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S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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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 2023

에디터 윤자경

완벽히 포스트 팬데믹 시대로 들어섰다. 대부분의 쇼는 피지컬 쇼로 되돌아오면서 여느 때보다 다채로워지고, 패션 피플들은 생동감 넘치는 축제의 현장을 만끽했다. 유구한 동양 전통 복장에서 영감받은 룩부터 지난해 이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Y2K 패션의 재해석과 과감해진 디테일 요소까지, 2023 S/S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Trend 1_ Unique details

Unique details_LOUIS VUITTON
이번 시즌엔 많은 디자이너들이 라벨, 잠금장치, 버클 등 옷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에 포인트를 강하게 준 편. 루이 비통 여성복 쇼에서는 오버사이즈 버클과 지퍼를 사용해 유니크한 룩을 완성했다. 블랙 원피스와 같은 베이식한 아이템에 빅 버클을 달아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리고 지방시 여성 컬렉션에서는 일리노이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매튜 M. 윌리엄스의 아이코닉한 스트리트 스타일을 담은 특별한 디테일을 엿볼 수 있었다. 데님 소재의 브라 톱 중앙에 버클 디테일을 활용해 LA가 연상되는 자유분방함을 표현하기도.



Trend 2_No more shirts

(왼쪽) No more shirts_FENDI
(오른쪽) No more shirts_EMPORIO ARMANI
재킷, 드레스 셔츠, 넥타이가 한 세트라는 고정관념은 버릴 것! 무심하게 툭 걸친 재킷이 당신을 더욱 쿨하게 연출해준다. 최근 레드 카펫에 재킷만 걸치고 등장한 티모시 샬라메의 센스 있는 스타일링처럼 말이다. 아미 쇼에서는 셔츠를 입지 않고 넉넉한 핏의 화이트 수트와 스니커즈, 그리고 포인트 컬러 역할을 하는 스카프를 매칭해 감각적인 모습을 연출했고, 폴 스미스 쇼에서는 그러데이션된 뉴트럴 컬러를 가미한 수트에 샌들을 매칭해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런웨이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는 재킷 단추를 하나만 잠근다면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



Trend 3_ Fishnet stockings

Fishnet stockings_CHANEL
관능적인 룩을 연출할 때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망사 스타킹이 이번 시즌에는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대변하는 아이템으로 변신했다. 샤넬 쇼에서는 리본 포인트가 있는 슈즈에 화이트 컬러의 망사 스타킹 디자인을 더해 클래식한 트위드 재킷과도 잘 어울리는 룩을 완성했다. 그리고 디올 여성 컬렉션에선 페미닌한 룩에 블랙 망사 스타킹을 매칭해 러블리한 모습을 표현했다. 발리 여성 쇼에서 선보인, 트임이 있는 네이비 원피스에 실키한 사이하이 글리터 스타킹을 더한 스타일링은 고급스러운 매력을 선사한다.
Trend 4_ Inspired by traditional clothes

Inspired by traditional clothes_DIOR
동양 전통 복장을 재해석한 겐조의 아우터부터 디올의 코르셋과 부라노 레이스, 그리고 궁정에서 착용한 와이드 스커트를 떠올리게 하는 룩까지. 이번 컬렉션에서는 유독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내는 현대적인 장인 기술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구찌에서는 동양의 멋을 제대로 뽐냈는데, 비비드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자수를 넣은 중국식 치파오와 프린지로 만든 페이스 주얼리, 선글라스로 전통미를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룩을 감상할 수 있었다.



Trend 5_Artistic touch 

Artistic touch_BALMAIN
창의성에 대한 패션계의 추종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시즌 보다 젊은 감성의 아티스틱한 터치를 가미한 피스가 눈에 띈다. 발망의 컬렉션은 자연의 풍요와 우아함을 기리는 회화 작품 같은 피스를 대거 선보였다. 디올 맨 컬렉션에서는 정물화 프린팅을 얹은 파스텔 톤 후디 티셔츠에 쇼츠 팬츠, 그리고 스니커즈까지 매칭해 웨어러블한 애슬레저 룩을 완성했다. 모스키노의 남성복 쇼에서 선보인 아티스틱 피스는 또 어떠한가. 옐로와 블랙 컬러가 대비를 이루는 수트에 여러 라인으로 사람 얼굴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Trend 6_Hooded dress 

