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23-24 Winter SPECIAL] Reflections on Art and Diversity_시드니 아트스페이스(Artspace) 재개관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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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3, 2024

글 조안나 베어 | 번역 김지은

시드니 아트스페이스(Artspace) 재개관을 맞이하며

다양성은 창의성과 사회 혁신, 포용력을 결정한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의 근간을 마련하고 예상치 못한 것과의 조우를 이끌어내며 익숙지 않음에 대한 공감을 키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에이드리엔 마리 브라운(Adrienne Maree Brown)은 “우리는 사회화를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논박하고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는 경청하는 방법, 특히 추측이나 반감 없이 경청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달려 있을 것이다.”
Diversity drives creativity, social innovation and open-mindedness. It seeds new ideas, sparks encounters with the unexpected, and cultivates empathy for the unfamiliar. Most importantly, it moves societies forward. “We are socialized to see what is wrong, missing, off, to tear down the ideas of others and uplift our own,” writes American writer and activist Adrienne Maree Brown, “To a certain degree, our entire future may depend on learning to listen, listen without assumptions or defe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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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대표성을 둘러싼 힘겨운 논쟁은 동시대 미술을 통해 점점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인구구조가 다문화적인 나라에서 특히 그렇다. 호주의 시드니는 전 세계에서 다문화적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 도시 중 하나다. 백인 식민 지배에 기반한 다분히 유럽 중심의 국가 정체성을 지닌 시드니는 과거 6만5천 년 동안 그곳에 거주해온 호주 원주민 공동체와의 융화를 꾀하고 있다. 또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의 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호주인’에 대한 정의 자체에 관련해 미술계와 예술가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Contemporary art has increasingly become the vehicle through which difficult conversations around diversity and representation occur, particularly in countries with culturally heterogeneous populations. In Sydney, Australia – one of the most multicultural cities in the world – a prevailing Eurocentric national identity built on white colonial dominance is being reconciled with the voices of First Nations communities who have lived there for 65,000 years. Additionally, with an ever-growing population of migrants from Europe, Asia and Africa, what it means to be “Australian” is actively being contested by arts institutions and the artists they work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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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미술관(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의 신관 건물이 들어서면서(※1백50년 역사를 지닌 구관 건물 옆에 나란히 세워진 신관은 오페라하우스 이래 ‘역대급’이라는 수사를 동원한 대형 프로젝트로 ‘시드니 모던’ 프로젝트로 불렸다_편집자 주)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해협제도 원주민(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전용관을 입구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호주 원주민의 예술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표성에 대한 이러한 움직임은 예술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예컨대 헌신적인 호주 원주민 출신 직원들이 팀을 이뤄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춘 업무와 교육뿐 아니라 의사 결정을 주도해나간다.

In 2022, the new building of the state-funded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underscored the importance of First Nations art and culture by placing its dedicated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gallery prominently, near the entrance. Yet this engagement with representation extends beyond the art. A dedicated team of First Nations staff lead decision-making, as well as community-focused engagement and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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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독립 미술관 아트스페이스(Artspace)는 대대적인 공사를 마친 뒤 호주 원주민에 초점을 두고 지난해 12월에 재개관했다. 위라듀리(Wiradyuri)와 카밀라로이(Kamilaroi) 출신 아티스트 조너선 존스(Jonathan Jones)의 개인전 <조너선 존스: 무제(국가의 기록)>는 교역과 식민지 원정 때문에 원산지에서 축출당한 토종 식물, 동물, 오브제의 이야기를 추적한다. 한편 카밀라로이와 가밀라라이(Gamilaraay) 출신 작가 데니스 골딩(Dennis Golding)은 미술관 외벽에 새로운 배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협업과 경청을 바탕으로 탄생한 두 프로젝트는 인간과 자연 모두와 보다 의식적이고 윤리적인 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한다. 아트스페이스의 스튜디오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작가들이 포함돼 있는데, 호주 원주민 아티스트, 시인, 행위예술가 등이 태평양 지역과 선대와의 유대감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A short distance away, independent-run Artspace reopened in December with a First Nations focus after a major building transformation. Wiradyuri and Kamilaroi artist Jonathan Jones’ exhibition untitled (transcriptions of country) traces stories of Indigenous plants, animals and objects removed from their homeland through trade and colonial expedition, while Kamilaroi/Gamilaraay artist Dennis Golding presents a new banner work on the building exterior. Born from collaboration and listening, both projects encourage more conscious, ethical connections to people and to nature. Within Artspace’s studio program are artists from many cultural backgrounds, including First Nations artists and poets, and performance artists who enliven ancestral ties to the Great Ocean (Pacific)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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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은 호주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아트스페이스와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공동으로 주관해 2021~2022년 SeMA 서소문 본관에서 선보인 전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G AUSTRALIA>는 새롭게 정의된 호주의 정체성을 한국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양국의 문화와 예술계를 초월한 시도를 통해 마련된 이 전시는 호주의 인종과 문화적 다양성, 특히 호주 원주민 예술가들을 조명하면서 호주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카밀라로이, 쿠마(Kooma), 지만(Jiman), 구랑구랑(Gurang Gurang) 공동체와 연관이 있는 작가 리처드 벨(Richard Bell)의 작품 ‘엠버시(Embassy)’는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 인정을 거부한 호주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저항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발리 출신 호주 작가 레일라 스티븐스(Leyla Stevens)는 2명의 여자가 동시에 댄스 안무를 익히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잊힌 발리의 여성 예술가들을 재조명했다.

