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바다에 떠 있는 낙원 tahi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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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1, 2011

글·사진 이형준(사진가)

인간의 근원적인 삶과 그 존재에 대한 관념을 직접적으로 화폭에 담았던 화가 폴 고갱. 그가 사랑했던, 남태평양에 떠 있는 환상적인 섬 타히티. 에메랄드와 쪽빛 해변 사이에 옹기종기 터를 잡고 있는 섬들과 장난감이 연상될 정도로 앙증스러운 숙소, 정글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숲, 그리고 유유히 항해하는 크루즈 유람선과 요트는 지상낙원이란 표현을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에어 누이 타히티의 작은 창으로 내려다본 타히티의 풍광은 한 장의 그림엽서였다. 쪽빛에서 에메랄드빛으로 이어지는 바다, 산호초와 백사장을 따라 터를 잡은 리조트, 정글이 연상될 정도로 울창한 숲,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경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1백18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타히티(Tahiti)의 공식 명칭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a)이다. 

타히티의 관문 파페에테 공항 북쪽에는 후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작가 폴 고갱(Paul Gauguin)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화가로서 새롭게 출발한 고갱이 파리를 떠나 타히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의 나이 43세였다. 타히티에서 1200km 떨어진 히바 오아 섬으로 이주하기 직전까지 10년 동안 파페에테에서 대표작을 완성했다.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타히티 섬 파페에테에서 고갱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그 중심은 박물관이다. 고갱 박물관은 폴 고갱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갤러리와 자료실, 작가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그마한 건물 다섯 동으로 조성된 박물관은 그의 명성에 비해 너무 초라해 관람객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준다. 

박물관에서 제일 먼저 방문객을 맞는 곳은 자료실이다. 타히티에서 고갱이 사용했던 장갑과 모자, 지팡이를 비롯해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던 고흐, 세잔, 피사로와 주고받은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자료실에 전시된 자료 가운데 방문객의 시선과 발걸음을 잡는 곳은 그의 유품과 <노아 노아>라는 책자다. 전시장 중앙에 전시된 <노아 노아>는 타히티어로 ‘향기로운 곳’을 의미한단다. 고갱은 <노아 노아>에 타히티에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원주민의 신앙과 생활 풍습 등 스스로 체험한 내용을 수채화와 사진으로 담아놓았다. 고갱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유일한 책자인 <노아 노아>는 오늘날 방문객들이 이제는 접할 수 없는 원주민과 삶과 문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박물관 동쪽에는 고갱의 대표작을 전시해놓은 갤러리가 있다. 넓이가 약 330㎡(1백여 평)에 이르는 갤러리에는 그의 대표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중심으로 ‘모성’, ‘타히티 여자들’, ‘붉은 꽃을 든 여성의 가슴’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모두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복제품이란 점이다. 그나마 작품이 너무 많이 탈색되어 감상하는 관람객이 민망할 정도다. 아트 숍 옆에는 작가관이 있다. 고갱이 제작한 소품 조각 3점과 현재 타히티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회화를 전시하는 작가관은 작고 유명한 작품이 없다. 그러나 현재 활동 중인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민 만큼 박물관의 어떤 공간보다 생기가 넘친다. 

타히티의 수도 파페에테 도심은 도보로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항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신작로를 따라 늘어선 상점가는 여행사, 카페, 레스토랑, 보석상,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상점이 주류를 이룬다. 신작로를 걷다 보면 수시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곳은 재래시장이다. 원주민의 생생한 삶을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은 오전 8시에 개장해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다. 생필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특산품을 판매하는 시장은 우리네 재래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 입구에 늘어선 노점, 다양한 생필품,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 물건을 사이에 두고 흥정하는 상인과 주민들까지도.

타히티 최고의 명소는 누가 뭐래도 모레아(Moorea)와 보라보라(Bora Bora) 섬이다. 파페에테 항구와 마주 보고 있는 모레아 섬은 1백18개로 이루어진, 타히티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광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면적은 타히티 섬에 비해 작지만 쪽빛 바다에서 파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웅장한 자연경관과 해변에 자리한 리조트는 수준급이다. 여유로운 휴식은 기본이고 원하는 코스를 찾아 등산을 하며 주민들의 삶을 접할 수 있는 모레아 섬은 원주민의 생활 양식과 다양한 자연을 몸으로 체험하기에 최적이다. 모레아 섬에 자리한 국제적인 체인 리조트에서는 스노클링은 기본이고, 지구촌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스킨스쿠버 교육을 받거나 돌고래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모레아 섬에는 아홉 곳에 달하는 고급 리조트가 있다. 그중 인상적인 곳으로는 멋진 풍광과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쉐라톤 리조트가 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다 한가운데 조성해 놓은 객실에서는 물속을 오가는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으며 24시간 수영이 가능하다. 더욱 아침저녁으로 연출되는 환상적인 일출과 석양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낙원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해준다. 또 원하는 시간에 스노클링과 카누, 스킨스쿠버를 비롯해 제트 보트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편의 시설과 휴식 공간은 일상으로부터 진정한 탈출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소다. 

