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destination, Neap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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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3, 2018

에디터 권유진

“눈을 감고 나폴리를 생각하면, 나는 이런 컬러들이 보입니다.” _샤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 루치아 피카
지난 10월, 청담동 K현대미술관에서 소수에게만 공개한 샤넬의 ‘2018 S/S 나폴리 컬렉션’ 프리뷰 현장. ‘나폴리’라는 단 한 가지 단서만 가지고 맞닥뜨린 나폴리 컬렉션은 보는 순간 마음 한편이 뜨거워질 정도로 강렬하고 눈부신 나폴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나폴리의 자연과 그곳에 깃든 강렬한 햇살, 그리고 파스텔 톤을 가득 머금은 건물과 바로크 양식의 장식까지, 이런 나폴리의 따스하고 풍요로운 풍경은 루치아 피카가 창조한 샤넬 코스메틱에 강렬하고 우아하게 스며들었다. 샤넬의 아이덴티티와 나폴리의 에너지, 그리고 루치아 피카의 열정과 감각이 만나 탄생시킨 이 매력적인 컬렉션에 대해 루치아 피카와 서울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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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의 에너지를 담은 샤넬 2018 S/S 나폴리 컬렉션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신성하고 관능적인 도시, 나폴리. 소박하고 거칠지만 낙천적인 에너지로 생동하는 이 도시는 샤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 루치아 피카의 고향이자, 지난 시즌 캘리포니아에 이어 샤넬 메이크업 컬렉션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두 번째 여행지다. 이 페이지에 소개한 이미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수많은 의미와 은유가 담긴 나폴리의 아름다운 풍경은 2018 S/S 나폴리 컬렉션의 다채로운 컬러와 무드, 테크닉에 영감을 주었다. 짙고 강렬한 검은 모래와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는 노란 암석, 해 질 녘의 신비로운 빛을 머금은 바다, 역사적인 도시 곳곳의 전통 문양과 장식까지, 루치아 피카가 나폴리에서 느끼고 상상한 이미지와 기억은 다채로운 컬러의 메이크업 아이템으로 재탄생해 피부 위에서 가장 돋보이는 컬러를 발산한다. 대표적으로 샤넬에서 지금까지 출시한 팔레트 중 가장 다양한 컬러를 담은 ‘레 네프 옹브르 팔레트 에디션 N°1’은 나폴리의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컬러뿐 아니라 텍스처까지 나폴리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나폴리의 낙천적인 무드를 반영한 밝은 컬러부터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깊고 차분한 컬러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나폴리의 풍경처럼 표현 방법에 따라 컬러를 은은하게, 또는 강렬하게도 연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팔레트다. 이와 함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특별하고도 새로운 형태의 제품은 폼페이 프레스코화를 그릴 때 사용했던 템페라 기법(달걀, 벌꿀 등을 용매제로 사용한 안료나 이것과 섞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적용한 ‘뿌드르 아 레브르’다. 루치아 피카의 열정과 애정을 담은 이 특별한 립 팔레트는 투명한 모이스처라이징 밤과 틴티드 프레스트 파우더 피그먼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용법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다. 먼저 손가락 끝으로 밤을 발라 입술을 촉촉하게 만들고, 내장된 애플리케이터 혹은 손가락 끝으로 파우더를 두드려 바르는 것. 루치아 피카가 ‘방금 키스한 듯한 입술’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컬러가 은은하게 번진 매력적인 립을 매우 쉽게 연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나폴리의 노을 진 하늘에서 포착한 파스텔 핑크 구름의 신비로운 컬러와 프레스코화에 자주 사용한 밝고 선명한 옐로 컬러와 민트 컬러를 더한 네일 에나멜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주 오래된 나폴리의 기원에서 영감을 받은 매우 새롭고, 로맨틱하며 재미있는 컬렉션’이라고 표현한 루치아 피카의 말처럼, 다가올 스프링 시즌에는 나폴리의 컬러를 피부에 바르는 것을 넘어 나폴리의 우아하고 위트 있는 애티튜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매 시즌 뷰티 제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콘셉트와 비주얼이 감각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 루치아 피카. 그녀와 그녀의 감성을 불어넣은 나폴리 컬렉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옆 페이지의 인터뷰를 확인할 것.

