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k 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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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진|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멋에 민감한 동시대 여성들은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에 흠뻑 빠져 있다. 히든 굽을 넣어 훌륭한 비율을 연출해주는가 하면, 다양한 소재 매치와 스터드 장식으로 구두 못지않은 자신감과 애티튜드를 더해줄 스니커즈가 그 주인공이다. 계속 읽기

Be a gent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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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배미진 | 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모든 시계를 나중을 위한 투자가치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값비싼 시계만큼이나 언제나 착용할 수 있는,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 같은 시계는 세월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면 가격을 넘어서는 힘을 지닌다. 평생 착용해도 후회 없는 브랜드별 클래식 워치 컬렉션. 계속 읽기

백화점은 왜 식품관에 몰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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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
18세기를 주름잡았던 프랑스의 법관이자 대단한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은 도덕적 관점에서 “미식은 조물주의 질서에 대한 암묵적인 인종(忍從)”이라고 했다. 살기 위해 먹어야만 하는 인간에게 조물주는 ‘미식’을 식욕으로 권고하고, 맛으로 지원하며, 쾌락으로 보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늘날, 건강에 유익하면서도 맛난, 진정한 미식의 세계를 둘러싼 경제 논리에 자극받아 움직이는 주체들도 반가워할 만한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레스토랑과 마켓, 고메 숍을 총망라한 ‘미식의 메카’ 푸드 콤플렉스(food complex)가 각광을 받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백화점이 펼치는 ‘강남 스타일’의 프리미엄 식품관 경쟁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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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존재로서 인간 욕구에는 한계가 없다. 음식물 섭취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음식물을 둘러싼 문화 체계는 무한하다.”더 맛나고 더 좋은 음식을 끝없이 갈망하는 인류의 허영기 어린 ‘식탐’을 두고 20세기 프랑스의 지성을 대표했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이렇게 꼬집었다. ‘소비가 현대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 이라는 전제 아래, 음식도 결국에는 계급을 나타내는 소비 메커니즘에 부속되는 상징물일 뿐이라는 보드리야르의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이들, 아니 이처럼 극단적인 미식가들은 차치하더라도, ‘입에 들어가는 건 함부로 고르지 않는다’는 식철학(食哲學)을 고수하려는 ‘건강한 미식가(healthy foodie)’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배경에는 다른 동인들도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건강의 소중함, 툭하면 불거지는 음식 스캔들에서 비롯된 먹거리에 대한 불신, 눈물 나도록 맛난 요리의 스펙트럼 확대 등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이들의 ‘미식 소비’는 믿을 수 있는 식료품을 수긍할 수 있는 가격에 사서 즐기고 싶은 바람에서 행해지는 것이지 단순한 과시욕이나 사치 성향의 발현만은 아닌 것이다. 물론 18세기 프랑스혁명이 발발하기 전후로 싹튼 레스토랑 문화는 부르주아들에게 꽤 사치스러운 ‘즐길 거리’였다. 그러나 혁명이 스쳐 지나가도 미식은 남았으며, 곧이어 예술의 경지에 오를 정도의 ‘가스트로노미의 세계’가 찬란하게 펼쳐졌다. 프랑스 미식 혁명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일본의 저널리스트 나가오 켄지는라는 저서에서 20세기 중반부터 미식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상업과 밀접하게 결합된 비즈니스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화려한 장식이나 지나치게 풍성한 메뉴에 대한 각성과 함께 ‘작은 레스토랑의 부상’이나 ‘가정의 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리켜 누군가는 ‘가스트로노미의 민주화’라고 부르기도 했다. 보통은 레스토랑에서나 접할 수 있던 파인 다이닝을 ‘작은 레스토랑’에서 간소한 외식 버전으로 즐기거나 가정에서 약식으로 직접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생겨난 것이다. 세기의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은 미식을 식탐이나 대식과 혼동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폭식, 폭음은 미식가의 명단에서 제명될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는가.
