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S Trend Report for Women &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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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 2025

에디터 성정민

어지러운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이동까지, 그 어느 때보다 어지럽고 복잡했던 2025 S/S 컬렉션. 각자만의 방식으로 선보인 새로운 스타일과 여전히 유지되거나 재해석되는 여러 트렌드가 혼재한 이번 시즌은 지금의 시대상을 담고 있는 듯하다.

Trend 1
Metallic Power
올 시즌 쇼는 유독 눈이 부셨다. 반짝이는 스팽글이나 시퀸 소재가
쇼 곳곳에서 등장했기 때문. 프라다는 아예 알루미늄이나 철을 사용한 듯 메탈릭한 느낌의 스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AI, 가상현실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미래 지향적 패션 트렌드라 볼 수 있다. 어쩌면 럭셔리와 컨템퍼러리 브랜드의 경계가 모호해져가는 현 패션 신에서 오랜 노하우와 장인 정신으로만 탄생할 수 있는 오트 쿠튀르적 의상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을 듯하다. 특히 버버리에서 화려한 스팽글 드레스에 스포티한 점퍼를 매치한 것도 흥미로웠다.
Trend 2
Layered Elegance

재작년부터 Y2K 패션 트렌드가 도래하면서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 것이 일상 속 자연스러운 패션이 되었다. 올해 역시 이러한 레이어드 패션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다만 이전에 조금 소녀스러웠던 무드에서 엘리건트한 무드로 바뀌었다는 것이 특징. 펜디와 디올 등에서는 시스루 드레스에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매치해 우아한 실루엣으로 팬츠와 스커트를 레이어드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올해는 나이, 체형을 불문하고 꼭 한번 도전해볼 것.

Trend 3
Neo Bourgeois

1970년대 부르주아들이 즐겨 입던 화려하고 과장된 패션이 다시금 메인 스트림에 등장했다. 한동안 이어지던 미니멀한 옷차림에 지쳤다면 시대적 터치를 가미한 새로운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가 반가울 수밖에 없을 듯. 과감한 스타일과 화려한 터치가 주 무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발렌티노에서 선보인 첫 쇼가 대표적. 화려한 러플, 푸시 보 등을 그만의 방식으로 자유자재로 활용해 부르주아 룩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셰미나 카말리가 합류한 끌로에 역시 보헤미안적이면서도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룩을 선보였다.
Trend 4
Transformed Suit

조용한 럭셔리 열풍을 잇는 룩은 다름 아닌 수트 패션이다. 여성 수트 자체를 하나의 콘셉트로 삼은 생 로랑부터 재킷 중간을 크롭트한 과감한 디테일에 레이스를 덧대거나, 단추를 과감히 생략하고 랩 스타일로 완성하는 등 수트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 맥퀸까지. 보테가 베네타에서는 긴 수트 팬츠의 한쪽을 잘라 얼핏 보면 스커트 같기도 한 색다른 수트 핏을 선보였다. 지루한 일상 속 나만의 개성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반가운 트렌드가 아닐 수 없다.

Trend 5
Romantic Feather

이번 시즌에 등장한 또 다른 소재는 깃털이다. 1960~70년대 귀족들의 헤어 장식으로 쓰인 깃털이나 셀럽들의 레드 카펫 혹은 파티 룩에 간혹 등장하는 화려한 깃털이랑은 조금 다르다. 로에베와 샤넬에서는 아주 작은 깃털을 구조적으로 연결하거나 신체 일부분에만 사용해 아주 여성적이고 우아하게 표현했다. 프라다도 오간자 소재에 깃털을 한 땀 한 땀 붙인 드레스를 깃털의 가벼움을 표현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 깃털들은 이번 로맨티시즘 트렌드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한 매개체임에 틀림없다.
Trend 6
No More Sleeve

기후온난화로 점점 더워지는 여름에 힘들어할 한국 남성들에게 반가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소매 없는 상의가 2025 S/S 쇼에 다수 등장한 것. 일반 슬리브리스 티셔츠부터 니트 베스트, 수트 베스트 등 다양한 소재와 형태로 변형된 것 역시 개성 있는 룩을 연출하고자 하는 남성들에게 희소식이다. 펜디는 앞단을 변형한 디자인의 셔츠를 제안했고, 루이 비통과 구찌는 톱 형태로 모던하게 선보인 것이 특징. 에르메스는 베스트 형태로 포멀하게 연출했다.

Trend 7
Polo Fever

작년 여성복에서 핫한 트렌드로 강조되었던 폴로 티셔츠가 2025년 남성복으로 옮겨 왔는데, 소재와 컬러가 더 다양해지면서 눈을 즐겁게 했다. 프라다와 로에베에서는 상큼한 컬러로 몸에 슬림하게 붙는 타이트한 폴로 티셔츠를 제안했다. 프라다는 실제 옷깃이 아닌 프린팅으로 연출해 재미를 주었고, 펜디는 사이드로 기울어진 디자인의 폴로 칼라 니트를 선보였다. 구찌는 메시 니트 소재의 폴로와 스트라이프 패턴의 비치 타월 소재 폴로 셔츠로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Trend 8
Trompe l’oeil

하이패션에서 주로 사용되던 트롱프뢰유 기법은 프랑스어로 ‘눈을 속이다’라는 뜻. 즉 착시 현상을 이용해 실제와 같은 생생한 효과를 내는 미술 기법이다. 이번 시즌엔 주로 보테가 베네타나 로에베에서 즐겨 사용하던 이 기법이 주를 이뤘다. 구겨진 셔츠처럼 모양이 잡힌 소재를 활용한 룩을 선보이기도 하고 로에베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재킷과 셔츠 같은 형태 그대로를 활용해 룩을 완성했다. 이외에도 프라다, 아크네 스튜디오 등에서 트롱프뢰유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Trend 9
Block Core

남자를 지칭하는 속어인 ‘블록(block)’과 평범함을 멋으로 승화한 패션 용어 ‘놈코어(Normcore)’를 합한 단어 ‘블록코어(Blockcore)’ 트렌드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와 하이패션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급부상했다. 그 때문에 길거리에서는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입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올해 역시 이 트렌드가 계속될 예정이다. 루이 비통에서 선보인 축구 선수 유니폼 같은 티셔츠와 미우미우에서 선보인 체대생 유니폼 스타일을 참고하자.
Trend 10
Pastel Mood

사람들은 늘 패션과 컬러로 불안한 국제 정세와 경제 위기를 해소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녀왔다. 이번에도 역시 남성복에 침투한 로맨틱한 컬러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듯 남성복에 잘 사용하지 않던 파스텔컬러가 다수 눈에 띄었다. 피스타치오 그린이나 레몬 커드, 그레이시 핑크, 베이비 블루 등 농도와 채도에 따라 더 다양해진 파스텔컬러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비비드한 컬러가 아닌 은은하게 다가오는 컬러들은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의 실루엣과도 이질감 없이 녹아드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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