And these narratives resonate beyond Australia. In 2021–22 the exhibition 경로를 재탐색합니다(UN/LEARNING AUSTRALIA) – co-curated by Artspace and Seoul Museum of Art (SeMA), and presented at SeMA – offered South Korean audiences a revised interpretation of Australian identity. Created through inter-institutional cross-cultural learning, the exhibition challenged preconceptions about Australia by foregrounding the country’s racial and cultural diversity, and especially its First Nations artists. Embassy by Richard Bell, who is connected to Kamilaroi, Kooma, Jiman and Gurang Gurang communities, made a defiant statement protesting the Australian government’s refusal to acknowledge Indigenous land rights. Elsewhere Balinese-Australian artist Leyla Stevens returned agency to forgotten Balinese female artists, through a film showing two women learning dance choreography synchron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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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현재진행형인 식민지화 제도를 해결하려 애쓰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공동체를 공정하게 대표하려면 기존의 낡은 인식을 타파하는 탈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차별을 비판하고 소외된 이들을 살피며, 문화적 특징이 뚜렷한 사고방식을 존중하고자 하는 전 세계적 당위성이 커짐에 따라 예술의 힘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제시하며 우리 너머의 세계를 향한 특별한 창을 열어주는 능력에 있다. 글 조안나 베어

As Australia grapples with ongoing systems of colonization, more unlearning needs to take place to fairly represent diverse communities. With an increasing global imperative to critique discrimination, platform the marginalised, and celebrate culturally-distinct ways of thinking, the power of art lies in its ability to truth-tell, offer hope, and provide unique windows into worlds beyond our own. by Johanna Bear.


[ART + CULTURE ’23-24 Winter SPECIAL]

01. Intro_다양성의 가치  보러 가기
02. Front Story_타이베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23_<Small World>_나와 너, 그들의 이야기… 우리의 화두  보러 가기
03. 가장 사적인 ‘취향 페어링’을 찾아서  보러 가기
04. A Glimpse into Vienna’s Art Scene _도시 자체로 ‘문화예술 특별구’  보러 가기
05. A Glimpse into Vienna’s Art Scene _#세상의 시선을 스스로 바꿔나가는 예술  보러 가기
06. A Glimpse into Vienna’s Art Scene _#고전부터 컨템퍼러리까지 아우르는 월드 클래스 컬렉션과 기획전  보러 가기
07. A Glimpse into Vienna’s Art Scene _#비엔나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새 랜드마크들  보러 가기
08. A Glimpse into Vienna’s Art Scene _#차근차근 보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가는 미술 시장 보러 가기
09. Interview with 마뉴엘 솔라노(Manuel Solano)_이해하고 이해받기 위한 여정 보러 가기
10. 뉴욕(New York) 리포트_지금 우리 미술을 향한, 세상의 달라진 시선  보러 가기
11. 시드니 아트스페이스(Artspace) 재개관을 맞이하며_Reflections on Art and Diversity  보러 가기
12. 하루키의 텍스트가 기억될,미래의 기념관이자 현재의 도서관  보러 가기
13. 마크 로스코(Mark Rothko)_화폭에 담긴 음률  보러 가기
14. 호시노야 구꽌(HOSHINOYA Guguan)__물, 바람이 만나는 계곡의 휴식  보러 가기
15. Exhibition in Focus  보러 가기
16. Remember the EXHIBITION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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