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ood design for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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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2, 2016

글 이소영 | sponsored by OMEGA

어린이를 위한 행복한 디자인

디자인은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마음을 담뿍 담은 키즈 제품은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과 컬러까지사랑스러워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필립 스탁, 피에로 리소니, 스테파노 조반노니 등의 참여로 최근 더욱 풍성해진 어린이 디자인 제품을 주목하자. 손때가 묻으면 더 멋스러워지는 가구이자 장난감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아이보다 더 마음 설레는 부모들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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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과 마지스의 키즈 라인이 격돌하다

명작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첫눈에 보자마자 갖고 싶은 디자인, 우리를 감탄하게 만드는 디자인은 사랑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대상에 맹목적 애정이 없다면 그토록 디자인을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애정이 없다면 아무리 고심해도 명작은 탄생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디자이너가 조국에 대한 사랑,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디자인에 대한 사랑을 시각화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순수한 애정은 어떤 종류의 사랑에도 뒤지지 않는다. 부모가 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말은 디자인 세계에서도 통용된다. 어린이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디자인에 접근한다면 놀랄 만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지스(Magis)의 어린이 라인 미 투(Me Too)는 유명 디자이너 마크 뉴슨(Marc Newson), 하비에르 마리스칼(Javier Mariscal), 오이바 토이카(Oiva Toikka), 에로 아르니오(Eero Aarnio) 등이 만든 사랑스러운 제품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마지스 창립 40주년을 맞아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가 노새 모양의 디자인 제품 에토레(Ettore)를 출시했다(www.magisdesign.com).
카르텔(Kartell)은 2016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와 더불어 새롭게 어린이 라인을 출시했다. 스타 디자이너 페루초 라비아니(Ferruccio Laviani),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디자인 회사 넨도(Nendo)가 참여해 조용히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마지오에 도전장을 던졌다. 흥미로운 것은 카르텔은 이미 1964년에 세계 최초로 전체를 플라스틱으로 만든 4999라는 어린이 의자를 선보인 바 있는 선구자라는 점이다. 디자이너 마르코 자누소(Marco Zanuso)와 리하르트 자퍼(Richard Sapper)가 함께 만든 이 의자는 가볍고 모던하면서도 유쾌한 색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후 드디어 선보인 카르텔 키즈 라인은 가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나 장난감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필립 스탁의 폴리카보네이트 시소 에어웨이(Airway)는 활동적인 어린이를 위한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공중에 떠 있는 이 투명한 그네를 과연 마다할 아이가 있을까? 피에로 리소니의 자동차 디스코볼란테(Discovolante)와 트랙터 테스타칼다(Testacalda)는 어린이보다 아빠들이 더 좋아할 것 같은 매력적인 제품이다. 넨도가 선보인 투명한 H-호스(H-Horse)와 컬러풀한 스툴 스마일(Smile) 시리즈는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특히 이번 어린이 라인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북돋는 기능까지 갖추었는데, 페루초 라비아니의 클립 클랍(Clip Clap)은 플라스틱 블록으로 테이블과 책상의 높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게임과도 같은 제품이다. 또 카르텔의 시그너처 제품인 투명한 플라스틱 의자인 루 루 고스트(Lou Lou Ghost)의 키즈 라인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어린이의 이름과 그림, 짧은 글귀를 새길 수도 있다고 하니 참조하시라(www.kartell.com).


21세기와 20세기 디자이너의 키즈 라인은 어떻게 다른가?

카르텔과 마지스 외에도 디자이너 스테파노 조반노니(Stefano Giovannoni)가 가구 브랜드 키보(QeeBoo)를 론칭하면서 어린이 의자를 포함시켰고, GTV(Gebru··der Thonet Vienna) 역시 디자이너 그룹 프런트(Front)의 참여로 흔들 목마를 선보였다. 스테파노 조반노니의 토끼 의자(Rabbit Chair)는 토끼의 귀에 기대어 앉는 재미있는 제품으로, 의자가 아니라 인테리어에 악센트를 선사하는 오브제로도 손색이 없다. 16가지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LED 조명이 내장되어 램프로도 사용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출시되자마자 인기 제품 반열에 올랐다. 귀여운 데이지 램프(Daisy Lamp)와 체리 램프(Cherry Lamp)도 어린이 방에 잘 어울린다(www.qeeboo.com). 프런트의 흔들 목마 푸리아(Furia)는 유선형의 부드러운 디자인과 감각적인 컬러의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www.gebruederthonetvienna.com). 21세기 어린이 디자인 제품의 부흥이 반가운 한편, 20세기의 키즈 디자인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금호미술관 컬렉션 전시 <Big: 어린이와 디자인>에서는 과거의 디자이너들도 어린이에 대한 애정이 극진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20세기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놀이용과 교육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놀이로 보내며, 그것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굳이 경계를 나눈다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디자이너의 의도로 이를 분류한 전시였다. 살아 있는 디자인의 거장 엔초 마리(Enzo Mari)의 시소를 만들 수 있는 거대한 퍼즐과 나나 디첼(Nana Ditzel)의 유아용 식탁 의자, 장난감이자 심리 치료용으로 이용되는 레나테 뮐러(Renate Mu··ller)의 동물 인형, 찰스 & 레이 임스(Charles and Ray Eames) 부부의 합판 코끼리 스툴, 선명한 색과 견고함이 특징인 코 베르주(Ko Verzuu)가 디자인한 ADO사의 장난감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특히 덴마크 최초의 여성 가구 디자이너인 나나 디첼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1950년대부터 어린이 가구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다. 나무의 색감과 질감을 살린 부드러운 곡선과 단순한 형태로 식탁용 의자, 요람 등 다채로운 유아 가구를 선보였다. 반면 루이지 콜라니(Luigi Colani)와 장 프루베(Jean Prouve′)는 학습용 가구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이는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의 성장과 더불어 1930년대 신소재인 스틸 파이프와 알루미늄의 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디자이너라기보다 엔지니어라고 생각했던 장 프루베 역시 학교 건축과 어린이 가구에 관심을 가졌는데, 효율도 함께 고려했기에 대량생산되어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www.kumhomuseum.com).