자본주의가 낳은 미식의 허브, 모든 걸 갖춘 푸드 콤플렉스
오늘날에도 수백 년 전 기지개를 켰던 방식의 ‘작은 레스토랑’ 문화가 살아 있다. 요리사의 기술과 정성이 농축된 좋은 음식을 안락한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접할 수 있는 비스트로노미(bistronomie)니 가스트로펍(gastropub)이니 하는 ‘하이브리드 음식점’이 그러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또 대개 선진국일수록 발달한다는 ‘웰빙’에 초점을 맞춘 가정식 조리 문화도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를 한데 모아놓은 ‘미식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 백화점이나 대형 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드코트(food court)’일 것이다. 특히 백화점의 고급 식료품점이 아니라 마켓형 식품관의 ‘일취월장’하는 모양새가 흥미롭다. 산지에서 ‘막 도착한’ 싱싱한 식재료가 즐비한 시장형 슈퍼마켓과, ‘물 건너’ 온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공품이 그득한 수입품 부스, 엄선된 레스토랑, 조리에 필요한 아기자기한 물품을 진열해놓은 고메 숍 등 식문화에 관련된 최신 트렌드를 집결해놓은 듯한 이른바 ‘푸드 콤플렉스’다. 그야말로 ‘음식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렴하지도 않지만, 요즘 대세인 ‘로컬 소싱(local sourcing)’ 철학을 바탕으로 신선함을 필요로 하는 재료일수록 지역 산물을 고집한 데 따른 맛과 질의 조화를 고려하면 반드시 비싸다고만 할 수도 없는 ‘합리적인 럭셔리(affordable luxury)’인 셈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최근 뉴욕과 토리노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Eataly). 해산물, 치즈, 델리, 파스타, 베이커리, 와인 등 온갖 산해진미를 모아놓은 듯한 다채로운 푸드 섹션을 자랑하는 이곳에서는 신선한 재료로 버무려진 ‘미각 체험’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 좋은 식료품과 주방·리빙 용품 쇼핑, 그리고 실용성 넘치는 요리 강좌까지 ‘섭렵’할 수 있다. ‘이탈리아’와 ‘먹다’라는 단어를 합친 이름이 암시하듯 프리미엄 ‘이탤리언 퀴진’을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일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혀 예약을 따로 받지 않기에 줄지어 기다리면서 먹는 광경이 흔하게 펼쳐진다. 이탈리에 들어선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을 얻기엔 1시간이 훌쩍 넘는 긴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므로 부카티니 파스타(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우동같이 굵은 파스타)와 나르디니 와인과 같은 이탈리아 명물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많다. 가스트로노미의 민주화란 표현이 나름 와 닿는 장면이다.
흥미진진한 식품관의 끝없는 진화
이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국내에서도 유서 깊은 전통의 맛집이 아닌 백화점 슈퍼마켓이나 식품관에서 길게 줄지어 선 광경을 꽤나 자주 볼 수 있다. 신세계 강남점을 예로 들자면 지하 1층 식품관에서 독일 로텐부르크의 전통 과자라는 ‘슈니발렌’을 사고자 북새통을 이루고, 주말에 폴 바셋 커피를 주문하려면 수십 분을 기다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지난 7월 신세계가 ‘프리미엄 푸드 부티크’를 표방하며 청담동에 야심 차게 문을 연 SSG 푸드마켓에는 소위 ‘개장 효과’도 작용하긴 한다지만 일본 명장의 노하우로 유명하다는 베이커리의 케이크와 감칠맛이 일품인 성게 소바 등을 맛보기 위해 방문한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바람에 발레파킹이 마비되는 사태도 종종 빚어졌다. 지금도 유기농 사료를 먹고 ‘티 없이’ 자란 토종닭이 새벽에 낳았다는 ‘재래 토종 방사 유정란’과 뿌리째 캔 ‘피트모스 채소’와 같은 품목은 금방 동이 나기 일쑤라고.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끝내고 다시 문을 연 갤러리아의 새 식품관 ‘고메 494’에 가면 자리가 없어 점심시간이면 1시간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운 좋게 자리를 잡아 일식당 스시마츠모토의 인기 메뉴 치라시 덮밥을 시켰다고 하더라도 디저트 코너로 이동해 라즈베리 에클레어를 품절되기 전에 구하는 건 또 다른 ‘타이밍의 미학’이 도와줘야 하는 문제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식품관의 슈퍼마켓 매출로만 연간 1천억원대를 기록했다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또 어떠한가. 이 동네 주부들 사이에서 소문난 김치 장인을 ‘브랜딩’ 작업을 통해 슈퍼마켓에 들여놓는 등 고객의 수요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월등한 실력 때문에 압구정본점은 ‘반찬의 메카’로 통한다.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에는 호기심도 작용했겠지만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의식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맛나고 건강한 먹거리야말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이 가치를 두는 품목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트레이딩업(trading up)’ 소비의 주 대상이 될 만하지 않은가. pan lang=EN-US>’와 ‘먹다’라는 단어를 합친 이름이 암시하듯 프리미엄 ‘이탤리언 퀴진’을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일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혀 예약을 따로 받지 않기에 줄지어 기다리면서 먹는 광경이 흔하게 펼쳐진다. 이탈리에 들어선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을 얻기엔 1시간이 훌쩍 넘는 긴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므로 부카티니 파스타(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우동같이 굵은 파스타)와 나르디니 와인과 같은 이탈리아 명물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많다. 가스트로노미의 민주화란 표현이 나름 와 닿는 장면이다.  
