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best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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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 2011

글 정희경(시계 칼럼니스트)

지난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1회 고급 시계 박람회. 지난 호 1부에 이어 참가한 19개 브랜드의 주목할 만한 시계들을 소개한다. 하나같이 역사적인 의미, 괄목할 만한 기술과 뛰어난 예술성을 가진 제품들이다.


A.Lange & Söhne
2000년 IWC와 함께 리치몬트 그룹에 소속된 후 2001년부터 SIHH에 참석,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현재 45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시계제작자가 그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또한 1997년부터는 매뉴팩처 내에 시계 제작 학교를 운영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240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그 중 드레스덴, 상하이, 도쿄에 이어 2010년 말 서울 에비뉴엘 백화점에 4번째로 단독 부티크를 열며 한국에도 입성했다. 타 브랜드에 비해 신제품이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독창적인 기술로 눈길을 끄는 랑게 운트 죄네는 올해 삭소니아 울트라신, 자이트베르크 쿼터 리피터 등 6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고 그 중 5개 모델에 새로 개발한 인하우스 칼리버를 탑재했다.
19세기 말 요한 하인리히 세이페르트(Johann Heinrich Seyffert)가 제작한 회중 시계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시, 분, 초를 나타내는 각각의 스몰 다이얼이 서로 겹치는 형태다. 이 시계는 투르비용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를 나타내는 스몰 다이얼의 일부분을 사라지게 하고 필요할 때 다시 나타나게 하는 장치를 고안했다. 100개 한정 생산.
Greubel Forsey
IWC의 그랑 컴플레케이션 팀, 르노 & 파피의 프로토타이피스트로 일한 로버트 그뤼벨(Robert Greubel). 앤티크 시계 복원부터 르노 & 파피에서 일한 스테판 포지(Stephen Forsey)와 손잡고 하이엔드 브랜드와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개발하는 컴플리타임(CompliTime)을 만든 후 2004년 그뤼벨 포지란 새로운 시계 브랜드를 창립했다. 현재 직원은 65명, 일년 생산량도 110여 개로 매우 소규모인데 그뤼벨 포지의 제품은 모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컴플리케이션 시계이기 때문이다. 리치몬트 그룹이 20%의 지분을 획득하면서 2010년부터 SIHH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더블 투르비용 30° 에디션 히스토리크로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2010년 금상을 수상했다.
이미 2009년 인벤션 피스3를 내놓았는데 새삼 인벤션 피스2를 선보이는 일은 그뤼벨 포지이기에 가능하다. 그 이유는 개발은 먼저 시작했지만 제작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30° 기울어진 더블 투르비용이 1시와 7시 방향에 있고 9시 스몰세컨드, 레드 트라이앵글이 시침이다.

Audemars Piguet
1875년 탄생, 올해로 1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립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 현재 전 세계 1천여 명의 직원이 2만5천 개의 시계를 매년 생산, 판매하고 있다. 2011년 베이징, 상하이, 런던, 뉴욕 등에 20개의 부티크를 론칭하고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중동 시장에 진출해 있다. 기계식 시계 브랜드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밀리너리 컬렉션에서 구현한 미닛 리피터는 오일 주입이 필요 없는 팔레트 스톤, 더블 밸런스 스프링을 가진 AP 이스케이프먼트로 매우 정확한 칼리버 2910를 장착했다. 가로로 넓은 오발형 케이스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오프센터 다이얼은 물론, 6시 방향 세컨드 카운터, 9시 방향 AP 이스케이프먼트, 11시 방향에 스트라이킹 해머의 작동까지 한눈에 보여준다. 그러나 공 또한 케이스를 따라 오발형으로 만들어야 했는데 제작이 쉽지는 않았다고. 케이스는 소리를 더 크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티타늄을 사용했는데 8개만 한정 생산했다.
Richard Mille
모부생을 거쳐 오드마 피게 르노 & 파피의 협력으로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시계 브랜드를 창립한 리샤르 밀. 첫 시계부터 지금까지 모든 시계가 무브먼트의 기계적인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켈레톤 다이얼이고 자동차, 우주선에 사용되는 기술이나 소재를 접목하는 등 시계에 새로운 미학과 공학을 접목하고 있다. 올해는 울트라신, 브랜드 최초의 원형 케이스, 그리고 하이 주얼리 버전을 선보이며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주얼리 시계도 평범하지 않다. 보통 케이스나 다이얼, 조금 진보하면 무브먼트에 보석을 세팅하는 정도인데 리샤르 밀은 케이스는 물론이고 뱀 두 마리가 무브먼트 사이와 베젤까지 걸쳐 있는 모습을 구현했다. 스르르 기어가는 듯한 뱀에는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했고 혀는 산호로 제작했다. 케이스백은 블랙 오닉스를 사용했다.

