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the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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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7, 2026

글, 크레딧 정리 에디터 신정임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무대를 넘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유의미한 장면이다. 이번 시즌 국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만나는 전시는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와 설치를 오가며 가상과 물질, 사라짐과 보존, 몸과 기술의 관계를 각자의 언어로 기록한다. 작품은 완결된 해답이 되기보다 관람 이후에도 생각을 이어가게 하는 단서로 작동한다. 전시장을 나선 뒤에도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면, 그 기억은 당신의 저장소에 의미 있게 간직될 것이다.


롯데뮤지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

쉴 새 없이 흘러가는 오늘의 시간 속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 타샤 튜더(1915~2008)의 작품과 삶은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느린’ 순간을 불러온다. 그녀는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살아가는 일상의 가치를 평생에 걸쳐 지켰다. 이번 전시는 〈호박 달빛(Pumpkin Moonshine)〉(1938)을 비롯한 대표작 원화와 드로잉, 수채화 등 1백9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가꿔온 세계를 따라가며,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건넨다.

전시 기간 3월 15일까지 문의 lottemuseum.com


이미지 제공_롯데뮤지엄
국제갤러리
다니엘 보이드〈피네간의 경야〉
장파 〈Gore Deco〉

국제갤러리 서울에서 동시에 열리는 두 개인전은 동시대 회화의 상이한 감각을 함께 보여준다. K3와 한옥 공간에서 선보이는 다니엘 보이드(b.1982)의 〈피네간의 경야〉는 ‘렌즈’라는 회화적 장치를 통해 지워진 기억과 시선을 호출하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사유하게 한다. K1·K2에서 펼쳐지는 장파(b.1981)의 〈Gore Deco〉는 강렬한 색채와 육체적 이미지가 뒤섞인 회화를 통해 욕망과 불안, 감정의 층위를 드러낸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늘의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전시 기간 2월 15일까지 문의 kukjegallery.com

다니엘 보이드 개인전 <피네간의 경야> 설치 모습.
이미지제공_국제갤러리
화이트 큐브 서울
〈To meet the sun〉

서로 다른 대륙에서 출발해 파리라는 도시에서 각자의 시각 언어를 다져온 에텔 아드난(b. 1925~2021)과 이성자(b. 1918~2009)의 작업이 이번 전시에서 마주한다. 레바논 출신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아드난은 태양과 달, 산의 실루엣을 통해 세계를 사유해왔고, 이성자는 기하학적 형태로 우주와 삶의 질서를 화면에 펼쳤다. 서로 다른 삶의 궤적 속에서 형성된 두 작가의 작업은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과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공명한다.


전시 기간 1월 21일부터 3월 7일까지 문의 whitecube.com


Etel Adnan, ‘Farandole’(2022), 190×130cm, Tapestry.
이미지 제공_화이트 큐브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빛과 색채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려 했던 화가들의 시도가 한 수집가의 선택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 금융가 로버트 리먼이 수집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 회화와 드로잉 81점을 통해, 19세기 후반 인상주의에서 20세기 초 모더니즘에 이르는 프랑스 회화를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르누아르와 반 고흐의 작품을 포함해, 세기 전환기 예술가들이 빛과 일상의 풍경을 어떻게 새로운 회화 언어로 확장해 나갔는지 살펴본다. 한편 특별전시실 2에서는 〈난중일기〉(친필본), 이순신 장검 등을 소개하는 〈우리들의 이순신〉이 3월 3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3월 15일까지 문의 museum.go.kr

이미지 제공_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MMCA 서울관에서는 시간 속에서 변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전제로 한 작업을 ‘삭는 미술’이라는 개념 아래 소개하며, 보존과 영속성 중심의 미술 제도에 질문을 던진다. 고사리, 델시 모렐로스, 미래 재료 Х 그린 레시피 랩 등이 참여한다.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 등 네 팀이 후보에 오른 〈올해의 작가상 2025〉는 역시 서울관에서 2월 1일까지 진행된다. 과천관에서는 한국 현대 도예의 확장된 궤적을 조망하는 〈신상호: 무한변주〉가 3월 29일까지, 청주관에서는 1세대 모더니스트들의 예술을 다룬 <조우(遭遇), 모던아트협회 1957-1960>이 3월 8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1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문의 mmca.go.kr

