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Land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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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5, 2022

에디터 장라윤


오랜 역사와 새로운 문화가 하모니를 이루는 역동적인 도시, 서울.
그중에서도 럭셔리 패션의 흐름을 선도하는 트렌드 격전지인 청담동에 자리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이 10월 1일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드러냈다. 빛과 투명성, 그리고 개방감을 강조한 공간 구성은 누구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국내 하이 주얼리의 역사를 대변하는, 다름
2008년 럭셔리와 하이엔드 패션의 중심지인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아시아 최초 메종인 ‘까르띠에 메종 청담’. 이후 8년 뒤인 2016년에는 이전과 함께 리뉴얼을 진행했는데, 프랑스 대저택의 건축양식을 기반으로 한국적 아름다움까지 놓치지 않은 새로운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올해 진행한 두 번째 레노베이션에서는 프라이빗한 대저택의 위용 대신 집과 같은 편안함을 택했다. 주변 환경과 내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열린 구조의 건축물, 한국적 미감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내부, 건물 전체로 고스란히 들어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자연광 등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더해 동시대에 영감을 주는 살아 있는 유산을 만들어낸 것. 팬더, 러브, 저스트 앵 끌루 등 시대를 초월해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까르띠에의 크리에이션을 집합한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의 취향과 감각에 기반을 둔 메종의 정신을 고수하면서도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 로컬에 대한 존중과 협업을 바탕으로 공간을 기획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같은 부티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주위와 조화를 이루며 로컬 터치를 통해 독창적 스타일을 구축하기 때문에 까르띠에 메종은 살아 숨 쉬는 문화적 허브로서 의미를 담은 공간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서울. 그곳에서 새 단장하고 고객을 맞이하는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서는 디자인과 라인의 긴장감, 기하학 모티브 등을 통해 서울의 독창성을 포착하고 새롭게 발전시키기 위해 쏟은 수많은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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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1_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MoCA)
프리즈(Frieze)의 기세는 역시 위력적이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아트 페어 키아프(Kiaf)는 이미 최근 몇 년 새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닌 프리즈의 입성, 그것도 ‘아시아 최초 진출’이라는 수식어를 날개처럼 달고 오니 그 효과는 어마어마했고, 첫 비행부터 훨훨 날아올랐다. 지난 9월 2일 오후 2시, 코엑스(COEX) 3층 전시장 앞에 똬리를 틀 정도로 길게 줄 서 있던 방문객들은 프리즈 VIP 프리뷰 데이의 시작을 알리기가 무섭게 안으로 뛰어드는 ‘오픈런’을 연출했고, 마지막 날까지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운 관람 풍경이 유지됐다.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나흘간의 판매고는 그러한 열기를 뒷받침할 만큼 흐뭇한 성적으로 갈무리된 것으로 추정된다(일각에서는 프리즈 서울이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프리즈가 진출한 4개 도시 중 단번에 2위 자리를 꿰찬 판매 성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물론 ‘개장 효과’와 더불어 아직까지 해외여행을 위한 ‘하늘길’이 예전 수준으로 열리지 않은 탓에 여전히 유효한 ‘복수 소비’라든지, 미술 자산 선호에 따른 ‘투자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고무적인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역대급’ 매출액(6백50억원 규모)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키아프는 올해 판매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관람객 규모(7만 여 명)만 밝혔다. 키아프와 프리즈는 2022년을 시작으로 5년에 걸친 파트너십을 결의하면서 입장도 ‘통합 티켓’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 페어를 모두 관람할 수 있는 1일권 정가가 7만원, 다일권은 20만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7만’이라는 숫자는 꽤 준수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프리즈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물론 코엑스 1층에 보다 넓게 자리했던 키아프 전시장에도 인파가 몰려들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덜 붐볐다. 