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빠진 펜촉이 달린 좋은 만년필 한 자루만 있으면 지금 당장 달필이 될 것만 같고, 마법처럼 아름다운 글씨를 쓸 수 있게 될 것만 같다. 마키에 처리한 최고급 만년필이 아니더라도 내 손에 꼭 맞는, 인생의 작은 행복을 찾아줄 만년필 한 자루라면 사치를 부려봐도 좋다.
만년필이라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어서 취향과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선택법은 글씨쓰는 스타일에 따라 만년필의 선택을 달리하는 것이다. 필압이 약하고 섬세한 필기를 원한다면 18K 골드 펜촉, 필압이 강하고 필기를 빠르게 하는 편이라면 일반 스테인리스 펜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생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관리가 중요한데, 햇빛이 바로 드는 뜨거운 곳에 노출되면 펜촉과 몸통을 연결하는 부위가 벌어져 잉크가 새어 나올 수 있고, 땀에 약하기 때문에 사용 후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오래 사용하면 만년필 내부에 잉크 찌꺼기가 쌓이므로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한 달에 2회 이상 세척해주면 잉크 흐름과 막힘 등의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아래로)
전 영국 수상인 마거릿 대처가 즐겨 사용하는 듀오폴트 펜. 1990년 6월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듀오폴트 펜으로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영국 왕실은 파카를 공식 지정 펜으로 사용하고 있다. 각 1백50만원대 파카.
옻칠과 팔라듐 소재로 만든 다이아몬드 헤드 문양 만년필. 입체적인 헤드 디자인이 독특한 남성적인 디자인이다. 18K 골드 소재로 만든 수공예 닙(펜촉), 로열 블루 잉크가 담겨 있다. 99만원 S. T. 듀퐁.
1924년 처음 선보인 후로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온 디자인. 세계 여러 나라의 조약, 기업 간의 거래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빠지지 않는 만년필이다. 18K 골드 소재 닙은 모두 수공으로 만든다. 91만원 몽블랑.
S. T. 듀퐁 02-2016-3400, 몽블랑 02-3485-6627, 파카 02-554-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