이미지 제공_국립현대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
무나씨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어떤 기억은 끝내 말로 표현되지 않은 채, 서서히 희미해지며 남는다. 무나씨(b. 1980)는 사라짐의 순간보다 그 이후에 남겨진 감각을 바라본다. 먹과 한지 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얼굴을 가리거나 몸을 웅크린 채 말로 표현되지 않은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사라짐과 흔적 사이에 남은 감각을 따라간다.

전시 기간 2월 13일까지 문의 spacek.co.kr

무나씨,‘영원의 소리’(2023), 182×246cm, 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
이미지 제공_스페이스K 서울
리움미술관 〈티노 세갈 개인전〉
호암미술관 〈김윤신 회고전〉

2026년을 맞아 리움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티노 세갈 개인전을 통해 움직임과 목소리,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연출된 상황’을 선보인다. 이어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들의 실험을 조명하는 전시와 구정아 개인전으로 동시대 미술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호암미술관은 3월 김윤신 회고전으로 한국 여성 조각 1세대의 작업 여정을 짚고, 하반기에는 팔레 드 도쿄와 공동 기획한 〈아트스펙트럼 2026〉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2월 말에서 6월 28일까지 문의 leeumhoam.org
전시 기간 3월 17일에서 6월 28일까지 문의 leeumhoam.org

김윤신,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모습(2024).
이미지 제공_리움미술관
갤러리현대
〈畫以道 화이도, The Way of Painting〉

2026년의 문을 여는 〈畫以道 화이도, The Way of Painting〉는 한국 회화가 걸어온 길과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을 함께 비춘다. 김남경, 김지평, 박방영, 안성민, 이두원, 정재은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통 회화가 축적해온 형식과 정신이 동시대 회화 안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되살아나는지 살펴본다. 전통을 과거에 머문 양식이 아닌, 한국 회화의 현재와 가능성을 조명한다.

전시 기간 1월 14일부터 2월 28일까지 문의 galleryhyundai.com

이미지 제공_갤러리현대
서울시립미술관
〈근접한 세계〉

물리적 거리와 경계를 넘어 형성되는 오늘날의 ‘근접한 관계’를 탐구하는 대규모 국제전. 서울시립미술관과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ADMAF)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아랍에미리트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40여 명이 넘는 작가가 참여해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1백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인적 경험에서 사회·도시적 맥락으로 확장되는 3개의 섹션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형성되는 새로운 관계와 감각의 지형을 제안한다. 한편 같은 본관에서는 〈최재은: 약속〉(4월 5일까지), 〈그림과 현실〉(3월 22일까지), 〈영원히 교차하는 춤〉(12월 31일까지)이 함께 이어진다.

전시 기간 3월 29일까지 문의 sema.seoul.go.kr

이미지 제공_서울시립미술관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정희민 〈번민의 정원〉

호안 미로 〈조각의 언어〉

서로 다른 시공간의 배경과 언어를 지닌 동서양 작가들의 두 전시가 동시에 입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선 1층에서 진행 중인 정희민(b. 1987) 개인전 〈번민의 정원〉은 디지털 이미지와 3D 프로세스, 회화와 조각을 넘나들며 가상과 물질이 교차하는 감각적 풍경을 ‘정원’이라는 은유로 풀어낸다. 2층에서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거장 호안 미로(1893~1983)의 후기 조각을 조명하는 〈조각의 언어〉가 열리고 있다. 일상적 오브제가 청동 조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미로의 시적 상상력과 조형 실험을 새롭게 마주하도록 한다.

전시 기간 2월 7일까지 문의 ropac.net

정희민 개인전 <번민의 정원>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_타데우스 로팍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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