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 New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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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 2016

에디터 이지연

멋을 아는 트렌디한 남자들이 모였다. 강렬한 패턴, 모던한 디자인과 산뜻한 컬러까지, 올봄 남자들의 패션은 더욱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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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1_ Oversize me 남성과 여성의 성별 구분을 없앤 ‘젠더리스’ 열풍으로 중성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루던 시절과 디올 옴므의 수트처럼 몸에 꽉 맞는 옷을 입는 게 트렌디하다고 여겨지던 때는 지나갔다. 이전의 남성 트렌드 키워드는 패션 전방에 있는 극소수 남성들에게만 해당되었지만, 이제는 모든 남성들이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만끽할 차례다. 바로 딱히 신체 사이즈를 규정하지 않은, 과장된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이번 시즌 모든 컬렉션에 거쳐 다시 등장했기 때문.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파트는 바로 남성 아우터, 그중에서도 코트다. 발렌시아가와 랑방은 박시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더블브레스트 코트를 선보였으며, 버버리와 마르니는 거기에 체크 패턴을 더해, 클래식과 레트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을 표현했다. 이번 시즌 정의되는 ‘오버사이즈’는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Trend 2_Baggy Suits남자라면 옷장에 수트 한 벌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된 수트는 일반적인 비즈니스맨이 입는 포멀한 수트가 아닌, 몸의 형체를 드러내는 슬림한 것보다는 여유로운 것, 어찌 보면 편안한 트레이닝 웨어 실루엣에 더욱 근접한 룩이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라프 시몬스가 제안하는 것처럼 목 끝까지 잠근 셔츠를 매치해도 좋고, 아니면 드리스 반 노튼처럼 목둘레가 살짝 파인 티셔츠를 매치해도 좋다. 컬러와 패턴이 똑같은 재킷과 팬츠를 입을지, 서로 다른 디자인을 선택할지는 당신의 몫이다. 다만, 이 룩을 연출할 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한 담담함과 스스로가 여유로워지려는 노력에서 풍기는 근사한 애티튜드가 필수라는 걸 기억하자.

Trend 3_tough & rough 이번 시즌에는 남녀 불문하고 유독 퍼의 다양한 활용이 두드러졌다. 이젠 남성들도 부담 없이 퍼를 입는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하지만 여성 컬렉션처럼 다양한 기교를 통해 아티스틱하게 표현된 디자인이 아닌, 어떻게 보면 곰의 탈을 쓴 것 같은 러프하고 단순하게 사용한 퍼 소재가 돋보인다. 바로 돌체앤가바나와 펜디의 컬렉션에서 선보인 퍼 코트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멋스러운 오라를 풍기는 퍼 트렌치코트를 소개한 루이 비통과 부분적으로 퍼를 활용한 에르메스의 레더 코트뿐 아니라 버버리에서 선보인 복슬복슬한 토끼털 블루종과 코치의 깎은 양털을 활용한 시어링 재킷 등 보다 웨어러블하게 전개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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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4_ another blouson이번 시즌, 블루종보다 더 눈에 띄는 아우터가 있을까? 바로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 만큼 남성 컬렉션 전반에 거쳐 블루종의 활약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 어깨 부분은 풍성하고 허리는 잘록한 블루종의 특성상 스타일링하기 까다로울 것이란 생각은 기우다. 이제 진정한 하이패션의 궤도에 진입한 블루종은 특유의 울룩불룩한 패딩 점퍼보다 몇 배 더 스타일리시해 보이며, 생각 외로 어느 룩에나 두루 잘 어울린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루이 비통은 슬림한 팬츠와 함께 아우터를 목까지 꼭 잠근 상태로 가장 안전한 스타일링을 보여줬고, 버버리는 여기에 밑단이 나팔처럼 퍼지는 벨보텀 팬츠와 매치, 복고적인 뉘앙스를 연출했다. 또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리스 반 노튼의 경우는 재킷을 오픈한 상태에서 실루엣이 여유로운 팬츠와 함께 선보여 자연스러운 멋을 뽐냈다. 올가을을 위해 꼭 쇼핑해야 할 것이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정답은 ‘블루종’이다.

Trend 5_Cooper Brown 그동안 가을, 겨울의 전통적인 컬러는 주로 네이비와 블랙, 그레이였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딥 옐로 색상이나 레드, 브라운 등 딥한 톤의 가을 컬러가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정제되면서도 우아한 쿠퍼 브라운 색상이 이번 시즌 키 컬러다. 산화된 구리를 연상시키는, 오렌지빛이 살짝 감도는 브라운 색상이라고 정의되는 쿠퍼 브라운은 벽돌색과 황갈색을 아우르는 차분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색으로 표현된다. 깔끔한 흰색 셔츠에 쿠퍼 브라운 스리피스 수트를 매치해, 강렬한 포인트 컬러로 활용한 브리오니, 단계별로 다양하게 활용한 쿠퍼 브라운 컬러로 톤온톤 룩을 완성한 에트로를 교본으로 컬러의 강약 조절을 익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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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6_Retro X Classic 패션에 끊임없는 영감을 준 1970년대. 롤링 스톤스를 비롯해 그 시절을 풍미한 브릿 록 밴드에서 영감을 받은, 자유분방한 믹스 매치 스타일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흔히 패션계에서 1970년대를 논할 땐, 미국의 히피 문화에서 흘러나온 보헤미안 무드에 근간을 두었지만, 이번엔 1960~70년대 초반 영국 뮤지션들의 스테이지 의상에서 비롯된 레트로한 세미-캐주얼 룩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이를 가장 잘 표현한 브랜드 중 하나로, 번쩍이는 가죽 팬츠에 클래식한 체크 패턴의 집업을 매치했으며, 프라다는 대부분의 아우터에 레트로한 체크 패턴을 주입해, 클래식과 젊음, 그리고 레트로 사이를 오가는 다양한 전개를 보여줬다.

Trend 7_ Royal code 이번 시즌엔 지극히 평범한 아이템으로 자연스러운 멋을 표현하는 ‘놈코어(normcore)’와 무심한 듯 시크함을 뜻하는 ‘에포틀리스 시크(effortless chic)’에서 탈피한 장식적이고 빈티지한 룩이 트렌드다. 바로 르네상스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하고 맥시멀한 구찌의 2016 F/W 컬렉션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그 시대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가장 잘 풀어낸 구찌의 컬렉션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화려하고 섬세한 자수 장식이 돋보인다. 반면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구찌가 표현한 것보단 좀 더 히스토릭한 무드로 풀어냈는데, 바로 클래식 테일러링과 쿠튀르적 터치를 가미한 앤티크와 바로크 모티브, 벨벳과 자카드 등이 주를 이루는 고전적이며 귀족적인 룩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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