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bai lovers’ FaVor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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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5, 2017

글 고성연(두바이 현지 취재)

‘사막의 꽃’, ‘중동의 맨해튼’ 등의 수식어를 거느린 두바이는 ‘세계에서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글로벌 톱 4’에 오를 정도로 주목받는 곳이 됐다. 게다가 방문객 중 65% 정도가 관광과 휴식을 목적으로 일부러 찾을 정도로 인기 높은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와 스카이라인 등 볼거리도 대단하지만, 이는 막강한 콘텐츠의 표피일 뿐이다. 최근 선보인 아웃도어 CF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박진감 넘치는 샌드 스키, 샌드 보드를 비롯해 열기구, 사파리 등 황금빛 사막에서의 이색 체험은 물론 각종 레포츠와 익스트림 스포츠,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고 참신한 식도락, 쇼핑 등 실속 있는 즐길 거리가 파릇파릇 샘솟아나는 두바이의 매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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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정의는 각자의 취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수만 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어느 정도의 ‘고단함’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재치 넘치는 ‘글발’로 유명한 여행 작가 빌 브라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집의 안락함을 기꺼이 버리고 낯선 땅으로 날아와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잃지 않았을 안락함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쓰면서 덧없는 노력을 하는 게 여행 아닌가.” 한마디로 ‘사서 고생’이라는 소리다. 빌 브라이슨처럼 지구촌을 유쾌하면서도 꽤나 고생스럽게 누비는, 모험적인 성향이 다분한 부류의 여행객이 아니더라도, 낯선 곳에서 지낼 때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법한 단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일 터다. 다시 한 번 빌 브라이슨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에게는 여행을 하다 보면 결국 집을 그리워하게 되면서도 “매일 저녁 새로운 도시에 가보면서 평생을 살아도 좋겠다”는 양가적인 감정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요즘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여행지로 몇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 ‘사막 위에 핀 기적’으로 불리는 두바이(Dubai)다. 사막의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828m) 빌딩(부르즈 할리파)을 내세운 강력한 스카이라인, 아라비아 전통 목선의 유려한 돛 모양을 띤 채 인공 섬 위에 도도하게 자리 잡은 7성급 호텔(부르즈 알 아랍)을 볼 수 있는 주메이라 비치와 야자나무 형태를 본뜬 인공 섬(팜 주메이라), 막강한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두바이 몰 앞에서 매일 저녁 펼쳐지는 현란한 분수 쇼(더불어 부르즈 할리파의 건물 외관이 근사하게 바뀌는 조명 쇼도 감상할 수 있다)…. 대개는 두바이라고 하면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와 같은 화려한 면면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첫 방문객이라면 놓치고 싶지 않을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그런데 두바이는 단순히 볼거리만 두드러진 곳은 아니다. 진정한 ‘아라비안 정취’를 경험할 수 있는 사막 사파리나 오페라 관람, 유유히 물결을 가르며 고층 빌딩 숲을 조망할 수 있는 요트 크루즈처럼 가족 단위로 경험할 만한 아기자기한 도락은 물론,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모험 레포츠가 가능한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게다가 다채롭고 이색적인 미식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 2백여 개 나라 사람들이 모여드는 글로벌 허브인 만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장 ‘핫’하다는 호텔, 레스토랑이 놀라울 만큼 빠르게 들어서니 트렌드에도 강하다. 두바이를 한 번 이상, 또는 자주 찾는 방문자가 점점 더 늘어나는 배경에는 이처럼 참신하고 역동적인 면모가 버티고 있지 않을까.
도시 전체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쾌감, 마천루를 유유히 헤쳐나가는 크루즈의 낭만
‘중동의 뉴욕’이라고 불리는 두바이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도시’는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여서다. 어쨌거나 이곳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사실 뉴욕 부럽지 않다는 도시 경관 그 자체다. 인류 최고의 창조물이라는 도시미의 극치를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흔하지만 제일 애용되는 방법은 두바이의 명물 부르즈 할리파의 아찔할 정도로 높은 야외 전망대(1백48층)에 올라가는 것. 도시 풍경을 탁 트인 시야로, 그것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저녁에는 해변을 따라 줄지어 선 빌딩 숲의 자태를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도 즐길 수 있는 크루즈(http://xtremeyacht.com)도 있다. 저녁 식사와 샴페인을 곁들인 ‘낭만 크루즈’도 선택할 수 있다. 좀 더 생생한 경험을 원한다면 수상 비행을 적극 권할 만하다. 평온한 정취를 풍기는 두바이 크릭에서 출발하는 시 윙즈(http://seawings.ae)는 인기가 많아 ‘예약 필수’인 여행 상품이다. 하얀 건물에 푸른 지붕이 인상적인 파크 하얏트가 자리한 두바이 크릭(Dubai Creek)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르는데, 랜드마크로 가득한 세련된 스카이라인부터 고운 에메랄드빛이 인상적인 바다, 그와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모래 사막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비행이다. 특히 달에서도 보인다는 거대한 야자수 모양의 인공 섬 팜 주메이라가 뽐내는 자태는 압권이다. 뭔가 ‘스릴’을 담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스카이다이빙도 용감한 도전이 될 듯싶다. <런닝맨>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60초간 ‘자유 낙하’를 하면서 아찔하고도 짜릿한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데, 바다를 보면서 뛰어내리는 팜 드롭 존(Palm Drop Zone)과 사막을 내려보면서 다이빙하는 데저트 드롭 존(Desert Drop Zone) 중 고를 수 있다.