Ralph Lauren

리치몬트 그룹과의 합작으로 2009년에 처음 SIHH에 참가함으로써 시계 업계에 입문한 랄프 로렌. 스틸보다는 골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IWC의 대표적인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다른 패션 시계와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랄프 로렌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이미 14개국에 시계 컬렉션을 선보였고 뉴욕, 파리, 런던, 마카오 등에 전문가를 배치한 시계 전문 살롱을 열었으며 여기에 어울리는 주얼리 컬렉션도 내놓았다. 스티럽, 슬림 클라시크, 스포팅 컬렉션을 계속 유지하고 새로운 소재, 형태, 마감, 사이즈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티럽이나 슬림 클라시크에 가려져 있는 듯했던 스포팅 컬렉션이 올해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자동차 컬렉터인 랄프 로렌이 실제로 소유한 1938년산 부가티 타입 57SC 아틀란틱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얼이 특징이다. 자동차의 대시보드처럼 옹이가 그대로 있는 느릅나무의 일종인 엠버우드를 얇게 저며 다이얼 위에 얹었다. 덕분에 스포티함보다는 클래식한 느낌을 갖게 되었고 IWC의 칼리버를 변형한 RL98295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Baume & Mercier

1830년에 창립, 시계 브랜드로는 7번째 오래된 1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간 정체성이 모호했다는 결론을 내린 리치몬트 그룹은 조직을 개편하고 보메 메르시에를 새롭게 변화시켰다. ‘새로운 장(new chapter)’이라 표현한 변화는 우선 보메 메르시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바꾸는 데 주안점을 뒀다.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도록 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시계, ‘Life is about moments!’를 내세우며 뉴욕 롱아일랜드 햄튼을 무대로 삼았다. 실제 햄튼 바닷가에 거주하는 가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배우 기네스 팰트로를 브랜드를 대표하는 뮤즈로 삼아 클래식, 엘리건트, 페미닌한 요소를 강조했다.
남성을 위한 케이프랜드는 1948년에 선보인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시계였다. 이를 재현한 2011년형 시계는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브레게 타입 핸즈, 타키미터와 텔레미터 눈금을 가진 다이얼이 돋보인다.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가진 모델은 라주 페레(la Joux-Perret)의 8147-2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사용했고 브랜드의 상징인 파이(Phi)를 새긴 로터를 부착했다.

Cartier
2008년부터 파인워치메이킹을 내세우면서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까르띠에. 이미 8개의 무브먼트를 내놓았고 2011년 4개를 더해 총 12개의 무브먼트를 보유하게 됐다. 레귤레이터 시스템을 전면에 배치한 로터 위에 얹어 투르비용이 아니더라도 중력의 영향을 극복하게 한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레귤라테르, 서머타임을 알려주는 칼리브르 드 까르띠에 멀티플 타임존,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용 등 기술적으로 뛰어난 시계들을 많이 출시했다. 올해는 예술적 컬렉션인 까르띠에 다르(Cartier d’Art)에 각기 다른 기법을 사용한 6개의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 똑뛰 XL.다이얼에서 베젤에 걸쳐 끌과 얇은 조각칼로 재규어의 섬세한 털, 수염의 느낌을 볼륨감 있게 살려냈다. 검은 반점과 눈동자는 에나멜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2 산토스 100 M. 꽃의 꿀을 먹고 있는 작은 벌새를 10개의 자개 조각 상감, 9가지 컬러의 에나멜화, 20개의 핑크 사파이어 세팅으로 표현했다.

