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적 아름다움과 클래식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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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1, 2011

에디터 배미진

브랜드의 고전미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미래 비전과 최신 트렌드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발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앉은 마이클 헤르츠와 그레이엄 피들러는 꽤나 성공적으로 브랜드의 변화를 알렸다. 지난 2010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발리의 2011년 S/S 컬렉션 프리뷰 행사에서 똑 부러지는 레퍼토리를 선보인 두 디자이너를 만나보았다.



2010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발리의 2011 S/S 컬렉션 프리뷰 행사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이클 헤르츠(Michael Herz)와 그레이엄 피들러(Graeme Fidler)가 선보인 완전히 새로워진 발리의 컬렉션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아큐아스큐텀에서 활약했던 이 듀오 디자이너는 그동안 클래식함과 절제미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발리라는 새로운 둥지에서는 클래식함에 현대적인 미니멀함과 자연스러움을 더해 한 단계 더 진보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베이징 행사에 참가한 모든 프레스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무엇보다 액세서리 라인의 변화. 워낙 액세서리 라인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이기에 얼마나 새로운 액세서리 라인을 선보일지가 최대의 화두였는데, 새로운 변화를 겪은 레디 투 웨어(ready-to-wear)만큼이나 많이 달라졌지만 발리 고유의 클래식함과 고전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또 구두와 가방으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액세서리가 단순히 패션의 부속물이 아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역시 발리답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내추럴한 소재와 심플한 컬러를 활용한 미니멀한 가방 컬렉션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발리의 액세서리 라인이 한층 진보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고, 빈티지한 느낌마저 풍기는 고전적인 디자인의 슈즈 컬렉션은 기존 발리의 클래식함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발리에서 선보인 슈즈보다 더 클래식하고 자연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여성 슈즈 컬렉션에 대해 마이클 헤르츠와 그레이엄 피들러는 발리 최초의 여성 슈즈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발리의 새로운 슈즈들은 머릿속 상상의 결과가 아닌 발리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칼 프란츠 발리(Karl Franz Bally)가 1939년 자신의 공방에서 완성한 최초의 슈즈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또 주로 남성 컬렉션과 발리의 아카이브에서 볼 수 있었던 메탈 소재, 가죽 꼬임, 전통적인 브로그 디테일 등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여성 슈즈에 도입해 샌들과 하이힐, 발레리나 슈즈를 새롭지만 고전미가 느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훨씬 다양해진 여성 컬렉션이다. ‘내추럴 뷰티(natural beauty)’라는 주제로 선보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은 1930년대에 활약했던 미국인 포토그래퍼, 에르윈 블루멘펠트(Erwin Blumenfeld)의 뷰티 광고 파일럿 샷에서 강렬한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다. 행사장 정면 벽에 커다랗게 설치된 화면을 통해 선보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은 미니멀한 의상을 담담하게 연출한 편집으로 프레스들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린, 코럴 레드, 화이트, 브라운, 선샤인 옐로, 블랙 등을 사용한 미니멀한 드레스와 팬츠는 최근 여성들의 원하는 패션을 이지적인 느낌으로 완성했다. 레더, 캔버스, 실크와 코튼 저지 소재로 스포츠 시크를 표현한 새로운 컬렉션의 하이라이트인 물 흐르듯 떨어지는 우아한 실크 드레스의 실루엣과 레더 소재의 아우터 웨어가 만들어내는 구조적인 아름다움은 발리의 새로운 선택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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