문의 080-33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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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_ Lucia Pica
Q 특정 도시나 장소,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풍경과 컬러에서 주로 영감을 받고 있다. 풍경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에 감탄했고, 이를 메이크업 제품으로 연결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당신의 SNS를 보니 평소에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도 많은 것 같다. 당신은 어떠한 성향의 여행자인가? 저는 간혹 계획 없이 여행을 하곤 해요. 우연히 무엇인가 발견하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렇게 여행하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해요. 호텔을 찾지 못한다든지,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난감할 때도 있죠. 하지만 무작정 여행을 떠나보면 그 장소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어요. 여행을 철저히 계획하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니까요. 저는 늘 여행을 할 때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여지를 주려고 해요. 샤넬과 함께한 이번 ‘Travel & Journey’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철저하게 준비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어요.
Q 나폴리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가? ‘나폴리’를 단어로 정의하자면 저의 뿌리, 그리고 애정, 소속감이에요. 비록 지금은 제 가족이 나폴리를 떠났지만, 제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고 너무나 사랑하는 곳이기에 지금도 나폴리에 자주 가곤 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의 촉감과 향만으로도 굉장히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장소라고 느끼죠. 그만큼 나폴리는 저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언제 가더라도 굉장히 기분이 좋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죠. 더 많이 웃게 되고요. 나폴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빛’이에요. 강렬한 황금빛! 그 안에 흠뻑 젖어들면 마치 제가 나폴리의 사랑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어릴 때 일요일이 되면 아빠와 오빠랑 함께 나폴리 해변에 갔어요. 그곳에서 탐험 놀이도 하고 휴양을 즐겼죠. 파스텔컬러의 작은 집들을 구경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특히 해변은 햇볕에 눈부시게 반짝이는데, 그런 반면 화산재로 이루어진 검은 모래가 짙고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짙은 컬러의 바다, 눈부시게 환한 빛, 노란색 암석까지, 나폴리는 그야말로 색감이 풍부한 도시예요. 저는 이번 컬렉션에서 이런 나폴리가 지닌 강렬한 에너지와 컬러를 메이크업 제품으로 해석하고 싶었어요. 보다 추상적인 접근을 통해서요.
Q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나폴리 이미지를 이번 컬렉션에 어떻게 녹여내기를 바랐나? 나폴리 특유의 컬러는 두말할 것 없고 나폴리 특유의 텍스처와 에너지를 담고 싶었어요.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텍스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나폴리의 전통 템페라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립 팔레트인 ‘뿌드르 아 레브르’가 대표적이에요. 이번 컬렉션에서 나폴리의 강렬하면서도 밝은 에너지를 표현하되, 샤넬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이 고심했어요. 밝지만 깊이감 있는 컬러와 텍스처를 구현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죠. 특히 이번 컬렉션 중 프레스코화에 자주 사용하는 옐로 컬러 네일 에나멜을 만들 때 다소 어려움이 있었어요. 파스텔 계열의 옐로 컬러보다는 깊이감이 있는 동시에 웨어러블한 컬러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Q 이번 신제품 컬렉션을 활용하는 당신의 팁을 소개해달라. 저는 더스티 그레이-그린 컬러인 ‘옹브르 프리미에르 크림 아이섀도 베르데라므’를 이번 신제품인 ‘레 네프 옹브르 아이 팔레트’ 아래 레이어링하는 것을 좋아해요. 보다 깊고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죠. 옹브르 프리미에르 크림 섀도를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려 바르고 레 네프 옹브르 팔레트에서 새틴이나 세미-메탈릭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해 브러시로 레이어링하면 돼요. 특히 팔레트에 담은 두 가지 그린 컬러를 함께 발라보길 추천해요. 보통 하나 이상의 컬러를 믹스하고 싶을 때는 밝은 컬러와 비교적 차분한 톤의 컬러를 매치하면 좋아요. 저는 이런 레이어링과 믹스 매치를 위한 아이디어를 위해 이 새로운 아이 팔레트를 세 가지 하모니로 구성했어요.
Q 당신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라기보단 예술가에 가깝다. 이런 남다른 관점과 지식은 단순히 타고난 것이 아닌, 성장 배경이나 관심사, 노력으로 형성되었을 것 같다. 인생에서 어떤 부분이 당신의 성향과 창의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저 역시 이런 남다른 성향이나 관점은 타고나기보다 후천적인 노력과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초가 되는 토대는 있겠죠. 하지만 특정 분야에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그에 따라 자기 자신을 성장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특별히 예술적인 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늘 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제게 편안하고 익숙한 도시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곳, 새로운 언어와 문화가 있는 곳에서의 도전을 말이죠. 사실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힌다는 것이 제겐 매번 큰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스스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만듦으로써 저 자신을 발전시키고 관심 분야에서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제 주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들과 교류하고 영감을 주고받은 것도 저의 성향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Q 새로운 컬렉션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무엇인가? 앞서 설명했지만 저는 여행을 할 때도, 새로운 컬렉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도 철저하게 계획하지는 않아요. 아이디어가 갑자기 생각날 때도 있고, 엉뚱한 상황에서 떠오르기도 하죠. 에피소드를 하나 얘기해보자면, 함께 사진 작업을 한 포토그래퍼 맥스와 트래블 & 저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색감이 풍부한 도시에 가보면 좋을 거 같아”라고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그가 “그러면 같이 가서 사진을 찍어볼까?”라고 제안했죠.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영감지이자 도시인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때도 철저히 계획한 게 아니고 자동차를 렌트하고 간단한 장비만 챙겼죠. 그 당시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사진집을 만들지, 비주얼을 어떻게 만들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도로를 달리는데, 캘리포니아의 풍경이 처음에는 햇살이 쨍하다가 어느 순간 회색빛으로 변하더라고요. 캘리포니아라는 곳이 밝고 푸른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 회색빛의 차분한 면도 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이었죠. 그리고 하루는 노을이 질 무렵, 자동차 라이트를 켜놓고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라이트 불빛에 반사되어 노을이 진 하늘이 굉장히 밝은 오렌지 컬러로 보이더라고요. 전 이때 “저 컬러의 립스틱을 만들어야겠어!”라고 외쳤고, 그렇게 해서 ‘퍼스트 라이트’라는 컬러의 립스틱이 탄생했어요. 이런 식으로 저는 여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떠올려요. 정말 예기치 않은 순간에 아이디어가 떠올라 어떨 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Q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고민이 되는 부분은? 컬렉션을 만드는 전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추상적인 영감을 웨어러블한 메이크업 제품으로 재해석하는 것이에요. 샤넬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것, 그리고 판매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여성의 얼굴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컬러와 제품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을 가장 많이 해요.
Q 다음 여행지는 어디인가? 다음 시즌 컬렉션을 준비 중이기에 자세히는 말을 못하겠어요.(웃음) 아마도 아시아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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