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essive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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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6, 2013

에디터 배미진(홍콩 현지 취재)

수많은 변화를 겪고 더욱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생 로랑이 지난 7월 14일 홍콩 알렉산드라 하우스에 콘셉트 스토어를 오픈하며 완벽한 변화로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절제되고 정교한 이미지로 가득한 생 로랑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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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의 새로운 홍콩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에디 슬리먼’에 관한 것이었다. 스펙이 화려한 이 철저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YSL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했던 파리 브랜드 입생로랑에 2012년 3월 입성하자마자, 모든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브랜드명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입생로랑이 정립한 기본으로 회귀하기 위해 초기 레디-투-웨어 브랜드 명인 ‘생 로랑(Saint Laurent)’으로 돌아가며 1966년 입생 로랑이 디자인한 로고에 사용한 헬베티카(Helvetica) 폰트를 로고에 다시 사용했다. 컬렉션은 물론 모든 패키지를 바꾸고 새로운 인테리어를 적용하기까지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혁신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매장 리뉴얼도 포함되는데 지난 7월 14일 홍콩의 핵심적인 명품 로드인 알렉산드라 하우스(Alexandra House)에 새로운 생 로랑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서게 됐다. 지난 5월 파리의 몽테뉴 거리, 6월 뉴욕의 그린 스트리트에 이어 세 번째 콘셉트 스토어다.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 20 체이터 로드에 자리한 스토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먼이 이끄는 브랜드 전면 개편에 따른 비주얼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부터 최고의 패션 하우스가 모여 있는 장소에 위치한 새로운 스토어는 마치 갤러리처럼 모든 것이 군더더기 없이 정돈되어 있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스토어의 콘셉트는 프랑스 장식 예술에 대한 모던한 재해석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창백하고 모던한 소재들로 공간을 채웠는데, (사진 이미지는 아직 의상을 채우기 전의 모습이다) 우아한 블랙과 화이트 대리석을 사용해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고 콘크리트 패널, 거울 선반, 천장에 매달린 옷걸이, 퀼팅 가죽 벤치까지 명료한 이미지로 매장을 구성했다. 매장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수직과 수평선의 정교한 룰에 맞추어 시각적 리듬을 선사하고 건축 자재에 대한 표현을 절제함으로써 차갑지만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렇듯 모던한 공간 안에 정제된 컬렉션만을 엄선해 진열한 생 로랑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에디 슬리먼의 의상은 마치 작품처럼 보인다. 액세서리 컬렉션은 아르데코 모티브의 유리 진열장 안에 세심하게 정리되어 있다. 패션 아이템 모두를 진정한 작품으로 다루는 것이다. 필요한 것이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원하는 모든 것을 매장 안에 비밀스럽게 보관하고 있다. 여성과 남성 컬렉션을 큰 차이 없이 미니멀하게 표현한 의상에 담긴 애티튜드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구성이다. 브랜드의 모던한 비전을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생 로랑의 치밀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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