열기구에서 듄 배싱까지, 사막의 일출, 일몰과 함께하는 황홀한 체험
두바이까지 갔는데, 사막 풍광을 그저 스쳐 지나가거나 멀리서 바라만 보고 말기에는 아깝기 그지없다. 사실 두바이를 찾는 많은 이들이 진정한 ‘0순위’로 꼽는 소중한 추억은 ‘사막 체험’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체험 코스는 낙타, 오릭스, 가젤 같은 동물들이 거니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사막 사파리’. 사륜구동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금빛 사막에 솟아오른 모래언덕을 질주하는 ‘듄 배싱(dune bashing)’, 그리고 모래 위에서 스키나 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는 ‘샌드 스키’, ‘샌드 보딩’ 같은 활동은 사파리의 백미로 꼽힌다. 반나절 정도 소요되는 선셋 투어를 택한다면 사막의 실루엣과 빛깔이 더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일몰의 순간을 잊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베두인족 야영지인 사막 캠프에서 벨리 댄스를 감상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노라면 ‘아라비안나이트’의 운치를 접할 수 있을 터다. 일출도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특히 열기구를 타고 올라 공중에서 해가 뜨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핫 에어 벌룬 투어(www.ballooning.ae)’. 어슴프레한 사막의 새벽녘에 마치 마법 양탄자처럼 하늘에 날아올라 둥실 떠다니는 느낌, 그리고 어느새 사막 지평선 가까이 멀리 보이는 하자르 산(Hajar Mountain) 뒤로 해가 서서히 떠오르는 광경을 지켜보는 신비로운 경험은 그 환상적인 전율을 정확히 말로 옮기기 힘들다. 바람이 빚어내는 ‘사막의 춤’, 그러니까 모래의 율동감 있는 움직임을 보노라면 그저 ‘예술’이라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예약은 필수고, 10월 초에서 5월 말까지만 가능한 활동임을 기억하자(체류하는 호텔 픽업과 열기구 체험 뒤 사막의 아침 햇살 속에서 즐기는 아침 식사까지 포함된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1천1백디르함).
미식과 쇼핑의 메카, 날마다 새로움이 찾아온다
이렇듯 여행이 선사하는 ‘비일상적인’ 경이로움을 누린다고 하더라도 건강하고 맛난 먹거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즐거움이 급감할 수 있다. 음식을 여행의 구심점에 두는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흩어지는 에너지를 다잡아주는 게 바로 먹거리 아니던가. 두바이는 2월에 열리는 ‘푸드 페스티벌’ 기간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을 만큼 미식의 도시다. 제주도 면적의 2배가 좀 넘는 두바이에 무려 9천 개가 넘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고 하는데, 그 다채로움과 미식 수준도 놀랍지만, 새로운 명소가 거의 날마다 탄생하는 듯한 역동감에도 감탄하게 된다. 그중 ‘신성’ 몇 곳만 소개하자면,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주메이라 디스트릭트의 새로운 복합 문화 단지인 시티 워크(City Walk)는 유럽을 옮겨놓은 듯한, 그렇지만 현지색이 가미된 곳인데, 참신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들어서 미식가들도 즐겨 찾는다. 다양한 인물을 그린 그라피티 아트로 눈길을 절로 사로잡는 ‘아트월’이 곳곳에 늘어선 이곳에는 분자 요리의 미학을 아랍 음식에 접목했다는 평을 받는 파지 카페(Farzi Cafe′), 한국에도 알려진 베이커리 폴(Paul), 컵케이크 전문점 허밍 버드 베이커리(The Humming Bird Bakery) 등을 비롯해 흥미로운 먹거리가 넘친다. 이 중에는 지난해 가을 문을 연 이래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게 난 월넛 그로브(Walnut Grove)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건너온 이 캐주얼 레스토랑은 버거, 피자, 샐러드 등 익숙한 서양식에 타이, 인도, 아랍 등을 비롯한 다양한 요리를 가미해 새롭게 탄생시킨 창의적인 메뉴(ex. 스윗 칠리 치킨 사테 샐러드)를 자랑한다. 무지개색이 화사해 시선을 끄는 레인보 케이크를 비롯한 디저트로도 유명하다. 두바이 다운타운에 간다면 새롭게 떠오른 명소 사르곤(Sargon)을 기억해둘 만하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아카드 왕국을 세운 왕의 이름을 땄다는 이 레스토랑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높은 후무스(Hummus, 으깬 병아리콩과 오일, 각종 양념을 섞은 요리)의 다채로운 버전을 비롯해 터키와 인도식을 녹인 시리아+레바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부르즈 할리파를 배경으로 한 야경을 보면서 아랍식 담배인 시샤도 즐길 수 있다. 바다가 보이는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JBR) 쪽에는 그런 탁 트인 풍경과 잘 어울리는 레스토랑도 새로 생겼다. UAE 지역 현지식이지만 현대적으로 해석한 노력이 많이 엿보이는 세븐 샌즈(Seven Sands, 아랍 7개 토후국을 일컫는 이름이다). 정갈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중동식 모둠 샐러드(Mezzeh),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바스마티 라이스에 사프란 등 각종 향신료와 스파이스를 넣은 푸가(Fouga) 같은 정통 현지식을 비롯해 다양한 식단을 섭렵할 수 있다. 사막 지역에 가면 벨리 댄스를 비롯한 각종 공연, 현지식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다채로운 음식을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는 카스르 알 술탄(Qasr Al Sultan)은 ‘총체적 경험’을 선호하는 가족이나 대규모 여행객에게도 인기 만점인 곳이다. 2020 엑스포를 겨냥해 날이 갈수록 풍성해지는 도시의 콘텐츠만큼이나 두바이의 미식 풍경은 자꾸만 더 풍요로워지고 있는 듯하다. 저마다 다른 풍미의 흥미로운 양파 껍질을 자꾸 덧대기라도 하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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