강남 3인방의 경쟁, 미식 르네상스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를 수놓고 있는 이들 3인방의 미식 경쟁은 저마다의 특장점이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갤러리아 명품관 주소의 번지수에서 이름을 착안한 고메 494. 마켓(grocery)과 식음 시설(restaurant)’을 합친 ‘그로서란트(grocerant)’라는 개념을 내세운 고메 494는 상대적인 공간의 협소함을 인식해 ‘바이 빅, 바이 스몰’이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쌀, 기저귀, 화장지처럼 부피가 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59개 품목의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물건 대신 진열된 ‘빅 카드’라는 상품 주문 카드만을 집어 결제하면 포터맨이 차량까지 ‘운반’을 책임진다. 품질 좋다는 계약재배 쌀 1kg짜리와 앙증맞은 미니 버전의 ‘본마망’ 잼이나 ‘기코망’ 간장 등 싱글족이나 단기 체류자를 위한 상품을 구비해놓은 ‘바이 스몰’ 코너의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바쁘거나 혹은 게으른 현대인의 성향을 고려해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손질해주고 고구마, 감자 등 ‘영양 간식’을 즉석에서 굽거나 쪄서 판매하는 ‘컷앤베이크(Cut & Bake)’ 코너도 재미나다(실제로 황금고구마는 오후에 가면 떨어질 정도로 인기 만점인 품목). 수경 재배한 친환경 쌈채류를 뿌리째 가져다놓은 ‘텃밭형 진열’도 이채롭다. 갤러리아는 특히 외식업체의 구성이 눈에 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태원의 명소인 비스테까(스테이크)와 디부자(피자)를 비롯해 장안에 소문난 맛집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SSG 푸드마켓은 해외에 체류해본 경험이 있다면 향수를 지닌 이들도 꽤 될 법한, 홀 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이나 트레이더 조(Trader Joe’s) 같은 유기농 전문 식품 매장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뉴욕의 명물 첼시 마켓의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런던 해로즈 백화점 식품관의 룸투룸(room-to-room) 형태의 진열 방식을 도입하고, 구역별로 인테리어에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3백여 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방대한 그로서리 존과 명인들의 손길을 거쳤다는 50여 종의 장류를 모아놓은 ‘장방’, 3백여 종류의 치즈와 살라미를 거느린 ‘치즈 셀러’ 등을 자랑한다. SSG 관계자는 “룸에서 룸으로 이동하는 공간을 넓게 배치한 건 마치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강조해 고객에게 차별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층엔 ‘패스트 슬로푸드’를 내세운 다국적 요리를 선보이는 카페형 레스토랑인 ‘그래머시 홀’과 맞춤형으로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베키아에누보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현재 이 상권의 최강자인 현대 압구정본점이 단지 ‘일인자의 여유’로 넋  놓고 있을 리 없다. 구매력을 갖춘 미식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곳은 바이어들이 전국에 숨어 있는 전통 식품 명인과 맛집을 찾아다니는 가운데 발굴하면서 구축한 탄탄한 프리미엄 상품군에 큰 자부심을 품고 있다. 월 1회 VVIP 고객을 5~6명 초청해 한우, 제철 과일, 생선 등 생식품의 맛을 타사 점포의 상품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비교, 평가할 정도로 신선 식품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30분 타르트’라 불릴 정도로 금세 다 팔려 나가는 타르트로 유명한 빵집 르알래스카를 지난해 입점시킨 데 이어 올봄엔 독일 천연 식품 브랜드 크레센도, 8월엔 할리우드 배우, 글로벌 기업 CEO 등 유명인들이 애용한다는 페닌슐라 호텔의 푸드 부티크를 들여오기도 했다. 또 얼마 전 3백70여 개 제품을 갖춘 수입 치즈 숍 ‘라 프로마제리’도 개장했다.
