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01, 2022
글 고성연
저명한 미술비평가 존 버거는 사진이 ‘진실의 몫’을 담고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다. 그 진실이란 사진에 실재하는 것에 대해서만큼이나 거기에 부재하는 것에 대해서도 뭔가를 밝혀주는 법인데, 이런 진실의 몫이 지닌 성격과 그것이 드러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활용한 다채로운 예술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줄지어 열리고 있다. 사진계 거장의 면모를 만끽할 수 있는 사울 레이터, 어윈 올라프 등의 전시가 요즘 큰 인기와 관심을 누렸는데, 저마다 다른 결로 올 상반기를 수놓고 있는 또 다른 전시 콘텐츠를 소개한다.
1 ‘어플로즈(Applause)’(2016). 작품을 보는 관람객을 마치 박수를 받는 주인공처럼 각자의 역할과 위치를 ‘반전’시킨 3분 1초짜리 영상 작품. 끝없이 반복되는 루프 영상으로 2017년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에 상영되었다. 2 자신이 자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감성을 친숙한 듯 신비롭게 사진으로 담아내며 주목받은 알렉스 프레거는 영상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다. 1, 2 이미지 Photo by SY Ko 3 ‘Welcome Home’(2019)© 2022 Alex Prager Courtesy, Alex Prager Studio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이미지 제공_롯데뮤지엄
이미지 제공_롯데뮤지엄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Big West)>_롯데뮤지엄 작가의 배경을 잘 모르더라도 알렉스 프레거(Alex Prager)의 작품을 보면 다분히 미국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특히 화려한 색감과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몸짓, 섬세한 표정, 인상적인 시선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데, 일상의 풍경이 등장할 때조차 익숙한 듯 낯선 긴장감과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묘한 신비감이 서려 있다. 실제로 작가는 할리우드 영화의 본산인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는데, 2001년 미국적인 사진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윌리엄 이글스턴의 전시를 접하면서 깊은 감동을 받은 나머지 ‘독학’으로 사진 작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세세한 연출이 뒷받침된 ‘서부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친근하면서도 신비한 미장센의 사진 연작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주목받은 그녀는 2010년 단편영화 <절망(Despair)>을 내놓으며 영화 작업의 포문을 연다. 이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이끌어내고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알렉스 프레거의 사진 작업을 보고는 배후의 ‘스토리 전개’를 묻는 팬들이 워낙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이어진 장르의 확장이었다. 또 브래드 피트와 게리 올드먼이 출연한 13부작 영화 <터치 오브 이블>의 제작을 맡아 2012년 에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알렉스 프레거를 국내에 소개하는 첫 대규모 전시인 롯데뮤지엄 개인전은 작가의 초기작부터 초현실주의 스타일이 녹아든 시리즈, 그리고 주요 영상 작업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명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Big West)> 전시 기간 2022년 6월 6일까지 홈페이지 www.lotte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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