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day of LA LA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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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 2017

글 이소영(<사진 미술에 중독되다>, <서울, 그 카페 좋더라> 저자)

이곳이 ‘천사의 도시’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메릴린 먼로와 제임스 딘이 사랑한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문화 도시임에도, 뉴욕에 비해 저평가되어 아쉽다. 로스앤젤레스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현대미술과 미식의 새로운 메카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것은 단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이곳을 사랑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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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도시여, 당신은 나만을 위해 빛나는 것인가요? 별들의 도시여,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고 있네요.”_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중에서
이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를 언급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영화 <라라랜드>는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에서 촬영되었다. 먼저 영화 포스터 촬영지이자 남녀 주인공(엠마 스톤, 라이언 고슬링)이 처음 함께 노래하는 곳은 마운틴 할리우드 드라이브(Mt. Hollywood Drive)다. 우울한 첫 만남 이후 대저택의 파티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뮤지컬 영화답게 탭댄스를 추면서 노래하는데, 멀리 보이는 노을 속 도시 전경이 환상적이다. 영화 속 주요 장면에는 두 사람이 이별하는 신을 제외하고는 매번 노을이 등장한다. 로스엔젤레스는 광활하고 자연이 깨끗해, 매일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도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도 영화 속에 등장했다. 리알토 극장에서 첫 번째 데이트를 하며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보던 두 사람은 그리피스 천문대가 나오는 장면에서 영사기가 멈추자 직접 그곳으로 달려간다. 천문대의 별빛 아래서 노래하며 꿈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연인의 모습이 미소 짓게 한다. 마운틴 할리우드 드라이브와 그리피스 천문대는 모두 그리피스 파크(Griffith Park)에 있다.
두 주인공이 키스하며 타는 트롤리는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인데, 언덕 아래 있는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을 편하게 오가도록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케이블카다. 아쉽게도 보수 공사로 몇 년째 운행하지 않고 있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올해 설립 1백 주년을 맞았으며,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주말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 좋다. 첫 데이트를 기대하며 라이언 고슬링이 춤추고 노래하는 허모사 비치 피어(Hermosa Beach Pier)도 인상적이다. 사실 로스앤젤레스는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다. 여행자는 도심에서 관광하느라 바다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다운타운에서 30분만 달리면 낭만적인 해변이 펼쳐진다. 허모사 비치는 매년 비치 발리볼 대회가 열리는 곳이며, 하얀 백사장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www.discoverlosangeles.com)

