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_ Guillaume de Sey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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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5, 2024

에디터 장라윤(제네바 현지 취재)

인터뷰를 위해 예약한 룸이 시간이 되어도 오픈되지 않아 라운지에서 그와 함께 기다리게 되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이런저런 말을 건넸는데, 푸른 눈동자를 반짝이며 반갑게 대답하는 모습이 길에서 만난 친근한 유럽 할아버지 같았다. 그는 에르메스 그룹 부회장(생산 및 투자 부문 총괄)이자 라 몽트르 에르메스 매니징 디렉터(시계 부문 총괄 대표), 그리고 에르메스 가문의 6대손, 기욤 드 센이다.




Stylechosun 에르메스 워치는 워치 메종이 펼치는 세계와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다.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시계를 정의하는 방식이 좀 다르달까?

워치스 & 원더스에서 선보인 에르메스 부스가 가장 좋은 답변일 듯하다. 우리는 에르메스만의 자유로운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계의 기술적 측면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유니크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좋은 예시가 라 몽트르 에르메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아쏘 컬렉션이다. 1978년에 론칭한 매우 독창적이고도 오리지널한 시계인데, 얼핏 보았을 때는 일반적인 둥근 케이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대칭형의 독특한 케이스이며, 숫자 인덱스 역시 유니크하다. 45년 전 당시, 전통적인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주 새로운 시계였다.



Stylechosun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에르메스만의 창의력과 접근법은 무엇일까?

에르메스는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에 있어 굉장히 자유롭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숫자 인덱스인데, 컬렉션별로 각기 다른 타이포그래피를 디자인하는 하우스는 워치메이커 중 에르메스가 유일할 것이다. 아쏘, 케이프 코드, H08 등 컬렉션마다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하고 있다. 또 형태적 측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컴플리케이션을 소개할 때도 기존 정통 워치메이커와는 굉장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아쏘 레흐 드라룬’은 2019년 처음 발표된 문페이즈 시계인데, 여느 문페이즈 시계들과는 미학적으로 차이가 있다. 다이얼 위로 위성이 돌며, 북반구와 남반구, 각기 다른 위치에서 보이는 2개의 달을 한 번에 보여주는 형태의 더블 문페이즈 시계는 다른 워치메이커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시계다.



Stylechosun 올해 신제품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제품과 그 이유는?

신제품 중 특히 ‘아쏘 뒥 아뜰레’와 ‘에르메스 컷’이 앞에서 말한 에르메스만의 창의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컴플리케이션 워치 ‘아쏘 뒥 아뜰레’는 중앙에 3축 투르비용이 위치하며, 미닛 리피터가 결합됐다. 투르비용은 모든 워치메이커가 제작하는 매우 전통적인 컴플리케이션이지만, 우리는 여기에 에르메스만의 유니크함을 담은 특별한 투르비용을 완성했다.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에르메스 컷’은 에르메스만의 특별한 스타일과 차별성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심플해 보이지만 심플하지 않은 형태, 원형 시계 같지만 사실은 완벽한 원이 아닌 시계, 여기에 타이포그래피까지 자유롭게 창조성을 발휘한 작품이다.


아쏘 뒥 아뜰레
에르메스 컷

Stylechosun 패션에서는 매 시즌 ‘에르메스만의 위트’를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 위트 포인트를 좋아하기도 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시계에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디에 담고 있나?