 

Parmigiani Fleurier
시계 복원가이자 제작자로서의 명성, 산도즈 재단이라는 굳건한 후원사와 지난 10여 년 동안 100% 인하우스로 제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작년 대비 매출이 30% 신장했고 드디어 5천 개 생산을 바라보기 시작했으며 판매처도 전 세계 250개에 달한다. 시계의 전시, 판매는 물론 본사에서 파견한 시계 제작자가 시계 제작 시연과 실제 수리 등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파르미지아니 아틀리에는 작년 이스탄불, 모스크바, 올 1월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3~4월에 베이징 2번째 매장, 6월 싱가포르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파르미지아니에서 복원한 시계 컬렉션의 뉴욕 전시도 앞두고 있다.
1993년 헤지리언 시계를 복원하던 중 영감을 받고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2011년 탁상시계로 그 모습을 드러낸 헤지리언 시계는 태음력에 기초를 둔 기계식 시계다. 헤지리언력 또는 이슬람력이라 부르는 음력은 약 29.53일을 한 달로 본다. 30일 파워리저브가 가능하며 시, 분, 날짜, 요일, 월, 윤년과 평년, 문페이즈를 표시한다. 925 솔리드 실버와 메탈, 쿼츠와 블랙 오시디언 소재로 제작했고 1개만 만들어진 유니크피스다.

Girard-Perregaux
1791년에 장 프랑수아 보테(Jean-François Bautte)가 창립한 이래 콘스탄트 제라-페리고(Constant Girard-Perregaux) 부부와 그 아들, 현재 소윈드 그룹에 이르기까지 올해로 220년을 맞은 파란만장한 역사를 기념했다. 1889년 파리 국제박람회 수상, 1960년 시간당 5Hz, 진동수 36,000을 자랑하는 자이로마틱(Gyromatic), 1969년 32,768Hz의 GP350 쿼츠 무브먼트, 그리고 근간 동력을 적게 사용하는 콘스탄스 이스케이프먼트, 바이엑시얼(Bi-axial) 투르비용 등 지금까지 80개의 특허를 가지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브랜드로 대를 이어가고 있다.
19세기 중반 시계제작자 콘스탄트 지라르가 개발한 골드 브리지는 평행을 이루는 3개의 브리지 아래 배럴, 센터 휠, 투르비용을 둔 것이었다. 제라 페리고가 사용하는 브리지는 2가지 형태인데 올해 220주년을 맞이해 1889년에 선보인 투르비용 회중시계에 얹힌 바시네(bassiné)라는 양끝이 뾰족한 브리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Roger Dubuis
1995년 탄생, 16년의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로저 드뷔. 그러나 너무 화려한 디자인 때문에 무브먼트의 제작과 피니싱에 관한 까다로운 12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제네바 인증을 100% 받은 무브먼트 등 그 뛰어난 기술이 오히려 반감되는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제네바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의 생산 기반을 확장하고자 리치몬트 그룹이 로저 드뷔를 인수한 이래 상호 교류를 시작했고 대신 로저 드뷔는 IWC CEO인 조지 케른이 겸임을 하는 등 외부로부터 디자인과 경영을 수혈 받고 있는 중이다. 엑스칼리버, 킹스퀘어, 이지다이버, 골드스퀘어만 남기고 올해 라 모네가스크까지 5개로 정비했다.

2011년 야심차게 내놓은 라 모네가스크는 로저 드뷔를 널리 알리는 새로운 젊은 주자. 둥근 다이얼을 감싸는 베젤과 케이스는 강인하지만 한편으로 부드럽고 두께도 얇아졌다. 로고는 작아지고 컬러와 디자인이 한층 세련된 다이얼에 마이크로 로터로 움직이는 컬럼휠 크로노그래프 기능으로 제네바 인증을 받은 RD680을 탑재했다 .