참가 갤러리 1백10여 개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흔히 메가 갤러리라 불리는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같은 강자들이 총출동한 데다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까지 보탠 프리즈이기에 ‘체급’ 차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가성비’보다는 비싸도 브랜드 파워에 기우는 ‘가심비’가 작동했고, 작품 구매가 목적이 아닌 관람객 입장에서도 콘텐츠 격차가 난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일류 갤러리의 유명 작가라 해서 1급 작품이 보장되지 않는데도, 이름값에 달려드는 ‘묻지마 구매’ 같은 경우도 더러 눈에 띄었다. 재주는 키아프가 부리고, 실속은 프리즈가 챙긴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서울의 개성을 담아낸, 조화
먼저 메종 전체를 아우르는 컬러로 까르띠에의 샴페인 골드 컬러를 채택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 까르띠에 부티크 디자인 계획에 참여해온 모이나르 베타유 건축 사무소의 브루노 모이나르(Bruno Moinard)와 클레르 베타유(Claire Be´taille)는 샴페인 골드 컬러와 부드러운 소재를 결합해 우아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이 두 ‘외국인’은 외부인의 시각으로 한국의 미적 요소가 공간 내부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도록 노력했는데, 무엇보다 산수의 유려한 선, 소재를 투과하는 섬세한 빛, 한옥의 문살과 창호, 그리고 보자기 같은 디테일로 까르띠에와 서울의 교집합을 찾아냈다고.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까지 자리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은 층별로 확실한 관전 포인트를 지니고 있다. 아이코닉한 우먼 컬렉션이 펼쳐지는 1층은 한국 산자락을 부드럽게 물결치는 선과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해 마치 한국의 산수를 품고 있는 듯하다. 포커스 월에는 경복궁 향원정의 연못을 유유자적 거니는 까르띠에의 상징 팬더가 자리 잡고 있으며, 크리스털 샹들리에는 연못에 피어나는 연꽃과 까르띠에 주얼리에서 볼 수 있는 플라워 모티브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2층에서는 브라이덜부터 맨즈 컬렉션까지 까르띠에의 다양한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새로운 여정이 펼쳐진다. 태양 빛을 형상화한 천장의 무늬, 존 폼프(John Pomp)의 서정적인 샹들리에, 장인이 드라이플라워를 하나하나 작업해 특별 제작한 콘솔, 소나무와 까르띠에의 상징인 팬더가 추상적 패턴처럼 어우러진 포커스 월 등 한층 더 선명하고 대조적인 소재와 색감으로 1층과 차별을 뒀다.
‘르 살롱 프레스티지(Le Salon Prestige)’라 이름 지은 3층은 까르띠에 스타일과 창의적 비전을 담은 하이 주얼리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 이곳에는 특별 제작한 자개 모자이크 콘솔이 자리하는데, 이 자개 모자이크 하나하나는 원석 컬러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며, 메종의 감각을 가장 내밀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진정한 하이엔드임을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
지하 1층에는 톱뉴스 또는 신문 1면을 의미하는 ‘까르띠에 아 라 윈(Cartier a` la Une)’이란 이름을 붙였다. 까르띠에의 다양한 컬렉션이 자유롭게 교차하는 팝업 공간으로 천장과 바닥에 장식한 거울, 석재와 우드 마키트리 기법으로 만든 특별한 책장과 핸드 페인팅한 매화를 상징하는 월페이퍼 등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새로운 메종 청담의 하이라이트는 4층과 5층을 하나로 연결한 개방감 있는 층고에 쏟아지는 자연광이 돋보이는 ‘라 레지당스(La Re´sidence)’. 유연한 곡선을 활용한 이 공간은 분위기와 배경을 조절할 수 있는 크고 긴 태피스트리로 연출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보자기를 까르띠에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모임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재배치 가능한 베일로 둘러싸인 라 레지당스 가운데에 자리하면 보자기에 감싸인 듯 아늑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공간의 유연성을 건축적 은유로 표현해 절로 놀라움을 자아내는 이 공간에서 까르띠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크리에이터의 도시, 서울을 기반으로 창의적 영감을 주고받는 다양한 아트와 컬처 프로젝트를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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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_ 김쎄라 (까르띠에 코리아 사장)
메종 청담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까르띠에 코리아를 이끌며 국내 하이 주얼리 시장에서 럭셔리 리테일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김쎄라 사장을 만났다.
