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3, 2014
에디터 배미진
나무, 대리석, 오닉스, 깃털, 운석. 패션 하우스가 커스텀 주얼리에 도입하는 소재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구조적인 형태와 다양한 소재의 융합
오늘날 패션 하우스의 주얼리는 더 이상 엔트리 아이템에만 머물지 않는다. 컬렉션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가 하면 어떨 때는 키 룩보다도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까. 이번 시즌이 바로 그렇다. 셀린느와 루이 비통, 이자벨 마랑 등의 쇼에서 한쪽에 드리운 싱글 이어링은 메가 히트를 치며 미니멀한 룩에 방점을 찍었다. 그뿐 아니라 발망의 오버사이즈 후프 이어링, 끌로에의 찰랑거리는 프린지 브레이슬릿, 펜디의 모피 이어커프, 토즈의 대리석 뱅글 등 디자인과 소재의 변신이 두드러지는 주얼리가 런웨이를 휩쓴 것. 두꺼운 뱅글과 진주 네크리스, 체인 브레이슬릿 등 패션 주얼리 하면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던 뻔한 디자인은 찾아보기 힘들만큼 기발한 소재와 아이디어가 단연 눈에 띈다. 가장 많은 소재의 결합을 보여준 펜디는 광물, 천연 아게이드 크리스털, 모피를 결합한 유기적인 형태의 주얼리를 완성했다. 깃털을 길게 드리운 이어커프, 모피가 복슬거리는 뱅글, 머더오브펄 반지 등은 펜디의 미래주의와 어우러져 룩을 극대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 셈. 토즈는 마름모꼴 패턴이 반복되는 가죽 옷을 닮은 뱅글과 링에 대리석을 담아 고급스럽게 표현했으며, 볼드한 커스텀 주얼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디올은 이번 시즌 나무라는 소재에 크리스털을 도입한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운석과 오닉스, 블랙 크리스털 등으로 전문 주얼리 하우스 못지않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지방시나 상아로 만든 반지와 네크리스를 선보인 알렉산더 맥퀸, 이브 생 로랑 시절 아티 링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생 로랑은 볼드한 수정 링을 만들어 제2의 시그너처 주얼리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편 페라가모는 평범한 메탈 소재를 얇게 자르고 구부리고 붙이는 기법을 더해 구조적인 형태감을 강조한 주얼리를 쇼에 등장시켰다. 그동안 실버, 모조 진주, 유색석 등 작고 조신한(?) 디자인만 선보여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획기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정교하고 혁신적인 소재로 진화하는 커스텀 주얼리의 반가운 변신을 우리는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될 듯.
(오른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깨진 부분과 거친 표면이 그대로 살아 있는 운석 네크리스 80만원대 지방시.
손가락 위에서 존재감을 더하는 볼드한 수정 반지 70만원대 생로랑.
천연 아게이드 크리스털에 깃털을 장식한 싱글 귀고리 각 69만원, 72만원 모두 펜디.
그 위에 놓인, 홀스빗에서 영감을 얻은 형태에 빈티지 로즈 컬러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사용한 뱅글 2백만원대 구찌.
2015 S/S 런웨이에서 선보인 레트로풍 귀고리. 에메랄드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표현했다. 가격 미정 프라다.
두 손가락에 끼는 반지와 아래 놓인 같은 라인의 뱅글은 모두 가격 미정 페라가모.
평범한 메탈 소재를 구부리고 커팅하고 재조합한 구조적인 형태가 특징이다. 블랙 오닉스와 메탈이 조화를 이루는 갈고리 형태의 싱글 이어링 70만원대 지방시.
대리석과 오닉스 장식 뱅글 72만원 펜디.
특별한 가공법을 거친 나무 펜던트에 크리스털을 배치한 독특한 조합이 눈에 띄는 네크리스 3백만원대 디올.
이번 시즌 토즈를 대변하는 패턴을 대리석과 메탈로 구현한 링 각 1백20만원대, 50만원대 모두 토즈.
생로랑 02-549-5741
펜디 02-2056-9022
구찌 1577-1921
프라다 02-3218-5331
페라가모 02-3430-7854
디올 02-513-3232
지방시 02-517-7560
토즈 02-3438-6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