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rable Comfort

조회수: 2757
5월 01, 2013

에디터 고성연

인체 공학의 정수와 함께 안락함을 절로 자아내는 디자인을 품고 있어야 하는 일상의 가구. 잠을 보약으로 만들 수 있는 침대는 이처럼 ‘편안한 럭셔리’의 미덕을 갖춰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쾌면의 도구이다. 천연 소재들을 가득 담은 우아한 디자인에 탄력도가 출중한 특수 스프링 시스템까지 갖춰 영국 왕실에서 애용한다는 수공 침대 브랜드 바이스프링(VI-spring)은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그야말로 탐나는 물건이다. “사물의 디자인에는 사회상이 반영되고, 기술이 남기는 흔적도 보이며, 정서적인 가치도 담겨 있다”는 영국 문화계의 지성 데얀 수직의 주장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매혹의 대상’인, 장인 정신이 깃든 특별한 침대를 소개한다.

영국 왕실이 사랑해온 장인 기업의 침대 브랜드, 윌리엄 왕자 결혼에도 낙점
‘질 좋은 잠’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눈물겹다. <잠의 즐거움>이란 책을 보면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새벽 2시께 착유해 ‘숙면 호르몬’으로 통하는 멜라토닌의 함유량이 일반 우유보다 서너 배가량 많다는 ‘나이트 밀크’가 애음되고 있을 정도라니 말이다. 숙면과 침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논쟁도 많지만 대다수 수면 전문가들은 쾌면을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잠드는 환경’의 개선을 꼽는다. 어째서 계절마다 유행이 바뀌는 옷과 구두에는 거리낌없이 투자하면서 인생의 3분의 1을 함께하는 침구에는 돈을 아끼냐는 지적이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불면을 호소하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마치 이 같은 조언을 받아들이듯, 침실 환경에 적극 투자하는 진정한 웰빙족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한국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영국의 침대 브랜드 VI-spring(바이스프링)은 ‘쾌면의 토대’를 찾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될 듯하다. 연력이 1백 년이 훌쩍 넘을뿐더러 영국 왕실의 직계가족이 오랫동안 애용해온 브랜드라면 단지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겠다. 1901년에 설립돼 오로지 침대 만들기의 내공을 쌓는 데 주력해온 바이스프링은 수작업을 기반으로 한 장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전문 기업이다. 단순히 럭셔리를 부르짖는 게 아니라 최적의 수면 환경을 위한 안식처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내세운다. 타이타닉, 퀸메리 같은 고급 유람선을 공급처로 삼으면서 최고의 침대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온 이 회사는 2011년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의 결혼 당시 특별 제작한 침대를 제공함으로써 다시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국가에 대한 기여도가 큰 기업에만 주어진다는 ‘퀸스 어워드(Queen’s Award)’를 받기도 했다.

천연 소재와 첨단 기술, 디자인을 아우르는 쾌면의 미학

도대체 바이스프링을 차별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일까? 우선, 탄력도가 뛰어나다는 개별 포켓 스프링(Pocketed Springs) 시스템을 최초로 고안한 이 브랜드는 ㎡당 9백40개에 이르는 스프링을 매트리스에 사용해 질적인 차원을 달리한다. 또 침대 스프링이 여섯 번 회전해 가장 이상적인 ‘팽팽함’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로마자로 숫자 ‘6’을 뜻하는 바이(VI)가 브랜드명에 들어가 있는 이유다. 게다가 저마다 다른 체형과 몸 상태에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스프링뿐만 아니라 내구재, 매트리스 커버, 심지어 스티칭까지 주문 제작하는 ‘메이드 투 오더’ 방식을 고수한다. 맞춤 제작인 만큼 스프링의 강도를 ‘소프트(soft), 미디엄(medium), 펌(firm), 엑스트라 펌(extra firm)’ 등 4단계 중 택일할 수 있다. ‘천연’을 지향하는 소재의 철학도 브랜드 경쟁력을 지탱하는 주요 자산이다. ‘침대를 숨 쉬게 한다’는 기치 아래 라텍스나 합성섬유를 일절 쓰지 않고 캐시미어, 모헤어, 대나무, 실크, 그리고 오스트리아 무스버거 지역의 말총 등 최고의 자연 소재만을 엄선해 사용한다. 특히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의 ‘셰틀랜드(Shetland)’에서 생산되는 최상급 순양모는 바이스프링만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최고급 울(wool) 베드의 장점은 보온, 보습, 안락함, 통풍 등 침대의 4대 덕목을 골고루 갖췄다는 것이다. 바이스프링은 또 포켓 스프링을 감싸는 천으로 천연 칼리코(calico) 면을 사용하는 등 고집스러울 만큼 ‘내추럴’을 추구한다.
이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인 ‘매그니피슨트(Magnificent)’는 이 모든 소재들을 풍부하고, 적절하게 적용한 ‘침대 미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포켓 스프링이 촘촘히 들어 있는 2개 층으로 이뤄진 견고하고도 안락한 매트리스, 그리고 그 가장자리는 8시간에 걸친 ‘핸드 스티칭’ 작업을 가미한 5줄의 선 덕분에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바이스프링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인피니(Infini)’ 관계자는 “최상의 천연 소재와 기술을 근간으로 한 만큼 10~2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녔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침대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스프링의 경우에 소재의 구성이나 디자인, 스프링 강도 등을 맞춤형으로 선택해 ‘나만의 침대’를 디자인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반드시 거치라는 조언이다. ‘수면의 과학’을 추구한다면 ‘한 점 부끄럼 없는 침대 철학’을 표방하는 이 브랜드의 제안에 한 번쯤 귀 기울여봄직하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