Hooded dress_FERRAGAMO
40년 전 패션 아이콘인 그레이스 존스가 착용하면서 세상에 등장한 후디드 드레스. 최근엔 케이트 모스, 블랙핑크의 로제, 마고 로비가 레드 카펫에서 착용하면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는 생 로랑, 알라이아, 페라가모 등 다수의 패션 하우스에서 선보였는데, 공통점은 섬세하게 주름이 진 드레이퍼리 드레스나 우아한 실루엣 드레스에 후드를 결합했다는 것. 생 로랑의 쇼에서는 후디드 드레스의 흘러내리는 듯한 실루엣과 대비되는 블랙 컬러의 시크한 선글라스를 매치해 실험적인 시도를 한 점이 돋보인다.



Trend 7_ Inflation

Inflation_MOSCHINO
패션 하우스는 쇼를 통해 일상적인 이슈를 보여주기도 한다. 올해의 키워드는 단연코 인플레이션이 아닐까. 모스키노에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의 중의적 해석에 중점을 두어, ‘부풀려진’ 수영장 튜브 혹은 구명 조끼 아이템을 보여주었다. 특히 튜브를 더한 밝은 옐로 컬러의 숄더 스트랩 칵테일 드레스에서 브랜드 특유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다. 버버리 여성 컬렉션 역시 공기를 가득 넣은 튜브와 장난감 디테일을 가미한 룩을 선보였고, 발망은 보디를 감싸는 벨벳 이브닝 가운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어 이상화한 여성성을 보여주면서도 고유의 품격과 모더니즘을 표현했다.
Trend 8_Elegant feather 

Elegant feather_VALENTINO
지난 시즌부터 떠올랐던 Y2K 패션 트렌드가 올해도 계속될 예정. 1990년대 여성 패셔니스타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던 깃털 장식이 이번 시즌에는 특유의 펑키함을 덜어내고, 우아한 멋을 강조하면서 남성 룩에도 활용되어 범주를 넓혔다. 샤넬 쇼에서는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클래식한 룩에 일렁이는 듯한 느낌의 깃털 장식을 더해 섬세하고도 패미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발렌티노 컬렉션에서는 뉴트럴 톤 드레스를 같은 컬러의 깃털 장식으로 겹겹이 장식해 유니크한 멋을 더했으며, 같은 스타일을 남성복에도 적용했다. 이처럼 깃털 장식은 앞으로 젠더를 아우르는 패션 키워드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Trend 9_ Layering

Layering_BURBERRY
한동안 잠잠하던 레이어링 룩이 돌아왔다. 단, 이번 시즌에 주목할 점은 레이어링하는 옷 소재의 범위를 더욱 넓혔다는 것. 펜디는 여러 겹을 덧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테크니컬 오간자, 래커 처리한 자수 장식이 돋보이는 나일론 저지를 선보였다. 스포티하면서도 섬세하며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버버리 맨 컬렉션에서는 레이스의 튈을 남성복에 레이어링해 젠더 플루이드의 특징을 표현했다. 관능적인 느낌의 레이스 톱에 캐주얼한 티셔츠를 레이어링한 버버리의 스타일링 팁은 일상 룩에 활용하기에도 제격이다.



Trend 10_ No pants look

(왼쪽) No pants look_BOTTEGA VENETA
(오른쪽) No pants look_BALLY
몇 해 전부터 하프 팬츠, 쇼츠, 그리고 로 라이즈 팬츠까지, 팬츠 길이가 점점 짧아지더니 올해는 진정한 하의 실종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S/S 시즌 컬렉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보테가 베네타의 17번 룩이 가장 좋은 스타일링 참고서가 될 것. 루스한 핏의 네이비 니트 상의에 하의는 스타킹만 신어 시크한 룩을 완성했다. 실제로 이런 룩을 입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이 시대 패션 아이콘 켄달 제너가 너무도 우아하게 소화하면서 다시 한번 큰 이슈가 되었다. 또 발리 쇼에서는 골드 컬러의 재킷, 팬티, 부츠로 강렬한 룩을 완성했고, 에트로 남성 쇼에서는 셔츠를 팬티 안에 넣어서 입는 파격적인 시도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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