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ic Enco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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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 2022

글 이혜미(객원 에디터)


프리즈 서울 2022 전시 기간에 브레게 라운지 부스의 벽면을 가득 채우며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의 파노라마 월페이퍼다. 브레게가 선사해온 워치메이킹의 예술과 조우한 그의 독창적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글로벌 아트 페어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은 브레게가 프리즈 서울 2022를 위해 유명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과 협업을 진행했다. 앞서 프리즈 뉴욕 2022에서 선보인 파노라마 설치 작품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1977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으로 현재 영국 켄트주(County of Kent)의 딜(Deal)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파블로 브론스타인은 2001년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교(Slade School of Fine Art)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런던 골드 스미스 칼리지(Goldsmiths College)에서 수학했다. 프린트, 드로잉, 설치, 안무 및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업 세계를 구축한 작가는 무엇보다 고대 로마, 바로크, 신고전주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건축사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드로잉으로 대표된다. 그의 일러스트는 18세기 프랑스의 건축 도면처럼 보이면서도, 바로크 시대의 웅장한 조형미를 차용한 1980년대 건축 도면을 닮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실제 건물을 따라 그린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 속에서 고안한 이미지다. 그가 이번 브레게 라운지를 위해 선보인 대규모의 파노라마 월페이퍼 설치 작품은 18세기 산업혁명 기간의 기계 발전을 상징하는 동시에 워치메이킹 기술에 깃든 브레게의 인내와 헌신을 표현했다. 대량생산의 시대에도 하이엔드 워치 제작에 관한 고유의 철학과 기술을 지켜낸 하우스의 노력을 기념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크고 작은 기계 부품은 서로 맞물리거나 교차하면서 하나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축 구조물을 이루는데, 이는 작가의 상상 속에서 표현된 브레게 워치와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Interview with_PABLO BRONSTEIN


BREGUET(이하 B) 지난 5월 개최된 프리즈 뉴욕 2022에서 브레게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며 첫 번째 협업 작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번 프리즈 서울 2022에서 공개한 신작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PABLO BRONSTEIN(이하 P) 디자인에 관한 지속적인 내러티브를 담은 작품입니다. 월페이퍼 기법 자체는 동일하지만, 작품 속 스토리텔링은 첫 번째 월페이퍼에서 한층 진화한 형태죠. 여기에서는 더욱 커진 기계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너무 거대한 나머지 건축물로 보일 정도죠. 지금은 글자 그대로나 비유적으로나 기계가 공간을 규정하는 시대인 ‘공장의 황금기’입니다. 동시에 기계와 공장은 복잡함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B 첫 번째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가요?
P 네, 맞습니다.

B 새로운 예술 작품을 구현하는 데 있어 어떤 요소에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P 힘의 정점에 있는 기계의 아름다움과 그 지배력의 압도적인 자태입니다.

B 브레게와 함께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속적으로 월페이퍼에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P 내러티브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각 플랫폼을 통해 점차 진화하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서입니다. 월페이퍼는 내러티브라는 콘텐츠와 잘 어울리는 매체이기도 합니다. 기술과 기계 산업의 산물이자 하나의 환경을 조성하는 요소니까요.

B 월페이퍼만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 과정이 있었을 텐데, 그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P 제 어시스턴트인 스카일라(Skyla)와 함께 여러 서적을 찾아보고 예전의 인그레이빙을 살펴보며 영감을 얻을 만한 기계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이후 스카일라가 이를 3D 디지털 방식으로 렌더링한 뒤 제가 직접 장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이를 풍경에 배치하고 인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B 브레게의 세계를 만났을 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요소는 무엇인가요?
P 워치메이킹 역사 초창기에 이뤄낸 혁신과 간소화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B 아티스트는 예술을 통해 무엇인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어떤 것이었나요?
P 저는 전달의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작품의 내용 자체가 항상 즐거울 필요는 없지만, 전달 방식은 아름다웠으면 합니다.

B 브레게를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P 정밀성, 정확성, 그리고 복잡성입니다.

“디자인에 관한 지속적인 내러티브를 담은 작품입니다.
월페이퍼 기법 자체는 동일하지만, 작품 속 스토리텔링은 첫 번째 월페이퍼에서 한층 진화한 형태죠. 여기에서는 더욱 커진 기계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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