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07, 2014
에디터 배미진
스위스 바젤월드에서 부쉐론을 만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유서 깊은 주얼러이자 워치메이커로서 완벽을 기하는 파리 방돔 태생의 브랜드인 부쉐론은 테크니컬한 워치들과는 전혀 다른, 꿈을 꾸듯 아름다운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1 주얼리의 수도, 파리 방돔 광장에 위치한 부쉐론 부티크.
2 부쉐론의 창업자 프레드릭 부쉐론의 초상.
3 록 크리스털 돔 안에 공작새를 담은 크리스탈 드 룬 워치.
2 부쉐론의 창업자 프레드릭 부쉐론의 초상.
3 록 크리스털 돔 안에 공작새를 담은 크리스탈 드 룬 워치.
방돔 광장의 첫 번째 주얼러, 부쉐론
바젤월드 메인 전시장에 위치한 부쉐론의 부스에서는 시계와 주얼리를 모두 전시한다.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일가를 이룬 몇 안 되는 브랜드이기에 바젤월드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고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백50년 이상 황홀한 보석의 세계를 창조해 ‘주얼러’라는 칭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인 부쉐론은 1858년 창업자 프레드릭 부쉐론의 강렬한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전기로 조명을 켤 수 없었던 그 옛날 태양 빛을 받아 주얼리가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파리 방돔의 중심에 부쉐론의 부티크가 자리 잡았다. 방돔 매장을 찾으면 그 옛날 세계 박람회에서 수상한 상장과 트로피가 빼곡히 전시되어 있고, 인도 귀족 파티알라 왕족부터 이란의 국왕, 러시아 황제, 이집트와 요르단의 여왕까지 진정 주얼리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주얼리가 사진으로 남아 있다. 워치와 주얼리를 통틀어 부쉐론의 시그너처는 단연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애니멀 컬렉션. 카멜레온, 개구리, 백조 등 전설적인 동물들은 부쉐론의 완성도 높은 세공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어 환상적인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에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워치 중 부쉐론의 드라마틱한 완성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크리스탈 드 룬 워치. 화이트 골드에 록 크리스털 돔, 바게트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이 워치는 시계를 넘어선 꿈을 보여준다. 록 크리스털 안에 연출된 입체적인 풍경에는 빛나는 별을 표현한 다이아몬드가 가득한 하늘 아래 아름다운 공작새가 달 위를 날고 있다. 태슬은 떼어내 화이트 골드 체인의 펜던트로 착용할 수도 있다.
4 앵무새 모티브의 아쥬레 누리 워치.
5 올해 바젤월드에서 새롭게 선보인 남성을 위한 리플레 워치.
6 가장 클래식한 옐로 골드 소재로 고드롱 모티브를 표현한 신제품 리플레 여성 워치.
7, 8 부쉐론의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에퓨어 컬렉션. 블루 워치는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를 이용해 푸른 바다와 성게를 묘사했고 그레이 워치는 머더오브펄로 다이아몬드 꽃밭을 표현했다.
9 록 크리스털 돔 안에 공작새를 담은 크리스탈 드 룬 워치.
5 올해 바젤월드에서 새롭게 선보인 남성을 위한 리플레 워치.
6 가장 클래식한 옐로 골드 소재로 고드롱 모티브를 표현한 신제품 리플레 여성 워치.
7, 8 부쉐론의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에퓨어 컬렉션. 블루 워치는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를 이용해 푸른 바다와 성게를 묘사했고 그레이 워치는 머더오브펄로 다이아몬드 꽃밭을 표현했다.
9 록 크리스털 돔 안에 공작새를 담은 크리스탈 드 룬 워치.
고전미와 모더니티를 모두 갖춘 부쉐론 워치 컬렉션
‘시간의 세공사’라는 별칭이 있는 부쉐론은 1백40년이 넘는 워치메이킹의 역사를 지켜왔는데, 이미 1867년 파리 세계 박람회에 시계를 출품한 바 있다. 올해 바젤월드의 메인 전시 제품인 리플레(Replete)는 1946년 첫선을 보인 부쉐론의 클래식 라인으로, 지금 보아도 모더니즘 그 자체다. 리플레가 첫선을 보인 시대는 미술과 패션, 건축에서 모두 현대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부쉐론도 이에 힘입어 기존의 손목시계의 틀을 깨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 바로 리플레다. 주얼러가 아니라면 세공하기 어려운 골드 주름의 직선 모티브의 고드롱 워치 케이스와 스트랩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B.B 시스템은 지금까지도 시간을 초월한 모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리플레는 초기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고드롱의 볼륨을 더했는데 오히려 이 요소 덕분에 더욱 모던해졌다는 평이다. 시침은 방돔 광장의 기둥을 연상케 하며 용두의 카보숑 컷 사파이어는 마치 상징물처럼 부쉐론의 가치를 알린다. 리플레를 화려하게 재해석한 리플레 폼폰 워치는 하이 주얼러와 시계 제조업자로서의 부쉐론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19세기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폼폰(Pompon)에서 영감을 받아 직물처럼 유연하게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감성을 창조하고 인생을 기념하는 부쉐론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애니멀 컬렉션의 영혼을 담은 아쥬레 컬렉션과 에퓨어 디아트의 새로운 작품 역시 부쉐론의 워치메이킹 기술을 드러내는데, 이 두 컬렉션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시간을 예술적으로 담아냈다. 아쥬레 워치는 모든 감각을 활용해 섬세한 조각과 자연의 풍경을 세공했다. 리플레 워치의 백 케이스에는 “Je ne sonne que les heures heureuses(나는 오직 즐거운 시간만을 헤아린다)”, 즉 시간의 흐름이 아닌 시간과 함께 기쁨이 남긴 자취를 표시한다는 브랜드의 철학을 적어두었다. 바젤월드에서 만난 부쉐론의 아름다운 워치들은 단지 시간을 표기하기 위한 시계가 아닌, 클래식하고 우아한 메종 부쉐론의 영혼을 담고 있는 상징의 역할을 한다. 브랜드 역사와 철학, 완성도가 삼박자를 이루어 드라마틱한 예술품을 선보인 이번 바젤월드 전시는 부쉐론의 가치와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