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S Women’s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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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 2014

에디터 권유진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작년 가을 런던·밀라노·뉴욕·파리 등 4대 도시를 화려하게 수놓은 2014 S/S 컬렉션 피스를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봄이 왔다. 이번 시즌 가장 대두되었던 점은 바로 실용성. 일상적인 터치를 가미해 편안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스타일이야말로 진정으로 여자들이 입고 싶어 하는 룩이 아닐까? 이 밖에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하는 아트 패션부터, 봄기운을 머금은 플라워 패턴, 로맨틱한 레이스까지 눈이 즐거울 만큼 다채롭다. 게다가 시즌리스 아이템도 가득하니 이번 시즌이야말로 쇼핑 적기. 그전에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이번 시즌 트렌드를 숙지하는 것.


Romantic Lace_BURBERRY PRORSUM

올봄 로맨틱한 레이스가 절정을 이뤘다. 플로럴 모티브의 란제리 레이스, 섬세한 자수를 바탕으로 한 레이스, 뜨개 기법으로 완성한 크로셰 레이스까지, 지극히 여성스럽고 센슈얼하다. 봄날의 데이트를 앞두고 있다면 로맨틱하고 부드러운 파스텔컬러와 조화를 이룬 버버리 프로섬의 레이스 룩이 정답이다. 봄빛을 가득 머금은 향기로운 꽃잎처럼 너무나도 사랑스러우니 말이다.
Clean White_SALVATORE FERRAGAMO

순백색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는 ‘순수함’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화이트는 이야기가 다르다. 여성스럽고 청순한 화이트가 아닌, 스포티하고 모던한 느낌의 화이트 컬러가 가볍고 경쾌한 모습으로 등장한 것.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하되 너무 차갑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리와 런던 컬렉션에서는 클린한 화이트 컬러가 밀라노, 뉴욕 컬렉션에선 빛을 살짝 머금은 오프 화이트와 크림 컬러가 대두되었는데, 이 모두의 공통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의상을 매치한 올 화이트 코디네이션이라는 것.
Art House_PRADA

패션이 예술이다, 아니다에 관한 논쟁은 여전하지만, 예술과 패션은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함께 거론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존 관계다. 가까우면서 멀게 느껴지는 이 둘의 경계가 이번 시즌 드디어 허물어졌다. 사실 이번 시즌만큼 예술을 이토록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도 드물다. 그동안 선보여온 예술 작품을 그대로 프린트하는 방식이 아닌 옷 자체를, 혹은 여성의 몸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이해한 아트 패션이 등장한 것. 주목해야 할 것은 여기에 젊고 트렌디한 스트리트 감성을 녹여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밀라노 컬렉션의 핵으로 꼽히는 프라다는 5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해강렬하면서 황홀한 벽화로 쇼장을 꾸몄는데, 이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멕시코 여행 중 영감을 받은 정치적인 벽화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이 벽화는 코트, 드레스, 가방 등에 그대로 반영했으며 이와 함께 보석들을 정교하게 수놓아 예술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Elegant Pleats_CELINE

이세이 미야케의 상징과도 같은 플리츠 디테일을 흠모라도 한 듯 디올, 보테가 베네타, 셀린느, 니나리치, 알렉산더 왕, 끌로에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들이 입체적이고 정교한 주름 디테일에 주목했다. 특히 걸을 때마다 다리의 곡선을 타고 나풀거리는 플리츠스커트가 키 아이템으로 부상했는데,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미디엄 길이부터 발목까지 오는 맥시 스커트까지 다채로운 기장으로 소개한다. 소재는 실크, 시폰을 사용해 유연하고 우아한 무드를 연출하는가 하면 두께감 있는 코튼, 셀로판 필름, 레더 등으로 테크니컬한 면을 강조한 플리츠 아이템도 눈에 띈다. 자로 잰 듯 규칙적인 아코디언 주름부터 원형, 사선, 비대칭 주름까지, 이보다 더 다채로울 순 없다.
Fashion Olympic_MARNI

