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your flag at flo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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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 2020

에디터 이주이(피렌체 현지 취재)

이번 시즌 피티 워모(Pitti Uomo)의 주제는 깃발. 14세기 성벽으로 둘러싸인 포르테자 다 바소(Fortezza da Basso)는 세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모라데이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관점과 상징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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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번째 이벤트, 1천2백3개 브랜드 참가, 3만6천 명 방문. 피티 워모가 남성 패션계를 이끄는 나침반 같은 존재임을 증명하는 수치다. 라르디니 회장 안드레아 라르디니는 “피티 워모는 우리에게 국제 바이어와 언론과의 만남을 갖는 장소는 물론, 브랜드의 지식을 전파하고 협업을 제안할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근엄하고 남성적이며 다소 고전적인 패션을 다뤄온 피티 워모가 올해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펼치고, 스칸디나비아 매니페스토, 차이나 에너지, 재팬 크리에이티비티 나우 등 각각의 테마와 스타일로 다채로운 패션 언어를 거리낌 없이 구사할 수 있는 다면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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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Green

이번 시즌 피티 워모는 남성복 시장 동향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성을 부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자처했다. 패션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은 더 이상 타협이 아닌 필수 불가결한 요소. 매일 2회에 걸쳐 ‘폐기에서 신소재에 이르기까지(Land Flag: From Waste to New Materials)’라는 주제 아래 디자인 비평가 겸 큐레이터 안젤라 루이와 회담을 열었다. 물리학자 겸 천문학자 파비오 페리, 탐험가이자 동기부여 연설가 알렉스 벨리니, <월렛> 매거진 창립자이자 디렉터 엘리스 바이 올슨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여러 관점과 접근 방식을 공유했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청중과 상호작용하는 진정한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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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here at Pitti Uomo

피티 워모는 매 시즌 디자이너를 초대해 스페셜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초대받은 디자이너들은 산타마리아 노벨라 대성당과 같이 신성불가침의 장소에서 패션쇼를 선보일 수 있는 영예를 누린다. 이번 시즌에 초대받은 질 샌더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크 마이어는 “피렌체에서 쇼를 여는 것은 영광이자 완성이다. 아내이자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시에와 나는 피렌체에서 처음 만났고, 그 당시에는 훗날 여기서 함께 쇼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기회는 정말 특별하다. 우리는 이 예술적인 도시와 피티 워모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단순하고 복잡한 패션 콘셉트를 통해 정체성과 기능성이 혼합된 심플렉스(simple+complex) 패션을 선보인 뉴욕 기반의 유니섹스 브랜드 텔파, 랜덤 아이덴티티란 이름으로 성별에 대한 사회 관습에서 벗어나 클래식과 세련된 모더니티의 조합을 보여준 스테파노 필라티, 모델이 걸어 나오는 기존 런웨이 형식에서 탈피해 독립적으로 구분된 팔라조 게리니(Palazzo Gerini)의 각 방을 돌아다니며 클래식 연주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 브리오니 창립 75주년 기념 프레젠테이션 등 초대받은 게스트 디자이너들은 피렌체의 예술적 유산에 경의를 표하며, 르네상스의 숨결을 머금고 그들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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