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life in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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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 2016

에디터 권유진(베트남 현지 취재) | photographed by choi nam yong

“이곳에서는 무조건 릴랙스하세요. 그저 편히 쉬고 즐기면 됩니다.” 최근 들은 말 중 이보다 더 달콤한 말은 없었다. 그저 푹 쉬라니!
한 달간 이 낯선 섬에 갇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속세와 먼 조용하고 한적한 곳, ‘식스센스 콘다오(Sixsenses Con Dao)’ 리조트에서 보낸 꿀 같은 3일.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쉬울 만큼 진정한 휴식과 재미를 경험한 이곳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이 지금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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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럭셔리의 정수, 식스센스 콘다오
베트남 호치민 공항에서 50분가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콘다오 섬은 예상외로 아주 조용했고,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외딴 섬마을을 연상케 했다. 흔히 럭셔리 리조트의 성지라 불리는 몰디브, 발리, 보라보라처럼 관광객이 가득한 화려한 휴양지는 아닌 것이다. 활처럼 굽은 해안 도로를 따라 차로 5분 정도 달리니 저 멀리 코끼리 모양의 섬을 등에 지고 마치 자연에 뿌리내린 나무처럼 자리 잡은 식스센스 콘다오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50채의 목조 풀 빌라로 이루어진 식스센스 콘다오는 소박하고 때 묻지 않은 섬의 풍경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서 만난 식스센스 콘다오 지배인 존은 콘다오 섬의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리조트를 설립했고, 이를 짓는 데 쓰이는 모든 자재와 가구, 소품은 이곳 주민들이 생산한 것만을 사용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식스센스는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땅을 선택했고, 그리고 이곳에서 거칠지만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지역 문화와 어우러져 하나가 된 것이다. 이는 비단 식스센스 콘다오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베트남, 오만, 태국, 몰디브, 스페인 등 세계 곳곳에서 럭셔리 리조트를 운영하는 식스센스 그룹이 추구하는 모토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미끄러질 듯 매끈한 대리석 대신 삐그덕 소리를 내는 목조 바닥을, 골드 외벽이 아닌 베트남 곳곳에 버려진 나무 문으로 꾸민 외벽을 선택해 소박하지만 우아하고 품위 있게 ‘진정한 럭셔리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점을 조용히 알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 럭셔리 리조트에서 사용하는 특정 브랜드의 생수 대신 현지에서 정화한 신선한 물을 제공하는 것, 나아가 이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식재료만 사용한다는 점 역시 지역 문화를 존중하며 진정한 정신적인 럭셔리를 추구하는 이들의 철학과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계자는 “맑은 공기와 더불어 베트남에서는 보기 드문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가 함께하는 이곳은 아토피가 있는 손님의 피부가 건강해질 정도로 깨끗하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입니다”라고 여담을 덧붙인다.
유기농 제철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델리 코너와 어린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키즈 클럽, 해변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지나 이곳에 머무는 동안 모든 편의를 제공해줄 버틀러(개인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3일간 지낼 빌라로 이동했다. 빌라까지 가는 길 곳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고, 빌라에 들어서자 이는 급기야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규모 큰 프라이빗 수영장과 함께 2층엔 메인 침실이, 1층엔 거실과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 세탁 시설, 아이와 유모가 묵을 수 있는 침실이 마련된 빌라를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 원 베드룸의 단층 빌라가 있었던 것. 이는 대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찾아도 개개인의 사생활은 보호하면서 리빙 룸과 프라이빗 풀에 모여 오붓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별장과도 같은 공간이다. 물론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홀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온 싱글 여행객은 물론 오로지 둘만을 위한 로맨틱한 여행을 계획하는 커플을 위한 원 베드룸 빌라도 있으니, 혼자 와도 좋고, 둘이 와도 좋고, 여럿이 와도 즐거운 리조트라 할 수 있다. 방 구석구석에는 식스센스 콘다오의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묻어나는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을 생각해 룸의 어메니티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 따로 챙겨 가지 않아도 될 만큼 기본 어메니티와 더불어 모기향과 모기 퇴치 스프레이, 입욕 소금, 우비, 부채, 체스 판 등 많은 것을 갖추고 있다. 필요에 따라 룸 안의 물품 요청 체크리스트를 통해 요가 매트, 손톱깎이, 수면 안대, 독서 안경, 복부를 따뜻하게 해줄 찜질용품 등 필요한 것은 모두 룸으로 가져다준다. 베딩을 포함해 객실의 모든 리넨은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작해 보기에는 울퉁불퉁하고 거친 듯하지만 피부에 닿는 감촉은 그토록 편안할 수 없다. 리조트 여행을 계획할 때 룸만큼이나 중요하게 따져볼 것은 수영장의 컨디션이다. 이곳의 수영장 물은 자연 그대로의 물을 정수해 내보내고 순환 시스템을 통해 깨끗하게 관리한다. 이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증명한 것은, 이곳 관계자의 말도, 홍보 자료도 아닌 수영장에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개구리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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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그 이상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경험
