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airytale of the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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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1, 2023

에디터 윤자경
바람도, 구름도 루이 비통의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막지 못했다. 아니, 바람과 구름뿐 아니라 호수와 은은한 파도,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비까지 함께한 한 편의 동화 같은 캣워크를 펼쳐냈다. 2024 루이 비통 여성복 크루즈 쇼 리포트.

판타지와 마주한 ‘변화’의 시간
이탈리아 마조레 호수(Lake Maggiore)에 자리한 작고 아름다운 이솔라 벨라(Isola Bella) 섬은 몇 세기 동안 보로메오(Borromeo) 가문의 전설을 간직해왔다. 무한한 초록빛으로 피어나는 수면 위로 신비로운 정원이 펼쳐지는 궁전에서 열린 루이 비통 2024 크루즈 컬렉션. “이탈리아에는 가고 싶은 아름다운 곳들이 무척 많죠. 그중에서도 호수가 주는 신비로움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를 매혹한 이곳에서 마치 동화 속 요정들이 펼치는 듯한 축제가 열렸다. 그는 ‘물’을 둘러싼 자연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물속에서 빠져나와 정원을 거니는 그의 모델들은 이내 정원의 나무와 동화되어 어느새 숲의 요정으로 변신했다. 물결치는 듯한 프릴, 과장된 칼라, 우아한 스쿠버다이빙복을 떠올리게 하는 방수 소재, 상반된 무게와 질감을 지닌 소재들의 믹스 매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니콜라 제스키에르만의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룩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호수를 둘러싼 상상 속 수많은 피조물, 용의 날개를 지닌 호수의 인어 같은 아름다운 창조물들이 물 밖으로 나온 느낌이랄까. 영화나 오페라를 보는 듯 드라마틱한 의상들은 이번 루이 비통 크루즈 쇼에서도 여전히 건재했다. 색색의 다양한 마스크와 로마 장인들이 직접 만든 유니크하고 매력적인 헤드기어는 의상을 완성하는 중요한 오브제다. 파스텔 톤의 은은한 색은 캐주얼한 풀오버를 사랑스럽게 변신시켰고, 더 자유롭고 여유로운 실루엣은 바람과 함께하는 옷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꽃잎과 나뭇잎을 모티브로 한 오간자 드레스, 여러 겹으로 레이어링한 실크 스커트, 물고기의 비늘을 형상화한 튤립 스커트 등은 보는 이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했다. 피날레는 가만히 있어도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롱 드레스로 구성되었다. “호수의 인어들이 물 밖으로 나와 꽃이 되었다고 할까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꽃 말이죠.” 셀 수도 없이 여러 겹을 레이어링한 퍼프 소매와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색색의 보디 드레이프 스윙 드레스를 입은 숲의 요정들. 잠시 동화 속 판타지를 들여다본 듯 몽환적인 시간이었다. 마조레 호수 이솔라 벨라 섬에서 열린 2024 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은 이렇게 또 하나의 전설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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