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6, 2017
에디터 이지연
창립자 리차드 밀은 그저 평범한 시계가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시계를 원했다. 관습을 깨는 혁신적 기술, 예술미를 담은 디자인, 편안한 착용감의 삼박자를 갖춘 리차드 밀의 시계에는 그의 꿈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의 꿈 덕분에 리차드 밀은 하이엔드 시계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 (왼쪽부터) 중성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RM 023’,다이아몬드 파베 세팅 베젤이 돋보이는 ‘RM 016’.
2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모델 ‘RM 010’을 유니섹스 워치로 재해석한 ‘RM 023 오토매틱’.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 버전으로도 만날 수 있다.
3 리차드 밀 고유의 토노형에서 벗어나 직사각형 케이스로 디자인한 ‘RM 016’은 얇고 평평한 시계를 제작하기 위해 초박형 무브먼트 ‘RMAS7’ 칼리버를 개발, 장착했다.
4 42.7 x 11.7mm 사이즈로, 디지 핸즈라는 새로운 개념의 컴플리케이션 제조 기술을 접목한 ‘RM 63-01 디지 핸즈(RM 63-01 Dizzy Hands).
2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모델 ‘RM 010’을 유니섹스 워치로 재해석한 ‘RM 023 오토매틱’.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 버전으로도 만날 수 있다.
3 리차드 밀 고유의 토노형에서 벗어나 직사각형 케이스로 디자인한 ‘RM 016’은 얇고 평평한 시계를 제작하기 위해 초박형 무브먼트 ‘RMAS7’ 칼리버를 개발, 장착했다.
4 42.7 x 11.7mm 사이즈로, 디지 핸즈라는 새로운 개념의 컴플리케이션 제조 기술을 접목한 ‘RM 63-01 디지 핸즈(RM 63-01 Dizzy Hands).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차드 밀
리차드 밀의 시계는 F1 레이스 카에 자주 비유된다. 도발적이고, 혁신적이며, 예술적인 데다 소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엄청난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개발을 위해 쏟아붓는 비용과 시간은 천문학적이다. 타 브랜드와의 비교가 아닌 차별을 원하는 브랜드 리차드 밀(Richard Mille)은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2001년 혜성처럼 등장했다. 창립자 리차드 밀의 이니셜을 붙인 최초의 모델 ‘RM 001 투르비용’은 신생 브랜드임에도 업계 최고 가격인 20만유로였지만, 수백 건의 주문이 이어져 워치메이킹 역사에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 이후로도 매년 강렬하고 혁신적인 시계를 내놓으면서 지금은 하이엔드 시계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브랜드의 원칙이 자리한다. 하나의 시계를 개발하기 위해 경쟁이나 마진을 토대로 생산 비용을 결정해야 하는 기존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개발 비용이나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보이지 않는 부품까지도 손으로 마감하고 제품 하나를 완성할 때까지 부품 중 40%가 버려질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는 것. 애초에 다수의 보편적 취향보다는 희소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최상위 애호가를 위해 한정 수량만 수작업으로 완성하기에 더욱 특별하다. 최첨단 소재에 도전하는 것도 리차드 밀만의 강점이다. 미 우주항공국(NASA)에서 소재를 얻어 만들거나 카본 TPT(카본 필라멘트를 8백 층으로 쌓아 고온 고압에 응축시킨 소재), 알루미늄-규소-탄소 합금인 알루식(alusic) 등 자동차나 인공위성에 사용하는 소재를 시계에 적용하는 식이다. 이는 시계의 중량을 줄이고 보다 인체 공학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다. 심미적인 부분을 통해 가치를 더하는 일은 말할 것도 없다. 시계의 다이얼만 봐도 리차드 밀의 제품임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토록 기술적, 미학적으로 완벽한 시계의 착용감은 어떨까 의구심이 생긴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창립자 리차드 밀은 시계는 ‘손목 위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2의 피부처럼 편안하고 가벼운 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덕분에 고객들에게 ‘일단 한번 차보면 다른 시계는 절대 찰 수 없게 될 테니 주의하라’고 일러줄 정도라고.
독보적 유니크함을 지닌 리차드 밀의 세 가지 모델
리차드 밀에는 표준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모델을 개발할 때마다 명확한 콘셉트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구성 요소를 정한다.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 카레이서 펠리페 마사, 육상 선수 요한 블레이크 같은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성룡, 양자경 등의 유명 배우들이 파트너십을 맺고, 리차드 밀을 선택한 것은 독보적인 유니크함과 희소성, 기능적인 완벽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리차드 밀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세 가지 모델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RM 63-01 디지 핸즈(RM 63-01 Dizzy Hands)’는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가 제라르 드 네르발(Gerard de Nerval)의 시 ‘시간(Lle Temps)’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킨 기계식 타임키퍼다. ‘시간은 현자를 놀래지 못하지만 현자는 시간에 웃음 짓는다. 현자만이 이 시간을 사용할 줄 알기 때문이지’라는 문구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개념의 컴플리케이션 제조 기술인 디지 핸즈 메커니즘을 완성한 것이다. 크라운을 누르면 디스크가 천천히 회전하고, 이와 동시에 핸즈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크라운을 다시 누르면 작동이 중지되며 사파이어 소재 디스크와 핸즈가 현재 시간으로 돌아온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고자 한 것. 시와 분이 표시되고 5N 골드 로터와 디지 핸즈 기능을 갖춘 자동 와인딩 스켈레톤 무브먼트 ‘CRMA3’은 레 브뢸뢰(Les Breuleux)의 시계 엔지니어들이 자체 제작했다. 시계 제작의 기본 원칙을 재창조하는 이 콘셉트를 실현하기 위해 시와 분의 기능을 분리하는 고도의 기술을 적용한 것은 물론, 최고의 예술적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시계는 ‘RM 023 오토매틱’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모델 ‘RM 010’을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의 이중성을 환기하는 자유로운 형태를 콘셉트로 삼아 남녀 모두가 착용 가능한 유니섹스 워치로 완성했다. 리차드 밀이 추구하는 필수적인 품질인 강도, 가벼움, 인체 공학적인 형태를 구현한 모델로, 케이스 디자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래픽적인 요소와 베젤을 따라 타원형으로 놓인 로마숫자 인덱스, 한층 가늘어진 핸즈가 어떤 스타일에나 잘 어울리면서도 손목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RM 016 오토매틱 엑스트라 플랫’은 리차드 밀의 전형적인 토노형을 벗어난 직사각형 케이스 모델이다. 오직 케이스 디자인과 구현을 위한 연구와 드로잉에만 4백 시간 이상 소요되었고, 2백2개의 별도 가공 작업을 거쳤다. 그 덕에 손목의 곡선을 따라 뻗은 케이스로 완성되었다. 기존에는 무브먼트의 두께에 맞춰 시계 두께를 결정했지만, 이 모델은 아주 얇고 평평한 시계를 제작하는 데 초점을 두고 무브먼트를 설계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에 맞는 초박형 스켈레톤 무브먼트 ‘RMAS7’ 칼리버를 개발해 장착했다. 문의 02-512-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