어린이에게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은 없다

최근 유럽에서 출시된 키즈 라인과 20세기 디자인 거장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실제 경험하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오늘 당장 구입하거나 만져볼 수 있는 어린이 디자인 제품은 없는 걸까? 일단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가볼 것을 권한다. 곳곳에 방문객을 위해 유명 디자이너의 의자를 설치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어 아쉽다. DDP 가구 컬렉션 중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가구는 포니(Pony), 시소(Seesaw), 토마토 체어(Tomato Chair), 포뮬러 의자(Formula Chair) 등이 있는데, 지금 일부는 수리 중이다. 특히 인기 있는 의자는 프라톤(Pratone)과 스펀 체어(Spun Chair)다. 프라톤은 조르조 케레티(Giorgio Ceretti), 피에로 데로시(Piero Derossi), 리카르도 로소(Ricardo Rosso)의 작품으로 140cm의 거대한 폴리우레탄 잔디 모양이다. aA디자인뮤지엄 김명한 관장은 성인은 이 의자 앞에서 당황하지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몸을 눕힌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만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디자인이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보면 의심할 나위 없는 의자인 것이다. 스펀 체어는 D뮤지엄에서 개인전을 가진 영국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wick)의 작품이다. 좌우가 팽이처럼 대칭을 이루어 360도 회전이 가능하기에 성인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www.seouldesign.or.kr).


덴마크 디자이너의 작품, 키즈 클래식이 되다

덴스크, 모벨랩, 이노메싸 같은 디자인 전문점에서도 거장들의 어린이용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한스 베그네르(Hans Wegner),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 등 덴마크 디자이너들이 만든 어린이 가구가 대부분이라는 것. 이는 20세기에 독보적 활약을 펼쳤던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이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스 베그네르의 피터스 체어(Peter’s Chair)는 그가 동료 가구 디자이너인 뵈르게 모겐센(Børge Mogensen)의 아들 피터의 생일 선물로 만들어서 선물한 이후 호평받으며 정식 모델로 생산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현재는 카를 한센 & 쇤(Carl Hansen & Søn)에서 리프로덕션하고 있고, 매칭되는 테이블도 갖추고 있다. 아르네 야콥센의 시리즈 7 체어(Series 7 Chair)의 미니어처와 베르너 팬톤의 FPE 체어(FPE Chair)의 미니어처 버전도 인기다. 다만 두 제품은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어린이용으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제조사에서 어린이를 타깃으로 미니어처 버전을 후에 생산한 경우이기는 하다. 아르네 야콥센은 건축과 인테리어를 설계하면서 점차 디자인으로 영역을 넓혔는데, 어린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1950년대에는 뭉크가르드 학교의 인테리어와 가구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미니어처 가구만 판매하고 있어 아쉽다. 디자이너 페테르 J 라센(Peter J Lassen)이 설립한 몬타나(Montana)는 플렉서블한 모듈 시스템과 다채로운 컬러를 직접 선택해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 회사다. 예를 들어 어린이용 작은 나무 박스는 색깔이 42가지나 되기에 어떤 컬러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상상력을 북돋아줄 것 같다(www.mobellab.com).
로젠달(Rosendahl)에서 만드는 디자이너 카이 보예센(Kay Bojesen)의 목각 인형 시리즈도 1950년대에 만들었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아기가 빨아 먹어도 안전한 천연 오일로 마감 처리했고, 아홉 군데의 관절이 움직이는 섬세한 기술이 특징이다. 티크로 만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색깔이 멋스럽게 변한다고 한다. 디자인 레터스(Design Letters)에서 제작한 타이포그래피 시리즈는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알파벳 폰트를 이용한 키즈 라인을 선보인다. 2009년에 창립한 덴마크 디자인 회사에서 1937년에 발표한 폰트를 이용해 어린이를 위한 문구용품, 테이블웨어를 만든다는 것이 재미있다(www.innometsa.com).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제품의 장점은 무궁하다. 창의력을 증진시키고, 일상의 행복을 배가한다. 아이와 부모가 공통분모를 가질 수 있고, 동심을 자극하는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도 수행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인 점은 아이가 자라 다시 자신의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내구성이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키즈 라인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 공예 디자인의 자존심을 가미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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