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Wool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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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5, 2018

에디터 배미진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자부심을 고스란히 담은 세계 최고 남성복의 명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재킷과 수트가 의미하는 최상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 완벽함의 출발과 가치를 확인하는 현장, 호주 아미데일의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시드니에서 열린 ‘엑스트라파인 울 트로피’ 시상식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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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원재료에서 최상의 패브릭이 탄생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 명성과 퀄리티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윤리적인 경영에서 출발했다. 세계 최고 퀄리티의 천연 섬유와 원료를 통해서만 품격 있는 원단과 최고급 의류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창업주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철학이자 굳은 신념이었다. 그는 1910년 이탈리아 비엘라 알프스 지역의 작은 마을 트리베로에 방직 회사를 설립했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냐는 최고급 천연 섬유를 원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는 원료 조달 방식을 고집해왔다. 천연이든 가공이든, 전 세계에서 울만큼 순수한 고품질 원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이미 1백여 년 전에 이 사실을 깨닫고, 전문가들이 미가공 울 섬유를 흠잡을 데 없고 섬세한 최고급 울 원단으로 만들어내는 수공 기술을 숙련할 수 있게끔 장려했다. 사업 초기부터 장인 정신, 퀄리티, 그리고 혁신을 모토로 원산지에서 가장 훌륭한 원자재를 손수 선별했고, 울에서 실로, 실에서 원단으로, 원단에서 우아한 남성·여성 의류를 가공하는 영구불변의 직물 제조 공정을 정성 들여 보존해왔다. 이탈리아 트리베로에 라니피치오 에르메네질도 제냐(Lanificio Ermenegildo Zegna, 제냐 울 공장)가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최고급 울은 물론, 비쿠냐, 알파카, 캐시미어, 모헤어, 실크 등 세계 각지에서 수급된 최상급원재료는 해발 700m 산간 지방에 위치한 제냐의 팩토리인 라니피치오 제냐로 보낸다. 라니피치오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다른 원단 제조업체와 구분 짓는 요인은 바로 제조 공정이다. 다른 회사들이 대부분 다양한 공급업체에서 실을 공급받아 원단을 제조하는 데 비해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울 섬유를 자체적으로 제공해 공정에 착수하고 전체 제조 공정을 관리함으로써 차별화된 품질과 고유함을 보장한다.


호주 최고급 울 생산을 위한 에르메네질도 제냐 울 트로피
최고급 패브릭을 향한 제냐의 집념은 원재료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에 대한 존중과 격려, 그리고 믿음으로 이어진다. 55년 전,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울 생산자들의 노고를 독려하고 상을 수여하기 위해 처음으로 ‘엑스트라파인 울 트로피(Extrafine Wool Trophy)’를 제정했다. 당시의 울 생산 산업은 사육자가 이익이 더 큰, 털이 굵은 양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냐는 호주가 올이 얇은 울 원단 생산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를 위해서는 얇은 울 섬유, 즉 슈퍼파인 울의 확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울 생산자들이 올이 가는 울을 생산하고 더 좋은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1963년, 호주 울 생산자 협회인 ‘ASWGA(Australian Superfine Wool Growers’ Association)’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울 어워드인 ‘엑스트라파인 울 트로피’를 처음 개최한 이후로 슈퍼파인 울은 많은 회사가 최상의 원단과 최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50년 후 2002년에는 호주 울 생산자들의 놀라운 발전을 기념하기 위해 13.9미크론 이하의 울트라파인 울 생산자에게 수여하는 ‘벨루스 오리움 트로피(Vellus Aureum Trophy)’를 새롭게 제정했다.
ASWGA는 장기적으로 슈퍼파인 울을 생산한 선도적인 호주 유명 울 생산자 약 2백 개 업체를 대표하며, 지역 브랜드와 ASWGA 트레이드마크로 18.5미크론 이하의 최고급 슈퍼파인 울을 꾸준히 생산한다는 사실을 보장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새로운 파트너, 아칠(Achill)
지난 4월 방문해 인상적인 투어를 경험했던 끝이 안 보이는 드넓은 초원과 숲. 수만 마리의 양과 소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노니는 이곳은 호주 아미데일의 아칠(Achill) 농장이다. 지난 2014년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호주의 새로운 울 생산 부지로 아칠을 선정했음을 발표했다. 제냐는 부지 내에서 자라는 울로 새로운 패브릭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관광지로 개방하려는 대략적인 계획을 갖고 2014년 7월, 아칠의 지분 60%를 샀다. 2016년, 제냐 울 어워드를 시상하기 위해 호주에 있던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회장 파올로 제냐(Paolo Zegna)는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의 뉴사우스웨일주(NSW)의 아미데일(Armidale)에서 국제 대표단에게 처음으로 투어를 진행했다. 당시 5대 차량으로 이루어진 호송대가 이끈 이 투어에는 최신식 증축 건물의 축소 모형 공개와 함께 시드니 건축가 피터 스터치버리(Peter Stutchbury)가 디자인한 1백16년 된 양털 작업장의 재현이 포함되어 있었다. 지난 4월의 아칠 투어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제냐가 정직하고 윤리적인 양 사육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한눈에 보여주었다. 제냐는 아칠을 ‘farm to fashion’ 을 실현하고 이해시키는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 진정한 럭셔리를 실현하는 제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55회 2018 울 어워드 행사 개최
올해도 그룹의 회장인 파올로 제냐가 개최한 갈라 디너에서 55번째 ‘엑스트라파인 울 트로피’와 ‘벨루스 오리움 트로피’ 수여식을 진행해 호주의 최고 울 생산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지난 4월 26일, 시드니의 피에르 원 호텔에서 열린 갈라 디너에서 제냐의 VIP 고객, 다양한 국적의 프레스, 주요 울 관련 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올로 제냐가 상패를 직접 수여했다. “50여 년 동안 우리는 최상위 품질의 울을 알리기 위해 힘써왔다. 이렇게 훌륭한 울 생산자들의 노고와 성공을 치하하고 꾸준히 지원하며 상을 수여하는 것은 큰 기쁨이다. 수상자와 후보자 모두에게 축하를 전하며, 호주 ASWGA를 비롯해 올해의 트로피가 수여되는 데 기여한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슈퍼파인 울은 우리 컬렉션을 만드는 근본적인 재료이며, 이를 럭셔리한 원단과 옷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전 세계 고객들이 알아줄 것이라 자신한다. 이 시상을 통해 귀한 울 섬유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우리와 함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울 생산자들의 미래 또한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 파올로 제냐는 시상식에서 이렇게 전하며 생산자들에 대한 존경심과 제냐의 자부심을 표현했다. 최고가 된다는 것, 최고의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의 남다른 의미를 깨닫게 해준 시간. 럭셔리의 진정한 가치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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