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ending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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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 2010

에디터 배미진 | 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잘빠진 펜촉이 달린 좋은 만년필 한 자루만 있으면 지금 당장 달필이 될 것만 같고, 마법처럼 아름다운 글씨를 쓸 수 있게 될 것만 같다. 마키에 처리한 최고급 만년필이 아니더라도 내 손에 꼭 맞는,  인생의 작은 행복을 찾아줄 만년필 한 자루라면 사치를 부려봐도 좋다.


1883년 보험 외판원이 개발한 만년필

가장 원초적인 만년필은 바로 깃털 펜이다. 깃털이 달린 펜 끝을 잉크에 살짝 찍어 사용한 것이 시초다. 먼 훗날 펜 안에 잉크를 넣어 지금의 만년필 형태로 만든 브랜드는 바로 워터맨이다. 보험 외판원이었던 워터맨의 창시자 로이스 에드슨 워터맨은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고객의 사인을 받기 직전, 준비된 계약서 위에 펜에 묻어 있던 잉크가 떨어져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경험을 토대로 최초의 만년필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해서 1883년 잉크가 흐르지 않는 펜이 개발되었고, 그것이 바로 만년필이다.

 

만년필이라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어서 취향과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선택법은 글씨쓰는 스타일에 따라 만년필의 선택을 달리하는 것이다. 필압이 약하고 섬세한 필기를 원한다면 18K 골드 펜촉, 필압이 강하고 필기를 빠르게 하는 편이라면 일반 스테인리스 펜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생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관리가 중요한데, 햇빛이 바로 드는 뜨거운 곳에 노출되면 펜촉과 몸통을 연결하는 부위가 벌어져 잉크가 새어 나올 수 있고, 땀에 약하기 때문에 사용 후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오래 사용하면 만년필 내부에 잉크 찌꺼기가 쌓이므로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한 달에 2회 이상 세척해주면 잉크 흐름과 막힘 등의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아래로)

듀오폴트 핀스트라이프

전 영국 수상인 마거릿 대처가 즐겨 사용하는 듀오폴트 펜. 1990년 6월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듀오폴트 펜으로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영국 왕실은 파카를 공식 지정 펜으로 사용하고 있다. 각 1백50만원대 파카.

올림피오 라지

옻칠과 팔라듐 소재로 만든 다이아몬드 헤드 문양 만년필. 입체적인 헤드 디자인이 독특한 남성적인 디자인이다. 18K 골드 소재로 만든 수공예 닙(펜촉), 로열 블루 잉크가 담겨 있다. 99만원 S. T. 듀퐁.

넵튠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와 물의 신 넵튠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패턴의 만년필. 딥 블루 컬러의 중국 래커로 물결과 잔잔함을 표현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총 8백88개 생산되었다. 1백89만원 S. T. 듀퐁.
마이스터스튁 149 만년필

1924년 처음 선보인 후로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온 디자인. 세계 여러 나라의 조약, 기업 간의 거래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빠지지 않는 만년필이다. 18K 골드 소재 닙은 모두 수공으로 만든다. 91만원 몽블랑.

엘리자베스 1세 4810 컬렉션
1992년부터 매년 선보여온 몽블랑의 ‘예술 후원자 펜’ 행사를 기념하는 2010년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전 세계 4천8백10개 한정 제작한 에디션으로 18K 골드 펜촉에는 엘리자베스 1세가 1559년 즉위 당시 착용한 황금 왕관이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 배럴의 도트 무늬 패턴은 왕위 즉위식 때 착용한 망토의 패턴을 옮긴 것이다. 3백90만원 몽블랑.

 

 

S. T. 듀퐁 02-2016-3400, 몽블랑 02-3485-6627,  파카 02-55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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