식스센스 콘다오가 조용하고 한적하다고 해서 지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준비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루하게 보낼 수도,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액티브하게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도착한 첫날, 요리사 모자를 쓰고 전문 셰프에게 베트남 전통 음식을 배운 쿠킹 클래스부터 탁 트인 바다가 전면에 펼쳐진 통유리창 앞에서 프라이빗하게 수련한 요가 클래스, 섬세한 터치로 이루어진 스파 프로그램, 더불어 콘다오 섬의 재래시장부터 역사적인 사원과 박물관, 항구 등을 3시간가량 둘러본 콘다오 섬 투어, 마지막 날 밤에 배불리 먹은 바비큐 파티까지, 3일간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그것뿐인가. 낮은 파도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스탠드 패들 보드 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누워 있는 바람에 선명한 수영복 자국이 남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과 마운틴 트레킹, 스쿠버다이빙 등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선사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대로 고르기만 하면 된다. 우기인 5월에서 10월까지는 동남아 관광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식스센스 콘다오에서는 뜨거운 햇살과 먹구름이 하루에도 수십 번 다투듯이 등장한다 할지라도 크게 염려할 필요 없다. 비가 쏟아지는 프라이빗 풀에서 수영하는 짜릿하고 상쾌한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니까. 더불어 빌라의 나무 천장 위로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소리와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빚어낸 화음 아래, 폭신한 이불에 안겨 잠에 빠져든 순간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온몸의 맥이 풀리고 피로가 빠져나가는 경험이었으니 오히려 우기에 온 것을 감사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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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호사
이 지상 낙원에서 보낸 마지막 날 아침, 맑은 공기로 둘러싸인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서 아주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아쉬웠던지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다. 밖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룸마다 마련된 우비를 입고 아침 산책에 나섰다. 아침을 알리는 경쾌한 새소리와 리조트 오가닉 정원에서 비 냄새와 함께 퍼지는 허브 향기, 밤새 내린 비의 흔적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잔잔한 아침 햇살은 꿈속에서 본 장면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 시간을 더욱 만끽하고자 빌라마다 마련된 자전거를 타고 해변으로 나가 신발을 벗어 던지고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매끈한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겼다. 두 발을 부드럽게 감싸는 모래의 촉감과 고요한 콘다오 섬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간, 바닷가 앞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바다를 향해 창문을 활짝 열어 투숙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갖가지 빵, 신선한 생과일 주스와 채소, 과일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는데, 그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건 쌀국수 코너다. 베트남에 왔으니 조식도 현지 스타일로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간밤에 와인을 마셔 숙취가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이날 먹은 쌀국수 한 그릇은 그동안 한국에서 먹은 쌀국수가 진정한 쌀국수가 아니었음을 알고 배신감을 느끼게 한, 인생 최고의 쌀국수다. 그것도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먹은 꿀 같은 한 그릇!
또 식스센스 콘다오에 머무는 내내 기분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버틀러의 세심한 서비스와 어디에서 마주치건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식스센스 콘다오 직원들의 모습이다. 자전거를 타고 느릿느릿 지나갈 때도, 버기 차량을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에도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직원들의 순박하고 선한 미소 덕분에 리조트에 대한 인상이 더욱 좋아졌고, 더불어 베트남 사람들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매일 밤, 무려 13종류의 베개 중에서 고른 나만의 맞춤 베개에 피로를 풀어줄 아로마를 살짝 넣어둔 세심함, 선번으로 고통을 호소할 때 알로에를 얇게 저며 방으로 가져다준 극진한 ‘공주 대접’은 내 인생에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로 기억 속에 새겨졌다.


문의 에이투어스(02-572-2622, www.atou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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