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 열려 문화 예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4월 5일부터 20일까지 펼쳐지는 <태국 현대미술 – 꿈과 사유>전. 미술 평론가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전시 감독을 맡아 기획한 전시로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등을 아우르는 태국 현대미술가 24인의 작품 1백10여 점을 ‘꿈’과 ‘사유’, 두 섹션으로 나눠 선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미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온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하는 태국 현대미술 전시로 참여 작가 중 4명은 서울을 직접 찾았다. 먼저 젊은 작가 14인의 역동적인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꿈’ 섹션에서는 우리나라 광주를 비롯해 세계 유수 도시에서 비엔날레 참가 경력이 돋보이는 임하타이 쑤왓타나씬, 서정성이 돋보이는 파스텔 톤 회화로 눈길을 사로잡는 차야퐁 짜루왓, 페미니즘과 노동자를 향한 보이지 않는 시선을 담은 회화가 인상적인 줄리 베이커 앤드 서머가 방한했다.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이슈를 다룬 ‘사유’ 섹션에서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작가 러끄릿 띠라와닛을 비롯해 밋 짜이 인, 디썬 두앙다오, 팟타라 짠르아차차이 등 중견 예술가 10인의 작업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이 중 직접 한국을 찾은 비 타끙 팟타노팟 작가는 인간의 신체 내부가 우주의 무한성을 상징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얇은 금속 조각을 채색한 평면 작업 ‘Within-without’ 시리즈와 AI를 도구로 생성시킨 이미지를 활용한 평면 작업 등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몰랐던 태국, 우리가 막연하게 알았거나 무심히 지나쳤던 태국의 모습과 다른 진정한 태국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박일호 전시 감독의 말처럼 태국 예술가들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갖게 될 흔치 않은 기회다. 무료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