                    

Panerai
이탈리아 군용 부품과 시계를 납품하던 오피치네 파네라이는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이다. 시계의 형태는 쿠션형 케이스의 라디오미르와 특허 받은 크라운 가드를 더한 루미노르 단 2가지이다. 마레 노스트롬과 같은 스페셜 에디션을 제외하고 말이다. 2005년 자사 제작 칼리버 P.2002를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무브먼트를 선보였고 2011년 P.3000까지 총 11개의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작년 갈릴레이 갈릴레오에게 헌정하는 천체 시계로 눈길을 끌었던 파네라이는 올해 새로운 소재에 몰입했다. 알루미늄 합금의 콤포짓, 브론즈, 세라믹, 플래티늄까지 독특한 소재로 무장한 파네라이를 선보였다.
바 형태의 아워마크를 단 1930년대 오리지널 디자인의 브라운 다이얼에 베젤과 케이스가 플래티늄 소재로 만들어진 라디오미르 스페셜 에디션. 장착한 P.3000은 배럴 2개로 3일간 파워리저브되고 두께가 5.3㎜로 얇다. 대신 예전 디자인을 되살리기 위해 2.8㎜ 두께의 플렉시글라스로 마무리한 점도 돋보인다.
IWC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기능과 고품질, 적절한 가격으로 IWC는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SIHH 기간에 IWC가 펼치는 이벤트가 해를 더해갈수록 크고 웅장하고 화려해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 이벤트에 매년 초대를 받은 IWC의 ‘친구들’, 케빈 스페이스, 장 르노 등의 유명인사들을 올해는 아예 이탈리아의 포르토피노로 초대해 모델로 기용했고, 사진은 패션 사진의 거장 피터 린드버그 참여해서 아예 사진집을 만들었다. 새로운 기능을 더한 4개의 포르토피노 모델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방편이지만 그 행보가 참으로 진취적이다.
포르토피노의 새 모델 중 직경 45㎜의 다소 큰 다이얼에 8일간 파워리저브되는 새로운 칼리버 59210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한 모델이다. 3시 방향에 날짜창, 6시에 스몰 세컨드, 9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두었다. 가죽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산토니 사가 제작한 가죽 스트랩을 사용했다.

                                        

Piaget
작년 두께 2.35㎜의 1208P로 현존하는 가장 얇은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란 기록을 획득하더니 올해도 두께가 얇은 울트라신 무브먼트에 있어 기록을 세웠다. 투르비용을 탑재한 오토매틱 무브먼트 분야에서 제일 얇은 5.5㎜의 1270P가 그 주인공이다. 독특하게 마이크로 로터를 다이얼 전면부에 내세운 앰퍼라도 쿠셩 투르비용 오토매틱 울트라신은 피아제의 울트라신 무브먼트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의 계보를 잇고 있다. 기술적인 면 외에도 피아제의 특기는 주얼리 시계와 주얼리 분야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가든 파티. 봄을 알리듯 꽃이 만개하고 새가 지저귄다. 라임라이트로 선보인 시계는 작은 시계를 중심으로 그 주위를 나뭇가지 위에 앉은 2마리 새가 감싸는 형태의 다이얼로 시계를 착용한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새 부분이 그대로 회전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브먼트는 피아제 56P 쿼츠 무브먼트, 베젤에 52개, 약 1.6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랙 새틴 스트랩으로 여심을 사로잡을 듯.

 

Jaeger LeCoultre
최근 기계식 시계가 부흥하면서 가장 큰 수혜자는 본래 무브먼트 제조사로 출발한 예거 르쿨트르와 같은 회사다. 지난 178년간 이끌어온 노하우를 고스란히 축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저력은 지난 몇 년간 눈부시게 나타났다. 애트모스, 듀오미터, 히브리스 메카니카, 앰복스, 마스터 컴프레서 등 예거 르쿨트르만큼 다양한 기능과 형태의 컬렉션을 보유한 회사는 드물다. 올해 특별히 리베르소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했다. 1931년 탄생한 리베르소는 무브먼트 제조사에서 시계 브랜드로 탈바꿈한 계기가 된 손목시계 컬렉션이다.
28개만 한정 생산한 올해 제품은 캐비닛 형태의 케이스부터 눈길을 끈다. 모양에 맞게 자른 상감 방식의 마퀘트리 기법을 사용했는데 모양이 있는 나무조각 대신 지푸라기처럼 가는 나무들을 모아 빗살 무늬를 낸 새로운 방식이다. 문페이즈와 캘린더 기능을 갖췄다.