올림픽의 영향일까, 아니면 디자이너들이 스포츠에 푹 빠진 것일까. 이번 시즌에는 ‘패션 올림픽’을 방불케 할 만큼 런웨이가 스포츠의 열기로 가득 찼다. 그동안 재킷 트렌드의 중심을 이뤘던 테일러드 재킷의 비중이 줄어들고 보머, 파카 등의 스포티한 재킷이 급부상한 것만 보아도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것. 하지만 당장에라도 필드에 뛰어나갈 법한 기능성 스포츠 웨어를 상상하지 말 것. 미니멀하기도 하고 심지어 섹시하기까지 한 스포츠 웨어의 변신에 주목해야 한다. 스포티한 아이템과 여성스러운 아이템을 매치하거나, 스포츠 웨어에 레이스, 러플, 페플럼 등 여성적인 패턴과 디자인을 가미해 새롭게 해석한 룩이 눈에 띈다. 마르니는 밴드 보머 재킷을 꽃 장식의 페플럼 스커트와 매치해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 활동성을 가미한 로맨틱한 스포티즘 룩을 선보였다. 란제리에나 사용할 법한 실크 레이스를 매치한 사카이 럭의 복서 쇼츠는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던 스포츠 웨어의 반란을 보는 듯 신선하고 재미있다.
Afro Beat_EMILIOPUCCI

햇빛에 말려 바삭해진 깨끗한 셔츠를 입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산뜻하다. 이번 시즌 키 아이템으로 선보인 셔츠 드레스의 첫인상은 이처럼 막 세탁한 셔츠를 입은 듯 클린하고 담백하다. 남자 친구의 셔츠를 걸쳐 입은 것처럼 매니시한 느낌보단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강세. 특히 디올의 우아한 비대칭 커팅의 셔츠 드레스는 당장 사 입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Shirt Dress_DIOR

햇빛에 말려 바삭해진 깨끗한 셔츠를 입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산뜻하다. 이번 시즌 키 아이템으로 선보인 셔츠 드레스의 첫인상은 이처럼 막 세탁한 셔츠를 입은 듯 클린하고 담백하다. 남자 친구의 셔츠를 걸쳐 입은 것처럼 매니시한 느낌보단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강세. 특히 디올의 우아한 비대칭 커팅의 셔츠 드레스는 당장 사 입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Light and Easy_FENDI

봄, 여름만큼 이 소재가 잘 어울리는 계절도 없다. 바로 실크, 오간자, 시폰과 같이 속살이 은은히 비치는 신비로운 시스루(see-through) 소재에 관한 이야기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시어한 소재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애정 공세가 이어졌는데, 여성스럽고 섹시한 무드의 뻔한 공식이 아니라 더욱 신선하다. 스포티한 느낌의 시스루 스웨트 셔츠를 키 아이템으로 내세운 3.1 필립 림, 한복을 연상케 하는 오간자로 미니멀한 드레스부터 재킷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 펜디, 모던한 실크 뷔스티에 드레스가 아름다웠던 디올 컬렉션까지, 이번 시즌 시스루 소재는 봄바람만큼이나 가볍고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로 다채롭게 재해석되었다.
Short Pants_TOD’S

어느 룩에나 매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쇼트 팬츠가 눈에 띈다. 마이크로 쇼츠에 가까울 만큼 짧은 기장이지만 편안하고 여유로운 실루엣과 형태감이 느껴지는 클린한 소재 덕에 부담스럽지 않다. 허리까지 올라오는 하이 웨이스트 라인, 밑단이 스커트처럼 퍼지는 A라인 실루엣, 여유 있게 떨어지는 패턴으로 다리가 한층 길고 날씬해 보이니 여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건 당연지사.
Heavy Metal_GUCCI

그야말로 눈부시다. 매끈한 금속 같은 메탈릭한 컬러와 소재가 S/S 시즌의 핵심 소재로 등장한 것. 지난 시즌에도 선보였던 핑크, 블루 등의 컬러 메탈릭은 물론 앤티크한 뉘앙스를 첨가한 골드까지 화려함 그 자체다. 생로랑은 파티 걸을 연상케 하는 록 시크 무드의 메탈릭 드레스를, 구찌는 글래머러스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의 메탈릭 룩을 완성했으며, 랑방은 메탈릭과는 다소 대조적인 여성스럽고 우아한 실루엣의 메탈 룩을 선보여 컬렉션에 화려함을 더했다. 메탈 룩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블랙, 네이비, 크림 등 기본 컬러와 매치하고 메탈릭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할 것.
Floral Artwork_DOLCE & GABBANA

봄여름이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플라워다. 사실 지겨울 만큼 매 시즌 트렌드로 소개했기에 “또?”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꽃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컬렉션들을 눈여겨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돌체앤가바나가 선보였듯 꽃잎을 하나하나 잘라 붙이거나 다양한 형태의 비즈로 꽃 모양을 장식한 것. 이처럼 3D 입체 아플리케, 스텐실, 판화 기법 등으로 표현한 플라워 의상은 쿠튀르 컬렉션을 보는 듯 섬세하고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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