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i Tw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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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 2017

글 김민서

‘바마코의 눈(The Eye of Bamako)’이라는 별칭을 얻은 사진작가 말리크 시디베(Malick Sidibe´)는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의 시선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아티스트였다. 지난해 봄 타계한 시디베를 추모하는 전시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열리고 있다. ‘흑백 감성’을 품은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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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색이 사라진 흑백 세상에서는 모두가 평등할까.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아프리카인으로는 처음으로 황금사자상 공로상을 받은 말리(Mali) 출신의 사진작가 말리크 시디베(Malick Sidibe´, 1935~2016)의 흑백 작품에는 오로지 피사체의 감정만 존재하는 듯하다. 지난해 봄 작고한 시디베는 조국의 수도인 바마코(Bamako)가 문화적으로 싹을 틔운 1960~70년대 일상 풍경을 기록한 사진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인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아티스트다. 그동안 아프리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지원해온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파리 14구에 위치한 전시장에서 시디베의 작품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말리크 시디베, 말리 트위스트(Malick Sidibe´, Mali Twist)>를 개최하고 있다. 바마코에서 남쪽으로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 솔로바(Soloba)에서 태어난 시디베는 학생 시절부터 드로잉에 재능을 보였는데, 우연히 프랑스 사진작가 제라르 기야(Ge´rard Guillat)의 눈에 띄어 사진에 입문했다. 1955년부터 기야의 스튜디오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다가 2년 뒤 전문 포토그래퍼가 된 그는 1958년 바마코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연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말리는 문화적으로 깨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시디베는 새 시대를 맞아 생동하던 바마코를 배경으로 청년 문화를 담아내는 데 열중했는데, 그의 사진을 보면 대다수에게 그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로만 여겨져온 미지의 땅 말리 사람들의 흥과 끼가 뚝뚝 묻어난다. 흔히 ‘아프리카’라고 하면 떠올리는 기아, 질병을 소재로 한 보도사진과는 달리 그저 젊은 세대다운 밝고 쾌활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시디베는 ‘젊은이들의 리포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서 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유럽 등 서구 큐레이터들의 인정을 받았고, 말리가 낳은 또 다른 사진작가 세이두 케이타(Seydou Keta)와 더불어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 1984년 개관한 이래 30년 넘게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가들과 협업을 펼쳐온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아프리카 예술을 널리 알리는 데도 일조했다. 시디베, 케이타를 비롯해 콩고 출신 조각가 보디스 이세크 킹겔레즈(Bodys Isek Kingelez)와 화가 셰리 삼바(Che´ri Samba) 등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 밖에도 여러 단체전에서 모드 문투(Mode Muntu)의 회화 작품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말리크 시디베 추모전은 1995년 해외에서 최초로 열린 그의 개인전 이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20여 년 만에 다시 여는 전시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제임스 브라운의 팬(Fans de James Brown)’, ‘레코드에 미쳤어요!(Je Suis Fou des Disques!)’ 같은 대표작뿐만 아니라 미공개 빈티지 프린트까지, 2백50점이 넘는 규모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홈페이지 http://fondation.cartier.com



[MISCELLANE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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