백화점이 프리미엄 식품관에 애정을 쏟는 이유
이처럼 백화점이 ‘미식 경쟁’에 열을 올리는 건 단지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일단은 식품관의 실적 기여도가 높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어둠의 터널을 좀처럼 벗어날 것 같지 않는 불황의 늪에서도 현대 압구정본점 식품관의 매출은 지난 수년간 꾸준한 성장곡선을 타왔다. 식품관 내 슈퍼마켓 매출을 보자면,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14.3%) 성장을 기록해 1천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1천1백억원대를 넘보고 있다. 특히 지역 밀착형 백화점의 이점으로 슈퍼 매장의 매출 효율은 압구정본점 평균 평당 매출에 비해 3배 이상 될 정도로 높은 편이라는 통계가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의류, 가방, 보석 등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의 품격과 힘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식품이 명품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일주일에 1회 이상 식품 매장을 이용한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2.5%라는 위력적인 수치가 말해주는 게 무엇이겠는가. 이에 따라 식품관의 위상이 지니는 상징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파리 봉 마르셰 백화점의 럭셔리 식료품 매장인 그랑드 에피스리(Grande Epicerie)가 뿜어내는 고급스러운 오라와 이미지를 생각해보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관계자는 “내점 고객의 절반 이상이 슈퍼마켓을 다녀가기 때문에 식품 매장은 백화점 전체의 격과 이미지를 좌우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출신의 40대 CEO 등용으로 화제가 된 갤러리아의 박세훈 대표는 “식품관은 백화점의 심장”이라고 단언하며 고메 494를 무기로 1990년대의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는 ‘제2의 성장판’을 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갤러리아는 동종 업계에 입점되지 않은 맛집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본연의 품질을 떨어뜨리기 않기 위한 방어책의 하나로 업체에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등 상생의 전술까지 구사했다. 신세계가 반포 지구의 핵심 상권에 위치한 강남점을 시작으로 미국의 프리미엄 식료품 브랜드인 딘앤델루카(Dean & Deluca)와 영국의 하이엔드 슈퍼마켓 브랜드 웨이트로즈(Waitrose)을 국내에 들여오는 동시에 SSG 푸드마켓과 같은 부티크 형태의 슈퍼마켓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적극적인 행보도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될 수 있다. ‘누군가를 식사에 초대하는 것은 그 사람이 당신 집에 있는 동안 그 행복을 책임진다고 하는 것”이라는 금언이 있다. 확실히 먹거리의 내실과 품격, 그리고 창조성은 소비자에게도, 유통업자에게도, 재배를 하는 농가에게도 ‘풍요와 행복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나 자신의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호스트이며

18세기를 주름잡았던 프랑스의 법관이자 대단한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은 도덕적 관점에서 “미식은 조물주의 질서에 대한 암묵적인 인종(忍從)”이라고 했다. 살기 위해 먹어야만 하는 인간에게 조물주는 ‘미식’을 식욕으로 권고하고, 맛으로 지원하며, 쾌락으로 보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늘날, 건강에 유익하면서도 맛난, 진정한 미식의 세계를 둘러싼 경제 논리에 자극받아 움직이는 주체들도 반가워할 만한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레스토랑과 마켓, 고메 숍을 총망라한 ‘미식의 메카’ 푸드 콤플렉스(food complex)가 각광을 받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백화점이 펼치는 ‘강남 스타일’의 프리미엄 식품관 경쟁이 흥미롭다. 계속 읽기

Waist Watc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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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권유진| 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재킷 사이로 은근하게 드러나는 벨트는 남성의 품위와 센스를 드러내는 히든 아이템. 스타일은 한 끗 차이로 달라지기 때문에 룩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좋은 소재의 벨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스타일에 멋을 더해줄 남성 벨트 컬렉션. 계속 읽기