                      

Montblanc
전 세계 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그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후원자들을 위한 상도 마련한 몽블랑은 올해 후원작가들의 작품을 모아서 책을 발간했다. 시계 분야에 진출한 지 11년. 미네르바와 같은 전문 시계 제조사를 영입해서 만년필의 명성에 걸맞게 시계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 몽블랑 제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 부티크를 싱가포르, 홍콩 등에 열 예정인데 4개월마다 새단장을 해서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시계 살롱도 계획 중에 있다고.
빌르레, 스타, 타임워커 등이 있지만 몽블랑이 유독 공을 들이는 컬렉션은 니콜라스 뤼섹 크로노그래프이다. 시간을 기록한다는 의미를 가진 기능이 몽블랑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뤼섹 크로노그래프 탄생 190년을 맞아 올해 손목시계를 넣을 수 있는 와인더를 갖춘 탁상시계를 소개했다.
Vacheron Constantin
올해는 레트로그레이드 애뉴얼 캘린더와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갖춘 2개의 무브먼트를 더했다. 일년 생산량이 많지 않은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지만 저변 확대는 활발하다. 전 세계 28개의 부티크를 가지고 있으며 올해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드, 뉴욕 5번가에도 오픈할 예정. 한국어 웹사이트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시계 브랜드이기도 하다. 1930년 대 루이스 코티에가 창안한 월드 타임을 도입한 37개 타임존을 가진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낼르 월드 타임, 1954년 선보인 시계를 재현한 아롱드,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애뉴얼 캘린더 기능의 쿼드릴을 더했다.
2100년 3월 1일까지 날짜 조정을 할 필요가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담고 있으면서도 4.05㎜의 얇은 두께를 구현한 1120QP를 탑재한 패트리모디 컨템퍼러리 퍼페추얼 캘린더의 울트라신 모델이다. 시, 분, 3시 방향 날짜, 6시 방향 문페이즈, 9시 방향 요일, 12시 방향 달과 윤년을 표시하는 48개월도 표시한다.

JeanRichard
1665년에 태어나 1681년 처음으로 시계를 만들었고 시계 제작에 필요한 도구와 기계를 직접 만들어 썼다고 전해지는 스위스 시계 제작의 선구자 다니엘 장리샤르(Daniel JeanRichard)의 이름을 빌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브랜드다.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JR1000을 베이스로 기능을 첨가한 무브먼트를 장착한 시계를 소개하고 있는데 올해는 작년 선보인 다이버 시계 아쿠아스코프의 여성 버전인 아쿠아스코프 레이디 나잇, 다니엘 장리샤르가 1710년에 제작한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브레셀 오마주 다니엘 등이 있다.
로마 숫자 인덱스, 블루 컬러의 핸즈, 화이트 다이얼은 다니엘 장리샤르가 만든 회중시계의 특징이었다. 1710년에 그가 만든 회중시계는 당시에는 드물었던 날짜창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탄생한 장소와 연도를 딴 브레셀 1665 컬렉션의 새로운 모델은 시와 분, 초, 파워리저브, 날짜를 모두 스몰 카운터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
Van Cleef & Arpels
반클리프 아펠은 올해 상상, 여행, 사랑, 그리고 도전을 시계 안에 담아냈다. 상상과 여행은 쥘 베른의 소설에 나오는 하늘, 바다, 우주까지의 기발한 상상과 아프리카 등지로의 열기구 여행을 모티브로 삼은 점, 사랑은 펭귄, 고래 등 동물 가족의 모습을 담아내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준다는 점, 도전은 최고의 전문가들인 시계제작자 장 마크 비더레히트, 주얼러 올리비에 부셰, 에나멜러 도미닉 바론과 협력해서 에나멜, 스톤, 보석 세팅을 더한 입체적이고 유니크한 다이얼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대륙과 극지방 탐험이란 경이로운 여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정글.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꽃과 덩굴, 여우원숭이들로 유연하고 섬세하게 풀어냈다. 단 한 제품만 생산했다. 여우원숭이가 잡은 큰 꽃을 옆으로 밀면 시계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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