한편 바다와 산이 만나는 모레아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렌터카를 이용해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레가 57km에 달하는 섬을 꼼꼼히 둘러보려면 족히 3~4일이 소요될 정도로 볼거리도 많다. 어떤 곳을 찾아도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광을 접할 수 있는 모레아이지만 섬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라벨베데르 전망대가 제격이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방갈로와 코코넛나무는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트레킹과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로투이 산(Mt. Rotui)을 강력 추천한다. 산사나이를 유혹했던 로투이 산은 독특한 형상도 형상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쿠크 만과 오포누 만이 만나는 풍경은 폴리네시아를 총망라해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1백1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타히티를 대표하는 휴양지를 또 꼽으라면 2백40년 전 제임스 쿡 선장을 매료시켰던 보라보라 섬을 빼놓을 수 없다. 타히티 섬에서 240km 떨어진 보라보라 섬은 파페에테 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45분이면 갈 수 있다. <남태평양>의 작가 제임스 미처너(James Michener)는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보라보라 군도를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라고 했다. 보라보라 섬에 세운 리조트는 하나같이 개성이 넘친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닷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어느 곳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안락한 휴식을 원한다면 호텔 보라보라 혹은 누이 리조트에 짐을 푸는 것이 현명하고,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원한다면 르 메르디앙 리조트에,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는 펄 리조트가 좋다.

보라보라 호텔과 누이 리조트는 최고급 리조트로, 환상적인 풍광과 바다를 벗 삼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빌라식 객실에는 테라스와 전용 수영장이 딸린 것은 기본이고, 객실에서 곧장 바다로 내려가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더욱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는 호텔 보라보라와 누이 리조트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호사다. 르 메르디앙 호텔에선 문만 열면 원하는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객실에서 곧장 수영을 즐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카누와 카약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산책로와 정원이 아름다운 펄 리조트는 멋진 바다와 산책로를 오가며 여유로움을 만끽하기에 최적이다.

한편 보라보라 지역에 자리한 모든 숙소에서는 철저하게 투숙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서비스는 투숙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된다. 공항에서 각 숙소까지는 전용 보트 서비스가 제공되고, 요트와 유람선을 타고 아무도 없는 해변이나 섬을 찾아 자신만의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남태평양을 대표하는 휴양지 타히티에는 위에서 언급한 장소 외에도 정글을 연상시키는 때묻지 않은 크고 작은 섬이 즐비하다.



Tip

가장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도쿄 혹은 오사카로 이동한 후 도쿄와 오사카에서 타히티의 수도 파페에테까지 운항하는 타히티 누이항공(TN)을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도쿄까지 2시간 30분, 도쿄에서 파페에테까지는 11시간이 소요된다. 타히티에서의 이동 수단은 항공과 선박이 있는데, 장거리는 항공기를 이용하고 가까운 섬은 페리와 보트를 이용하면 된다.

어느 때 방문해도 편안하게 휴식과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연말이나 휴가 시즌을 피하는 것이 좋고, 비수기인 4~6월에 가는 것이 비용 절감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타히티에는 국제적인 고급 리조트를 비롯해 개성 넘치는 고급 숙박 시설이 각 섬마다 세워져 있다.


Le Meridien

국제적인 체인 호텔로 타히티 섬과 보라보라 섬에 3개의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2인 1실 기준 3백∼5백달러 수준. www.lemeridien.com 혹은 www.starwood.com/tahiti


Pearl Resort & Spa

타히티, 모레아, 보라보라 섬에 리조트가 세워져 있으며 한적한 휴식을 원하는 투숙객에게 적합하다. 2인 1실 기준으로 2백~5백달러 수준. www.pearlresorts.com


Intercontinental

국제적인 체인 호텔로 타히티, 모레아, 보라보라에 리조트를 갖추고 있다. 2인 1실 기준으로 4백~6백불 수준. www.tahiti.interconti.com


Aman Resort Bora Bora
보라보라 섬에 최초로 문을 연 고급 리조트. 현재 보수 작업 관계로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지한 상태이며 올 연말쯤 재개장 예정이다. 2인 1실 5백∼9백달러 수준.
www.amanresorts.com

Hotel Radisson

타히티 섬에 위치한 곳으로, 한적하게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숙박 시설이다. 2인 1실 기준으로 2백~3백달러 수준. www.radisson.com/aruefrp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타히티 여러 섬에서는 맛깔스러운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주요 레스토랑은 리조트와 고급 호텔 내부에 있으며 파페에테 지역에 몇 곳의 레스토랑이 있을 뿐이다.

폴 고갱 박물관 타히티 섬에 자리한 소박한 박물관으로 폴 고갱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쇼핑 타히티에서 가장 번화한 파페에테 지역에는 흑진주를 판매하는 가게와 작은 갤러리가 있으나 흑진주와 그림은 무척 고가로 거래된다. 간단한 기념품을 구입하려면 파페에테 중심의 재래시장에서 파는 천연염료로 만든 스카프와 공예품 정도가 적합하다. 물가 타히티는 교통비와 음식 값이 매우 비싸다. 따라서 예약한 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리하다. 여행 정보 www.tahiti-touris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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