패션과 시계에 차이가 있다면 시계는 기술적인 제품이라는 점이다. 에르메스 시계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노하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워치메이커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계에 담긴 에르메스만의 자유로움이라면 스트랩 컬러를 들 수 있다. 가죽이나 실크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컬러에 대한 전문성을 스트랩 컬러로 표출한다. 또 한 가지는 에르메스 시계는 클래식해 보이지만 클래식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쏘 컬렉션은 원형 시계처럼 보이지만 클래식한 원형이 아니며, 케이프 코드 역시도 사각형 시계처럼 보이지만 전형적인 사각형이 아니다. 이렇듯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것 같으면서도 이를 한 끗 비껴간 특유의 스타일적 독창성이 우리의 모든 시계 컬렉션에 담겨 있다. 이처럼 완벽하게 자유로운 스타일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 에르메스의 혁신이라 할 수 있는 더블 투어 스트랩이다. 에르메스가 직접 시계 제조를 시작한 것은 나의 증조할아버지(장-루이 뒤마)가 스위스에 라 몽트르 에르메스를 창립했을 때부터다. 당시에도 에르메스는 직접 공방에서 스트랩 제작 작업을 했다. 이후 마틴 마르지엘라가 에르메스의 여성 RTW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을 당시 선보였던 손목에 두 번 감는 더블 투어 스트랩은 그때까지 시계업계의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로, 이 제품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에르메스는 기존 시계업계에서 선보이지 않은 독특한 스타일과 창의성을 펼쳐내고 있다.



Stylechosun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같은 예술적인 시계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비즈니스적인 면에서 볼 때 이러한 예술적 기법이 돋보이는 메티에 다르 제품의 타깃 고객은 누구이고 전반적인 성과는 어떠한가.

에르메스의 메티에 다르 제품은 약 10년 전 탄생했다. 이것을 제작한 이유는 실크 등 다른 메티에를 통해 선보이는 다양한 모티브를 최고의 장인 기술로 시계 다이얼을 통해서도 선보이고자 했기 때문이다. 유니크 피스 혹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하는 이 시계들에는 에나멜링, 미니어처 페인팅, 기죽 혹은 우드 마키트리 등 다양한 장인 기술이 적용된다. 이러한 시계들은 에르메스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시계 애호가 혹은 시계에 담긴 에르메스만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사랑하는 에르메스 애호가들이 주로 구매한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Stylechosun ‘아쏘 뒥 아뜰레’에는 에르메스의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력과 스타일이 결합되었다 할 수 있다. 실루엣이 참 독특한데, 아웃핏을 조언한다면?

지금 우리는 다양한 스타일을 아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에르메스가 넥타이를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고, 거기에 재킷을 매치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하지만 시계에 있어 반드시 어떤 스타일에 착용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쏘 뒥 아뜰레’는 스타일이 조금 강렬하고 두께도 두꺼운 편이지만, 여성도 충분히 착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주로 남성이 착용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정장과 어울린다거나 캐주얼이 어울린다고 말할 수 없다. 이 시계를 착용한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인 제품과 노하우, 장인 정신이 깃든 제품에 대한 관심을 보여줌으로 본인의 개성을 확고하게 드러내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tylechosun ‘에르메스 컷’은 젊고 웨어러블한 데일리 시계로 적합할 듯하다.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고객을 생각하며 이 시계를 선보였는지?

에르메스는 마케팅을 중점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하우스가 아니고, 이는 시계뿐 아니라 다른 메티에도 해당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특정 타깃 고객층이 존재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에르메스 컷’은 여성을 위해 선보이긴 했지만, 스포티한 면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성능을 갖추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착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르메스의 본질에 부합한다. 에르메스가 추구하는 본질은 일상에서의 우아함이다. 에르메스는 오트 쿠튀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하게 차려입은 파티가 아닌 일상에서 우아함을 추구하는 하우스이고, 이 부분과 에르메스 컷이 완벽히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움직이고 변화하는 삶, 즉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우아함을 드러내주는 시계라고 할 수 있다.



Stylechosun 업계에서는 고급스럽고 섬세한 장인 정신을 표현할 때 ‘00계의 에르메스’라는 표현을 쓴다. 가문의 6대손으로서 이 표현이 어떻게 느껴지나?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분 좋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6세대, 즉 1백80년 이상, 거의 1백90년의 역사를 거쳐 우리가 지켜온 철학이 품질에 대한 진중함, 창의성, 창조성 등에 대한 기준점이 되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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