 고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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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캔버스 위에 숯을 깔아 붙이고 한지로 덮은 후, 이를 쇠 브러시로 문지르고 두드린 다음 수십 겹의 한지를 반복해서 붙이는 작업. 일종의 수행과도 같은 반복된 행위 속에서 숯의 형상은 사라지고 한지 위로 우둘투둘한 질감이 드러나면서 작품의 입체감이 부각된다. 이처럼 한지와 먹, 숯 등을 활용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국의 멋과 정신을 담아낸 고유의 작품 세계를 펼치면서 프랑스에서 활동해온 이진우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3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국내 첫 개인전의 앙코르전으로, 5백 호 대형 작품을 비롯해 최근작 2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진우는 1980년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작가로 ‘한지(韓紙)의 거장’으로 통한다. 유럽에서 서양미술을 공부하면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추구하다 보니 한지와 먹을 택했다고 한다. 꾀부리지 않고 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반복하는 강도 높은 작업으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작가의 태도와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 작품을 감상하노라면 겸허하고 은은한 울림이 이는 듯하다. 일각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단색화의 감성과 맞닿는다고 평가하는 이유일 것이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02-724-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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