Q1 까르띠에 메종 청담은 2008년 아시아 최초로 메종 오픈, 2016년 이전 오픈, 그리고 2022년 레노베이션 오픈 등 총 세 번의 이슈가 있었다. 그때마다 하이 주얼리 메종이 지향해야 할 비전이나 국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목표 등이 달랐을 듯한데? 
2008년, 백화점 쇼핑에 익숙한 한국 마켓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는 것은 꽤 큰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까르띠에는 예물 시계의 대명사로 불렸는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통해 주얼러로서의 이미지를 키워보고자 했다. 2016년 미션은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를 알리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하이 주얼리를 접하게 하기 위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럭셔리 공간이 필요했다. 2022년 고객 트렌드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명품을 즐기는 고객의 연령대도 성별도, 취향도 다양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청담동의 문턱을 낮추고자 했고, 상품만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 & 컬처, 즉 삶에 스며드는 경험을 통해 여러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Q2 까르띠에가 메종 청담을 처음 오픈한 2008년에는 백화점 쇼핑 중심의 국내 소비자에게 하이 주얼리나 하이엔드 워치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14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나? 
‘성과를 달성했다’고 하기엔 우린 아직도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워치 브랜드 이미지에서 주얼러로, 주얼리에서 하이 주얼리로, 그리고 지금은 카테고리를 확장해 고객의 삶으로 스며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어머니의 까르띠에 목걸이를 물려받고, 결혼이라는 중요한 순간에 까르띠에 반지를 선택하는 등 인생의 모먼트를 함께하는 까르띠에의 가치와 힘을 믿고 성장하는 중이다.
Q3 브랜드들이 아트 & 컬처에 정성을 쏟기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새롭거나 놀랄 만한 이슈는 아니다. 까르띠에는 그런 흐름 속에서 어떤 ‘다름’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2017년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을 열고 론 뮤익(Ron Mueck), 셰리 삼바(Che´ri Samba)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박찬욱·박찬경의 아티스트 듀오 파킹 찬스(PARKing CHANCE), 이불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를 소개했다. 그리고 2021년 문승지 작가로 하여금 한국의 정원과 프랑스의 살롱에서 영감을 받은 ‘클래쉬 드 까르띠에(CLASH de Cartier)’ 팝업의 살롱을 디자인하게 한 것 등은 모두 이슈를 만들거나 브랜딩을 하기 위한 활동은 아니었다. 삶의 질과 정신적 풍요를 위해 40년 전부터 해온 일이고, 묵묵히 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다름’을 추구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그게 까르띠에다.
Q4 새롭게 바뀐 메종 청담의 모습은 비밀에 싸인, 접근하기 쉽지 않은 프라이빗한 대저택의 느낌보다는 열린 구조로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집과 같은 모습이다. 어떤 요소들이 바뀌어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인지. 
2016년 리뉴얼 때 구현하고자 한 것은, 모던 프렌치가 아닌 오리지널 프렌치였다. 웅장하고 거대하고 럭셔리한 느낌, 닫힌 문과 숨겨진 공간이 주는 비밀스러움은 하이 주얼리와 잘 어울렸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메종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여행(journey)이 편안하고 즐거웠으면 한다. 한 카테고리만 꼽을 순 없지만 메종 곳곳에서 느껴지는 개방성과 빛의 투과성, 백자의 하얀 투명성과 산수화의 곡선 등이 그러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Q5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인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되고 뿌듯한 공간은 아트 & 컬처 스페이스인 라 레지당스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곳은 1층과 3층의 테라스라고 생각한다.
Q6 서울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앞으로 메종 청담이 어떤 랜드마크로 자리 잡길 원하는지. 
서울에 있는 프랑스의 메종이라는 유니크한 랜드마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전 세계 까르띠에 메종 중 유일한 아트 & 컬처 허브로 회자되길 원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고객이 영감을 받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적 살롱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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