oversiz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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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진

올겨울에 아우터를 구입할 작정이라면 코트든 패딩 점퍼든 자신의 사이즈보다 한두 치수는 크게 선택할 것. 지금은 바야흐로 오버사이즈로 입어야 폼 나는 시대다. 동시대 멋쟁이 여성들의 맹목적인 지지를 얻는 셀린을 비롯해 발렌시아가, 끌로에, 닐 바렛 등이 오버사이즈 인기를 주도한 대표 디자이너. ‘평소에 입고 다닐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실루엣이라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몇 가지 팁만 기억해둔다면 실패하지 않는 오버사이즈 스타일링을 즐길 수 있다. 먼저 오버사이즈라고 해서 큰 옷이 다 멋진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겠다. 몸을 타고 흐르는 맞춤 코트만큼 완벽한 테일러링이라야 우리가 기대하는 멋진 실루엣이 만들어진다. 몸판과 팔 라인을 동그스름하게 감싸는 벌룬형 스타일이나 마르지엘라처럼 매니시한 느낌이 묻어나는 일자형 라인이 고급스럽고, 소재 역시 힘없이 늘어지는 느낌보다는 모직처럼 두툼하고 빳빳해야 구조적인 라인이 탄생한다. 거대한 아우터에는 하의는 최대한 슬림하게 입어 룩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 하지만 프로포션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면 이번 시즌 셀린과 프로엔자 슐러에서 선보인 것처럼 넉넉한 크롭트 팬츠나 신발을 덮을 만큼 긴 와이드 팬츠를 선택해도 좋다. 단, 앞코가 뾰족하거나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로 땅딸막하게 보이지 않도록 주의할 것. 넓은 라펠이나 목을 감싸는 하이 네크라인의 디자인은 볼륨감을 극대화하기에 더없이 좋다. 가방 선택도 중요한데, 어깨가 한 뼘 이상 내려온 오버사이즈 코트에는 숄더백이나 크로스 백은 어울리지 않는다. 손바닥만 한 클러치 백 역시 몸집이 더욱 비대해 보일 수 있으니 큼지막한 클러치 백을 옆구리에 끼거나 손에 감싸는 애티튜드를 더해야 ‘쿨’하다. 계속 읽기

박정환 작가의 展, 최재은 작가의 <오래된 詩>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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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한국 문화의 전통적인 소재인 한지를 바탕으로 한 색채의 미학에 몰두해온 박정환 작가의 전시회 <타임라인(Timeline)>이 11월 18일까지 서울 반포동 153갤러리에서 열린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출신인 박정환 작가는 뉴욕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2년여 전 귀국해 동양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다. ‘색’ 자체를 작업의 주요소로 꼽는 그는 “이전 작업에선 한 가지 색이 수십 번 중복돼 채색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깊은 색감이 나타났다면, 최근 작품에서는 화면에 보이는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색깔 자체의 대립과 융합 속에서 마치 합창과도 같은 하나의 화음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일관된 관심의 대상은 ‘사람’이라고 밝힌 박 작가는 “내 작업에서 스트라이프 양식으로 나타나는 수많은 색채와 그 중첩성은 마치 타임라인 상에서 끝없이 전개돼 가는 사건과 기억들의 기록과도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과 독일을 거점으로 활약해온 최재은 작가의 개인전 <오래된 詩>는 11월 22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최된다. 2007년 로댕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진 이래 5년 만에 처음 열리는 최 작가의 개인전으로 영상과 사운드, 사진, 드로잉 등 갖가지 매개체를 통해 인간과 하늘의 관계를 고찰하면서 비롯된 사유의 흔적이 흥미롭게 반영됐다. 주로 흙과 나무와 같은 대지의 요소를 다루며 삶의 순환에 초점을 맞춰온 최 작가는 이번엔 시선을 하늘로 돌린 것이다. 황혼으로부터 새벽까지의 밤하늘을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과 일출을 연속 촬영한 사진, 오래된 종이 위에 짧은 시구(詩句)들을 기록한 드로잉 등 볼거리가 자못 다채롭다. 문의 153갤러리 02-599-0960, 국제갤러리 02-735-8449 계속 읽기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 세계, B&B 이탈리아 가구와 라문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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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살아 있는 디자인의 전설로 여겨지는 이탈리아 출신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국내에서 보다 친근하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