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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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 2021

에디터 성정민

샤넬 N°5가 1백 년간 이룩해온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출시부터 주목받았지만 이미지를 견고히 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샤넬 N°5에 걸맞은 광고 모델과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샤넬만의 독특한 영상이 큰 역할을 했다. 시대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지금까지 우아함과 세련됨의 상징이 된 샤넬 N°5 영상과 사진 광고의 역사, 그리고 샤넬 N°5와 함께한 아름다운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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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N°5가 전 세계 여성을 대표하는 향수로 자리매김한 데는 당시 할리우드 전역을 휩쓸던 마릴린 먼로의 역할이 컸다. 1952년 한 기자는 여배우 마릴린 먼로에게 무엇을 입고 잠자리에 드냐는 질문을 했고, 그녀는 그 대답으로 “몇 방울의 N°5”라고 대답했다. 그로 인해 N°5는 또 한 번 전설적인 향수가 되었다. 이외에도 샤넬 N°5의 광고 캠페인과 비주얼은 항상 광고업계에서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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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들의 아이콘이 되다

1937년 가브리엘 샤넬은 자신이 만든 향수 N°5를 형상화했다. N°5 향수의 최초 모델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 벽난로에 기대어 <하퍼스 바자>를 위해 프랑수아 콜라의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수트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향수를 만든 디자이너가 직접 전면에 나서 모델을 자처해 촬영한 사진은 매우 심플하고 간결한 메시지를 전해주면서 고급스러움과 함께 N°5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그녀의 유명세까지 더해져 N°5는 금방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판매되었다. 이후 각종 TV 광고와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상업적 광고들이 등장하던 시기인 1950년대에 마릴린 먼로의 인터뷰가 큰 반향을 일으키며 한 번 더 N°5는 아름답고 도전적이고 과감한 여성들의 상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 20세기의 아이콘이 된 N°5는 그녀를 뮤즈로 다양한 창작물을 제작했던 앤디 워홀의 눈에도 띄게 되었으며 후에 ‘9개의 연작 실크스크린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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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여성과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샤넬 N°5

1960년 샤넬의 광고 디렉터를 역임한 자끄 엘루의 시도로 샤넬 N°5는 더 많은 여성과 만났다. 그는 다양한 모델의 얼굴과 과장되게 표현된 향수병의 모습이 조화롭게 담긴 사진을 찍기 위해 유명 사진작가를 초빙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 샤넬 N°5의 우아함과 매력을 알리기 위해 캔디스 버겐, 수지 파커, 앨리 맥그로, 로렌 허튼, 장 슈림튼, 셰릴 티에그즈 등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을 선택해 작업했다. 그 가운데 룩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까뜨린 드뇌브는 리차드 아베던, 헬무트 뉴튼, 제라드 삐레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카메라를 통해 연작 광고의 주인공이 되어 미국 전역에까지 널리 알려지며 N°5의 우아함과 상징성을 알렸다. 1969년에는 뉴욕에서 최초로 대본이 있는 N°5 광고가 완성되었다. 이 광고는 마치 영화 같은 긴 스토리를 지닌 몇 초짜리 광고로 광고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80년대에는 유명 영화감독이기도 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오픈 스페이스와 페어드 다운 기법을 활용한 광고에 육감적인 미를 더해 또 다른 매력의 N°5 광고를 만들어냈다. 1994년에는 장-폴 구드 감독이 모핑이라는 새로운 테크닉을 사용했으며 2년 후 제라르 코르비요는 바다에서 펼쳐지는 오케스트라를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광고를 선보였다. 그 후 거장 뤽 베송 감독 역시 빨간 모자 아가씨를 새롭게 해석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꿈같은 세계를 재창조해 N°5 정신을 새롭게 부각한 영상을 제작했다. 이렇듯 N°5 광고는 그 시대의 거장과 다양한 예술가와 협업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으며 그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유니크하고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2004년 그 대미를 장식할 모델이 등장한다. 바로 최고의 여배우 니콜 키드먼이 N°5의 화신이 되어 광고에 등장한 것. 자끄 엘루는 니콜 키드먼의 우아함과 아름다운 매력이 한껏 발산된 영화 <물랑 루즈>를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에게 N°5의 새로운 광고를 의뢰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탁월한 연출로 N°5의 이미지를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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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아름다운 여성들과 함께하기까지

시대상을 반영하는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여성들과 함께하는 N°5의 아름다운 영상과 광고는 지속되고 있다. 샤넬 N°5에서 가장 최근 출시한 N°5 로(L’EAU)의 광고 캠페인 모델과 광고 영상 역시 적절한 캐스팅과 연출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까뜨린 드뇌브와 캐롤 부케, 니콜 키드먼 등의 전설적인 계보를 잇는 N°5 로(L’EAU)의 뮤즈는 바로 가볍고 순수한 향을 닮은 신선한 페이스가 특징인 릴리-로즈 뎁이었다. 그녀는 역동적이면서도 깨끗하고 순수한 춤 동작으로 N°5 로(L’EAU)의 신선하고 퓨어한 느낌을 잘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작년 홀리데이에 공개된 N°5 광고 캠페인 영상에서는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모델로 등장한다. 캠페인에는 신비함을 배가하는 커다란 보름달과 함께 반짝임이 돋보이는 골드 자수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마리옹 꼬띠아르의 모습을 담아 모든 이의 주목을 받았다. 신비스러운 공상과 상상,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이 광고에서 그녀는 한 남성과 사랑에 빠진 모습으로 매혹적이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춤을 보여주는데, N°5의 잊을 수 없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향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N°5의 새로운 캠페인 영상이 등장할 때마다 주목하고 있으며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부터 영상미, 음악까지 광고 속 다양한 요소가 광고업계에 새로운 기준과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N°5가 1백 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절대적인 상징 속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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