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te Fur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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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15

객원 에디터 남지현

펜디의 FF 로고는 ‘fun fur’를 뜻한다. 그것이 펜디의 정체성이고 비전이자, 그 어떤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정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혁신적인 스타일을 창조하는 이유다.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유지하며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펜디의 중심엔 모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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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클래스의 상징으로 떠오른 펜디
시작이 다 그렇듯 펜디도 조그마한 가게에서 비롯되었다. 1925년 젊은 부부 에두아르도 펜디와 아델 펜디가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 질 좋은 모피와 가방을 팔던 로마 비아 델 플레비치토의 숍은 당시 로마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좋았다. 게다가 이탈리아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제2의 산업화 시기로 들어서고 있었고, 핸드메이드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신흥 중산층이 크게 늘어난 것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193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펜디는 자연스럽게 성장해나갔다. 1932년에는 당시 상업의 중심지인 비아 베네토에 좀 더 큰 부티크를 열었고, 아틀리에도 운영했다. ‘펜디 상점에 쇼핑하러 가는 것’은 하이 클래스에게만 허락되는 특권처럼 여겨질 정도로 펜디는 특별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전쟁이 끝나자 펜디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1946년 에두아르도와 아델의 딸인 파올라, 안나, 프랑카, 카를라, 알다가 회사의 일원으로 참여했는데, 이 역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패션에 익숙했고, 이탈리아가 전후 재건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던 그 시기는 여성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섯 자매는 펜디의 디자인에 젊은 에너지와 참신한 아이디어를 불어넣고 모피에 새로운 테크닉, 소재, 제작 과정을 시도하며 펜디를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시켰다. 그 결과물이 1964년에 오픈한, 펜디의 본격적인 첫 번째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 비아 보르뇨나 스토어. 이는 펜디뿐 아니라 이탈리아 패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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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의 깃털처럼 가벼운 모피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펜디가 최고의 모피 브랜드로 거듭난 결정적인 계기는 1965년 패션계의 총아로 떠오른 칼 라거펠트를 영입한 것이다. 칼 라거펠트는 무려 50년 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가 펜디와 모피의 역사에 가져다준 혁신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증거다. 당시 칼 라거펠트의 시도는 혁명에 가까웠다.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데다 크고 무겁기만 한 털북숭이에 불과하던 퍼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생소한 모피를 사용해 가죽을 자르고 꼬고 겹치고 태우는 실험을 거듭했다. 퍼는 가볍고 부드러워졌으며 편안하고 입기 쉬워 단순한 ‘퍼 코트’가 아닌 의상으로 분류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1966년 오트 쿠튀르를 시작으로 1969년 레디투웨어 컬렉션과 함께 수공예로 제작한 모피 컬렉션을 선보이자 프레스의 반응은 뜨거웠다. “펜디의 장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갖추었죠. 거기에 늘 실험적이고 열린 태도를 지녔어요. 그리고 ‘불가능이란 없다’는 펜디의 정신을 그대로 고수합니다. 모피라기보다 깃털같이 가벼운 옷처럼 만들고자 했죠. 퍼에서 모든 라이닝을 없앤 최초의 브랜드였어요. 1960년대만 해도 모피는 단지 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우리가 혁명을 일으킨 거죠.”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퍼 역사에서 기술적인 시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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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멈추지 않는 펜디의 모피 장인 기술

모피의 무게와 디자인에 변화를 가져온 펜디는 새로운 컬러를 적용하고 라이닝을 제거한 후 모피를 조각 내어 재배열하는 ‘인레이’ 방식과 길고 가는 줄무늬로 자른 모피를 V자로 이어 붙이는 ‘렛 아웃’ 기법을 도입했다. 덕분에 모피는 기하학적 패턴의 새로운 실루엣을 얻게 되었다. 1980년에는 기술이 더욱 정교해졌다. 모피는 피렌체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컬러를 입었고, 비대칭적인 형태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가벼워졌다. 1989년에는 라이닝을 완전히 없애고 가죽 부분을 완벽하게 처리한 ‘결이 느껴지는 가죽’을 사용해 뒤집어 입을 수 있는 모피를 탄생시켰다. 미니멀리즘의 시대인 1990년대에는 실크, 울, 캐시미어를 혼합해 모피 입장에서 보면 ‘가치가 덜한’ 실용적인 의상을 선보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과도하지 않은 스타일을 제안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하이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밍크에 PVC 소재를 혼합하고 스쿠버다이버들이 입는 잠수복에 모피를 결합했으며 원자 입자를 융합해 24K 골드를 모피 표면에 입힌 미래적인 시도도 이어졌다.
2012년에는 살아 있는 가젤을 연상케 하는 날것 그대로인, 그러나 실제로는 하이테크놀로지가 집약된 컬렉션을 선보이며 명실공히 모피의 구루임을 증명했다. 2013년 F/W 컬렉션에서는 펜디의 전통적 기술인 ‘인레이’를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혁신의 재미는 2014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유머러스한 액세서리로 이어졌다. 가지각색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압권인 ‘몬스터’와 칼 라거펠트의 분신 ‘칼리토’가 그것. 특히 폭스 보디에 컬러풀한 키타시아 퍼를 사용해 리치함을 덜어낸 ‘칼리토’는 칼 라거펠트에게 보내는 헌사이기도. 전 세계를 통틀어 모피 아틀리에를 보유한 패션 하우스는 펜디가 유일하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그들의 혁신은 환상적인 패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2015 S/S 시즌에도 위트가 녹아 있는 펜디의 혁신은 계속된다. 표정이 살아 있는 마이크로 바게트 백과 몬스터 참을 더욱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 우아함을 더해준 은은한 깃털 오간자 드레스는 이국적인 폭스 퍼 아플리케를 더해 퍼가 F/W 시즌에 국한된 소재가 아니라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는 시즌리스 소재임을 보여주었다.

Ultimate Fur Heritage”에 대한 1개의 생각

  1. FF의 의미를 지금 알았어요..!!저는 Fendi Fashionhouse 뭐 이런뜻일줄 알았는데 ,fur fur 라니!!! 펜디하면 화려하고 흉내낼 수 없는 fur의 고급스러움이 떠오르는데 이제서야 완전히 이해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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