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ia Fendi & it Ba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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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15

객원 에디터 남지현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이룩한 거대한 가방의 왕국은 1997년 ‘바게트’를 시작으로 ‘피카부’, ‘투주르’, ‘트와주르’, 2014년 프리폴 시즌에 출시한 ‘바이더웨이’에 이르며 더욱 거대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갖추었다. 브랜드 시그너처 백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최고의 핸드백 메이킹 브랜드로서 펜디의 입지를 굳힌 실비아 벤추리니의 영광스러운 업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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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벤추리니 펜디, ‘바게트’ 백으로 세상을 흔들다

에디터가 처음으로 펜디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더블 F 로고가 눈에 띄는 자카드 소재의 ‘바게트(Baguette)’ 백 덕분이었다. 1990년대 후반, 펜디는 바게트 백을 통해 하이 패션계에 입문했고, 이는 펜디로 하여금 모피 브랜드에서 럭셔리 핸드백 브랜드로 새롭게 출발하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을 무렵 작은 바게트 백을 옆구리에 끼고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워킹 우먼은 로망 그 자체였다. 그러한 로망을 심어준 주인공은 바로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다. 그녀는 1994년 핸드백 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취임한 이래 아델 펜디의 장인 정신을 되살리고자 100%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셀러리아’를 재탄생시키며 가방을 여성들의 위시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그 후 워킹 우먼이 편안하게 들 수 있는 실용적인 가방에 몰두하며 ‘최소한의 부피와 무게’를 모토로 삼아 1997년 가지각색의 금속 장식을 적용한 데님 소재 ‘바게트’ 백을 세상에 내놓았다. 미니멀이라는 이름 아래 검정과 회색 일색이던 백 시장은 ‘바게트’ 백 덕분에 다양한 ‘잇 백’이 점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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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바게트의 뉴 버전 ‘트레바게트’

‘바게트’ 백의 저력은 변주다. 크기가 작은 만큼 컬러, 소재, 장식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시즌도 쉬지 않고 진화를 계속해오고 있다. 그리고 2015년 ‘바게트’의 21세기 버전인 ‘트레바게트(3 Baguette)’가 진화의 또 다른 서막을 알렸다. ‘바게트’의 원래 형태는 유지하면서 보다 구조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트레바게트’의 핵심은 혁신적인 메커니즘을 도입한 버클. ‘바게트’의 시그너처인 더블 F 버클을 옆으로 돌리면 버클이 작은 선으로 흩어지면서 가방이 열리고 닫히는, 미래 우주선의 문이 열리는 듯 경쾌한 작동이 신선하다. 게다가 가방 전면이 이중으로 접혀 있고 내부 공간이 여유로운 데다 2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작은 액세서리를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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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진수인 아이코닉 백, ‘피카부’

‘바게트’ 이후 ‘닥터(Dodtor)’, ‘스파이(Spy)’, ‘비 펜디(B.fendi)’ 등의 역작을 쏟아낸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2009년 ‘피카부(Peek-A-Boo)’를 선보이며 ‘잇 백’ 신드롬을 ‘클래식 시그너처’ 트렌드로 바꾸어놓았다. 장식적인 요소보다 가방 형태의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운 소재에 집중한 ‘피카부’는 펜디의 주요 가치인 듀얼리즘(양면성)을 반영한 첫 번째 백으로, 무심한 듯 벌어진 백 안쪽을 화려한 컬러와 소재로 디자인해 은밀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독특한 콘셉트를 추구한다. 특히 리넨과 뱀가죽, 염소가죽와 엘라페 뱀가죽, 스트로 소재와 에어즈가죽 등 예기치 못한 소재의 믹스는 얌전한 클래식 백에 도발적인 반전을 더한다. 이번 시즌 ‘피카부’는 앙증맞은 마이크로 사이즈로 출시되어 패션 피플의 파파라치 컷에 가장 많이 등장하며 베스트 백의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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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항상 당신의 곁을 지키는, ‘투주르’

피카부의 인기가 정점을 찍을 때쯤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2012 F/W 프리 컬렉션에서 펜디 하우스의 양면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투주르(2Jours)’를 선보였다. 프랑스어로 ‘언제나’, 또는 ‘항상’이라는 뜻을 지닌 ‘투주르’는 펜디가 추구하는 주요 가치인 듀얼리즘을 표현하기 위해 서로 다른 두 가지 컬러와 소재로 예상치 못한 조합과 양면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다양한 컬러와 더욱 과감한 소재의 매치를 보여주는 ‘투주르’는 2014 S/S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하며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이즈를 줄이고 메탈 바 장식을 더해 캐주얼을 세련되게 풀어낸 직사각형의 숄더백 ‘드미 주르(Demi Jours)’가 첫 번째 주자. 탈착 가능한 스트랩을 더한 미니 사이즈의 ‘쁘띠 투주르(Petite 2Jours)’가 그 뒤를 이었다. 옆면의 날개를 접거나 펼칠 수 있는 커다란 사이즈의 ‘트와주르(3Jours)’도 빼놓을 수 없다. ‘투주르’를 대표하는 특징을 바탕으로 기하학적인 형태의 넉넉한 사이즈로 차별화한 ‘트와주르’는 실용적인 데일리 백으로 인기를 끌어 단숨에 그 시즌 스테디셀러 자리에 올랐다. ‘드미주르’에 사용한 메탈 바를 커다란 손잡이에 부착한 것이 특징으로, 겨드랑이에 딱 맞는 손잡이 덕분에 스트랩이 없어도 어깨에 멜 수 있는 스마트한 백이다. 더 이상의 혁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주를 보여준 ‘투주르’ 시리즈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4 F/W 시즌 ‘트와주르’가 미니 사이즈로 몸집을 줄인 것. 최근 울트라 미니 사이즈로 축소된 백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디자인이 콤팩트해지면서 백을 드는 애티튜드는 더욱 쿨해졌다.

펜디의 명성을 이을 새로운 백, ‘바이더웨이’

‘투주르’ 시리즈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전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또 다른 신작으로 우리를 기쁘게 했다. 그 주인공은 2014 프리폴 컬렉션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이더웨이(Buy the Way)’. 클래식 백의 인기가 다시 캐주얼 쪽으로 돌아서는 추세를 정확하게 간파해 보스턴백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매끈하고 잘빠진 곡선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메신저, 숄더, 클러치 등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실용주의 백이라는 사실. 손잡이에 바위에서 영감을 얻은 둥근 형태의 스터드 장식과 이니셜을 새겨 넣을 수 있는 네임 태그 등을 적용해 재미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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