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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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 2018

에디터 권유진

해밀턴이 올해로 파일럿 워치 제작 1백 주년을 맞았다. 항공 모티브로 꾸민 부스 디자인만으로도 예측할 수 있듯, 한 세기에 걸쳐 펼쳐온 항공 분야의 혁신이 오롯이 담긴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며 이를 자축했고, 1940년대 군용 시계 복각 모델로 시계 애호가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미국 시계의 산증인인 동시에 스위스 워치메이킹 브랜드라는 차별화된 유산이 올해에도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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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을 위한 카키 컬렉션
해밀턴의 시계는 다르다. 대담하고 자유로운 미국적 감성과 기술력, 정확성을 내세우는 스위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해, 두 문화의 DNA가 완벽하게 융화된 시계를 내놓는다. 189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문을 연 해밀턴은 미군에 엄청난 양의 시계를 공급했다.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위한 특별한 시계도 제작해왔다. 1977년 스위스 회사에 인수되어 현재 스와치 그룹에 소속되었지만, 자신의 뿌리인 미국적 감성과 가치를 시계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해밀턴은 브랜드 초창기부터 항공 분야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1918년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는 항공우편 서비스의 미국 최초 공식 타임키퍼였으며, 1926년 북극 상공을 지나는 역사적인 비행의 시간을 측정한 브랜드였다.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공군 비행 중대, 레드 불 에어쇼 팀의 파일럿 시계로 자리 잡으며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왔다. 대한민국 공군도 해밀턴의 시계를 차고 하늘을 가른다. 2018년은 해밀턴의 첫 파일럿 워치 출시 1백 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1천9백18개 한정판 ‘카키 X-윈드 오토 크로노’로 이를 자축했다. 측풍 계산기를 장착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측풍이란 운항 중인 비행기와 직각을 이루는 바람으로, 일정 각도 이상의 측풍은 비행기 이착륙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측풍 측정 여부는 파일럿의 안전한 운행과 이착륙을 돕는 중요한 요소다. 무브먼트 역시 달라졌다. 실리시움 헤어스프링을 적용했는데, 실리시움은 실리콘을 가공한 신소재로, 기계식 시계의 부품으로 사용한다. 변형이 심하지 않고 훼손이 덜 되는 장점이 있어 헤어스프링의 소재로 제격이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재인데, 최근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 덕에 파일럿 워치를 괴롭히는 요인인 자기류의 영향을 완화하는 내자성이 향상되었고, 무브먼트 내구성이 높아져 외부 충격과 오염에서도 자유로워졌다. 같은 스와치 그룹에 속한 ETA사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7750을 베이스로 만든 무브먼트 H-21-Si를 장착했는데, 해밀턴에서는 드물게 COSC 인증을 받아 정확성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음을 뽐냈다.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카키 컬렉션은 ‘카키 파일럿 오토 데이 데이트’의 뉴 모델이다. 기존보다 한층 길어진 8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춘 H-40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해 시계가 멈추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주말 여행이나 출장을 떠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아날로그 무드로 무장했지만, 소재나 마감은 현대적이다. 클래식한 항공기의 조정석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12시 방향의 요일 디스플레이, 미 공군 파일럿들이 입던 가죽 항공 재킷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묵직한 가죽 스트랩, 다크 브라운 컬러로 PVD 코팅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등이 그것이다. 해밀턴은 파일럿 워치와 함께 밀리터리 시계 제작에도 유구한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카키 컬렉션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카키 필드 메커니컬 38mm’는1940년대 군용 시계로 제작한 ‘카키 필드’의 오리지널 모델의 복각 워치라는 점에서 워치 마니아들을 자극한다. 필드 워치는 본래 발로 뛰어다녀야 하는 보병을 위한 시계를 뜻한다. 해밀턴 군용 시계의 기본이 되는 카키 컬렉션은 본래 육군 병사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대량생산되었다. 지상의 격렬한 전투에 견디기 위해 내구성이 중시되었고, 단순하고 투박한 구조가 특징이었다. 그 특유의 멋이 드러나는 밀리터리 콘셉트의 시계가 바로 카키 필드 라인이다. 해밀턴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근래에는 오리지널에 근접한 모델은 출시하지 않았다. 이번 카키 필드 메커니컬은 매일 감아서 사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동 무브먼트에 오리지널 디테일을 따랐다. 여기에 나토 스트랩을 기본으로 매치했다. 케이스 지름이 38mm로, 투박하게 느껴지는 케이스 가공 또한 오리지널을 향한 의지다. 이번에 브라운 다이얼을 추가했고, 오리지널 모델과 동일하게 50m 방수가 가능하며 크라운을 당기면 스톱 세컨즈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바젤월드를 통해 공개된 2018 카키 컬렉션은 기계식 시계 입문자는 물론 마니아에게도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재즈의 선율을 닮은 스타일, 재즈마스터
미국에서 탄생한 음악 장르인 재즈에서 착안해 이름 붙인 ‘재즈마스터’ 컬렉션. 재즈의 선율을 닮은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실용적인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모델이다. ‘재즈마스터 씬라인 오토매틱’은 패셔너블한 드레스 워치를 지향하는 동시에 이름 그대로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초침을 떼어냈기 때문에 두께를 좀 더 줄일 수 있었고, 최대한 얇게 만든 케이스와 어우러져 대중적인 기계식 시계 중에서는 제법 슬림한 착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올해 선보인 새로운 모델의 핵심은 패션성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스트랩 컬러를 자유자재로 바꿔 착용할 수 있게 만든 것. 도구를 사용하거나 핀을 잃어버릴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다. 간편 클릭 시스템 덕에 부드러운 송아지가죽 스트랩을 분리하고 교체하는 건 일도 아니다. 다양한 컬러 스트랩을 구비하고 있으면 기분이나 의상에 따라, 또는 TPO에 따라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즐거움이 절로 따라온다. 슬레이트, 브론즈, 미드나이트 블루, 화이트 샴페인 중 다이얼 컬러를 먼저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스트랩 컬러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스타일링의 한 파트이자 즐길 수 있는 도구를 콘셉트로 하지만,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오토매틱 무브먼트 ETA 2892-A2 를 탑재했다.
재즈마스터 레이디는 라벤더와 화이트, 스카이 블루의 파우더 컬러 다이얼에 4개의 다이아몬드 인덱스를 세팅한 ‘재즈마스터 뷰매틱 레이디’와 오픈워크 처리한 페일 핑크 다이얼을 통해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36mm 사이즈의 ‘재즈마스터 스켈레톤 레이디’로 출시한다. 오픈워크의 셰이프가 꽃잎을 연상시키는 다이얼은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아는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문의 02-3149-9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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