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미식 도시 san seba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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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1, 2010

글·사진 김범수(라이프스타일 객원 에디터, http://pat2bach.blog.me)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에게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중심 도시인 산세바스티안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세계 최고의 미식 도시이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 Awards 2010’의 순위를 살펴보면 미식의 세계에서 스페인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는데, 톱 10 가운데 스페인 레스토랑이 무려 4군데나 선정되었다. 특히 아르작(Arzak), 무가리츠(Mugaritz), 마틴 베라사테기(Martin Berasategui), 아켈라레(Akelarre)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들이 위치한 산세바스티안은 스페인뿐 아니라 전 유럽의 ‘미식 수도(Gastronomic Capital)’로 인정받는 곳이다. 인구 20만 명이 채 안 되는 유럽의 여느 소도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이 작은 도시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미식의 중심지가 된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역사적으로는 ‘New Basque Cuisine’을 주창하며 ‘분자 요리’라는, 그 당시로서는 가히 혁신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요리를 개척한 선구자들의 노력을 들 수 있다. 아르작의 후안 마리(Juan Mari), 아켈라레의 페드로 수비하나(Pedro Subijana) 같은 셰프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산세바스티안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타파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핀초(pintxos)’이다. 핀초는 바스크어로 타파스를 일컫는데, 이 작은 도시 안에 크고 작은 핀초 바가 무려 50여 군데나 밀집되어 있다. ‘Bite-size Beuties’ 라고 불릴 정도로 크기가 작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미슐랭 스타급 요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가격은 불과 2~3유로. 이처럼 탄탄한 역사적 배경과 음식 문화 덕에 수많은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들이 이 작은 도시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이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세계 최고의 미식 도시, 산세바스티안으로 떠나보자.



  

Martin Berasategui
산세바스티안의 중심지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라사르테’ 라는 소도시에 위치한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마틴 베라사테기. 만약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스토랑을 둘러싼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이곳에는 레스토랑이 처음 문을 연 1995년부터 그동안 선보인 요리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표적인 메뉴들만을 모아 만든 ‘The Great Degustation Menu’가 있는데, 특히 코스 중에 포함된 야채 샐러드는 테이블 위에 올려지는 순간, 과연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다. www.martinberasategui.com



    

Arzak
아르작은 현재 창업주인 후안마리의 뒤를 이어 그의 딸인 엘레나 마리(Elena Mari)가 운영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미슐랭 3 스타 여성 셰프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특히 ‘뉴 바스크 퀴진의 요람’ 이라고 불릴 정도로 테크닉 측면에서 가장 앞선 레스토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한입 사이즈로 준비된 핀초 스타일의 웰컴 디시를 비롯한 모든 메뉴가 다른 어떤 레스토랑에서도 본 적이 없는 독창적인 맛과 모양을 자랑하는 혁신적인 요리로 구성되어 있다. www.arzak.info/home.asp



    

Mugaritz
최근 폐업 소식을 알린 엘 불리의 페란 아드리안 셰프를 이어, 향후 스페인의 앞서가는 미식 문화를 이끌어갈 차세대 셰프로 각광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무가리츠의 오너 셰프 안도니 루이스 아두리츠(Andoni Luis Aduriz)이다. 외딴 시골 산장으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드는 내추럴한 다이닝 룸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자연 친화적인 요리들을 맛보고 있으면, 과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모습을 보고 온 것인지 혼돈스러울 정도. 무가리츠는 분명 현재보다는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는 미래형 레스토랑이다. www.mugaritz.com



  

Akelarre
뉴 바스크 퀴진에 지대한 공헌을 한 페드로 수비하나 셰프의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아켈라레. 전통적인 레시피를 고수하면서도 분자 요리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twist’를 가미하는 창의적인 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크랩이 살고 있는 산호를 재치 있게 표현해낸 가스파초, 달걀흰자와 노른자로 파스타 면을 표현해낸 에그 파스타, 먹을 수 있는 종이로 포장해서 내놓는 애플 타르트 등은 그 창의적인 플레이팅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Alona Berri
인구 20만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시골 마을이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을 3개씩이나 보유할 수 있는 이유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핀초 바, 알로나 베리. 하나의 핀초를 만드는 데 12가지 정도의 재료가 들어가는데,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운 핀초의 가격은 불과 3유로.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 어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보다도 더 아름답고 맛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www.alonaberri.com



   

Bergara
알로나 베리와 함께 각종 레스토랑 소개 책자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핀초 바, 베르가라. 사진과 함께 재료가 무엇인지 설명되어 있는 메뉴판도 있고, 주말에도 항상 문이 열려 있을 정도로 스페인답지 않게 무척 부지런해, 핀초 바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곳이다. 베르가라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핀초는 펄스 안초비 라자냐(False Anchovy Lasagna). 단돈 2.4유로에 스페인 최고의 파인 다이닝을 경험해볼 수 있다.

www.pinchosbergara.com



  

A Fuego Negro
푸에고 니그로라는 이름부터 독특한 이곳은 최근 현지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는 핀초 바로 손꼽힌다. 구시가의 허름한 골목 안에 있는데, 평범한 외관과는 달리 라운지 음악이 흘러나오는 내부 인테리어가 무척 감각적이고, 잘생긴 서버와 개성 넘치는 셰프들의 외모도 유명세에 한몫을 더한다. 언제 가도 핀초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 산세바스티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이다. www.afuegoneg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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