노을과 바다를 보지 않고 로스앤젤레스를 말하지 마라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에는 유명한 해변이 많다.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샌타모니카 비치(Santa Monica Beach)는 놀이동산 ‘퍼시픽 파크(Pacific Park)’에서 쇼핑 거리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Third Street Promenade)’까지 두루 갖추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겨 찾는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사는 말리부 비치(Malibu’s Beaches)는 우아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태평양을 따라 32마일(51km) 이상 이어진 해변은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서프라이더 비치(Surfrider Beach)는 서핑으로 유명하며, 북쪽에서는 겨울에 회색고래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스케이트 파크가 있어 10대가 즐겨 찾는 베니스 비치(Venice Beach)와 고급 부티크, 레스토랑이 밀집된 맨해튼 비치(Manhattan Beach)도 인기 있다.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는 요트들이 정박된 평화로운 항구 마을인데, 이곳에서는 크루즈를 탈 수도 있다. ‘마리나 델 레이 하버 투어’는 노을을 바라보며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프로그램. 배 위에서 바다사자들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생일 파티나 프러포즈 같은 특별한 이벤트를 한다면 배를 통째로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샴페인 브런치 크루즈’, ‘다이닝 크루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www.hornblower.com) 산페드로(San Pedro) 항구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샌타 카탈리나 섬(Santa Catalina Island)도 놓치면 후회할 명소다. 카탈리나 익스프레스 여객선으로 1시간 혹은 헬리콥터로 15분 걸리며, 메릴린 먼로도 한때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슴이 여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니며,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60여 종 이상의 동식물과 곤충, 샌타 카탈리나 섬 여우와 같은 희귀 동물도 있다. 대도시와는 전혀 다른 한가로운 이 섬의 낭만을 만끽하기에는 하루도 부족할지 모른다. 가이드의 안내를 들으며, 아발론 캐니언 트레일 투어(Avalon Canyon Trail Tour)로 섬 중앙 산봉우리에 올라가는 것도 좋다. 다섯 번의 스릴을 경험할 수 있는 지프 라인 에코 투어(Zip Line Eco Tour)와 잠수함, 파라세일링, 골프 등의 액티비티도 이곳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www.visitcatalinaisland.com)
할리우드 스타일의 액티비티를 즐기다
햇살 따뜻한 로스앤젤레스는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천국이기도 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 도시에서 자전거를 즐겨 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행자라면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도 추천한다. 최근 유행을 선도하는 거리로 알려진 애벗 키니 블러바드(Abbot Kinney Boulevard)는 특히 자전거로 둘러보기 좋다. 핸드메이드 가구점, 독특한 패션 부티크, 앤티크 숍, 현대미술 상점 등을 구경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베니스 운하까지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베니스 운하 역사 지구(Venice Canal Historic District)에서 오두막집이나 꽃이 만발한 정원을 둘러보며 산책할 수 있다.(http://bikesandhikesla.com)
그리피스 파크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그리피스 파크는 하이킹 코스와 숲, 계곡, 동굴, 2개의 골프장, 동물원과 식물원까지 갖춘,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은 그리피스 파크 안 리 마운틴(Mt. Lee) 남쪽에 설치되어 있다. 53마일(82km)에 달하는 하이킹 코스에 도전하거나, 1924년에 만든 베렌도 계단(Berendo Stairs)의 1백81개 계단을 오르면 건강도 좋아질 것.
‘선셋 랜치 할리우드(Sunset Ranch Hollywood)’에서는 말을 타고 그리피스 천문대까지 이동하는 프로그램도 매혹적이다.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할리우드에 말과 닭이 노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잘 훈련된 말은 승마 초보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www.sunsetranchhollywood.com) 말리부 와인 사파리(Malibu Wine Safaris)는 지프를 타고 와이너리를 달리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여행자들은 중간중간 차에서 내려 기린과 라마, 얼룩말과 버펄로에게 당근과 로메인 상추를 주고, 와인을 테이스팅한다. 와인 사파리의 기린은 할리우드 영화와 광고에 단골 출연하는 동물 스타다.
뉴욕을 위협하는 새로운 현대미술의 메카
최근 로스앤젤레스가 현대미술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아는지? 고급 주택지가 밀집된 웨스트 사이드에만 3백 개의 뮤지엄이 있다. 뮤지엄 로(Museum Row)로 불리는 미라클 마일(Miracle Mile)에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 라브레아 타르 피트 페이지 박물관(Page Museum at La Brea Tar Pits), 크래프트 & 포크 아트 박물관(Craft and Folk Art Museum)과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Petersen Automotive Museum) 등 주요 박물관이 모여 있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은 22개의 새로운 갤러리를 공개하며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쳤다. 1백50여 대의 희귀·클래식 자동차, 오토바이, 트럭 전시품이 4개 층에 걸쳐 전시되어 있으며, ‘영화 속 자동차’와 ‘자동차 아트’ 코너가 하이라이트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은 현대자동차가 10년간 후원하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현대미술뿐 아니라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미술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름이 비슷한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MOCA)은 우리나라 아라리오 뮤지엄의 김창일 회장에게 뮤지엄 설립의 꿈을 심어준 서부 대표 미술관이다. 이국적인 도시 풍광과 어우러진 게티 센터(Getty Center)와 게티 빌라(Getty Villa)도 빼놓을 수 없다. 말리부에 있는 게티 빌라에는 1천2백 점의 그리스, 로마, 에트루리아 유물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고대 이탈리아 시대의 빌라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물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수려하다.
인근 샌타모니카 산꼭대기에 있는 게티 센터는 그리스, 로마 미술부터 중세, 근대, 현대미술까지 컬렉션이 다채롭다.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기하학적인 건축물과 폭포가 있는 센트럴 가든은 캘리포니아가 얼마나 풍요로운 땅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근래 개관한 두 곳, 더 브로드(The Broad) 미술관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큰 갤러리인 하우저 워스 & 시멜(Hauser Wirth & Schimmel)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더 브로드는 컬렉션 2천 점을 보유한 백만장자 일라이 & 에디스 브로드 부부가 개관한 미술관이다. 위치 또한 명당인데, 그랜드 애비뉴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바로 옆이자 MOCA 길 건너에 들어섰다.(www.thebroad.org)
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에 문을 연 하우저 워스 & 시멜 갤러리는 19세기 제분소를 갤러리로 레노베이션했다. 아름다운 근대 건축물에는 전시 공간뿐 아니라 정원, 레스토랑, 아트 숍, 심지어 양계장까지 있다. 스위스 갤러리 하우저 & 워스와 MOCA의 전 수석 큐레이터 폴 시멜이 함께 만든 갤러리다.(www.hauserwirthschimmel.com) 다운타운 동쪽의 리틀 도쿄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아트 디스트릭트는 최근 고급 주거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서며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공장과 창고로 쓰였던 건물들이 세련된 디자인의 로프트와 콘도로 재탄생하고 있어, 부동산 회사에서 주목한다.
지난해부터 싱가포르항공이 인천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는 직항을 주 7회 개설해 여행이 한결 수월해졌다. 싱가포르항공 노선은 이른 오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고, 늦은 오후 인천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다.(www.singaporeair.com)
‘라라랜드’는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를 의미하는 로스앤젤레스의 별칭이다. 복잡한 일상을 잊고, 꿈의 나라 LA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 낭만적인 도시에서라면 당신도 잠시나마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문의 캘리포니아 관광청(www.visitCaliforn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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