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S/S men’s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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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11

에디터 배미진

과감한 컬러 매치와 극도로 세련된 스타일링이 공존하는 2011 S/S 남성 컬렉션엔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응용 가능한 ‘현명한’ 스타일링 모티브가 가득하다. 스트라이프 하나만으로 얼마나 세련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머린 룩부터 지루한 스타일에 포인트가 되어줄 니트 소재, 도전하기 어려웠던 남성 쇼츠에 대한 웨어러블한 해석까지, 싱그러운 봄을 맞는 남자들을 위한 패션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trend 1 french marine

프렌치 스트라이프를 다양하게 변형한, 남성을 위한 머린 룩은 여자의 마음까지 설레게 할 정도로 멋지고 세련되게 재탄생했다. 태양을 한껏 머금은 화사한 블루, 가볍게 빛바랜 듯한 화이트가 어우러져 클래식한 머린 룩의 정석을 보여준다. 칙칙하다고 여겨졌던 빈티지와 극도로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의 현대적인 대안으로 블루 스트라이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남자들에게 허락되었던 티셔츠에 국한된 소극적인 머린 룩이 아니라 팬츠부터 재킷, 스웨터까지 모든 아이템에 경쾌하면서 세련된 머린 스타일을 적용했다. 머린 룩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블루와 스트라이프 패턴을 선보인 겐조의 컬렉션에선 머린 룩의 정석을 확인할 수 있다.

trend 2 boxy silhouette

몸을 옥죄는 스키니 팬츠 대신 한층 여유로워진 박시한 실루엣이 돌아왔다. 루스한 실루엣을 정제된 방식으로 풀어낸 이번 컬렉션은 박시하지만 자연스럽고 섬세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어깨 선이 자유롭게 느껴지는, 형태감 없는 가벼운 실루엣의 아우터에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드러운 실루엣을 표현하기 위해 재킷과 팬츠가 조금씩 더 길어져 유러피안 특유의 성숙한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다.

trend 3 vivid dream

여성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남성 컬렉션에서도 비비드 컬러의 물결이 그대로 이어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선명한, 형광색에 가까운 그린을 선보인 질 샌더와 남자들을 모두 인형옷 입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 프라다 컬렉션까지. 네온 핑크에 블루을 매치하는 과감한 스타일링도 선보여 남성 패션에 어디까지 컬러를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질 정도로 다채로운 컬러 매치가 등장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핫 핑크 컬러까지 다양하게 활용한 것을 보면 이제 남자도 컬러에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을 듯. 실제로 스타일링할 때는 원 포인트 컬러에 그레이나 블랙과 같은 모노톤을 매치하면 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비드하고 사이버틱한 질 샌더 컬렉션의 컬러가 제라늄, 양귀비, 히비스커스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라는 것이 더 재미있다.

trend 4 refined knitwear

얇은 서머 니트부터 굵은 조직감의 청키한 니트까지 이번 시즌에는 여성 컬렉션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니트를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의 S라인만큼이나 남성의 보디라인도 중요시하는 시대이니만큼 니트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니트의 입체적인 조직이 남성의 보디라인을 더욱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조각 같은 보디라인을 강조하는 스웨터에 리넨이나 링클 효과를 준 자연스러운 팬츠를 매치하고 양말을 신지 않고 보트 슈즈를 매치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키 스타일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니트 카디건도 볼 수 있는데, 피부가 살짝 비칠 정도로 가벼운 서머 니트 카디건에는 크리스피한 소재의 셔츠와 프티 스카프를 매치하는 것이 멋지다.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집업 카디건은 이번 시즌의 키 아이템으로, 랑방과 Z 제냐, 보테가 베네타, 버버리 프로섬 등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모두 한 가지 이상의 집업 카디건 아이템을 선보였다. 그중 주목할 만한 점은 집업 니트 카디건에 모두 비대칭적인 과감한 실루엣을 적용했다는 것.

trend 5 modern sports

스포츠 웨어는 이제 모든 컬렉션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카테고리가 되었다. 스타일링의 원칙이 파괴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패션 피플들이 전방위적으로 늘어나면서 스포티한 패션의 추종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최신 테크놀로지가 접목된 아이템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스포티한 패션 아이템이다. 저지와 우븐 소재의 심플한 풀오버 스타일의 박시한 톱과 슬리브리스, 모자가 달린 점퍼 등이 이번 시즌 키 아이템으로,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아이템 중 가장 실용적이고 일상생활에서 당장 활용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웨어러블하다. 방한과 통풍에 신경 쓴 기능성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스포츠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trend 6 clean shorts

반바지가 부담스러운 남자들이라면 이번 시즌의 깔끔한 쇼츠는 꼭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길이와 소재, 스타일 모두 다양하게 출시되어 쇼츠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다. 그중 지금까지 컬렉션에서 볼 수 있었던 짧은 길이가 아닌 무릎까지 오는 와이드 쇼츠 팬츠를 가벼운 재킷과 매치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할 수 있다. 일명 ‘버뮤다 팬츠’로 불리는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의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프라다에서 선보인 과장된 실루엣의 반바지도 이번 시즌만은 멋져 보인다. 쇼츠를 가장 클래식하게 연출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알프레도 던힐의 컬렉션을 참고하면 된다. 니트의 실루엣과 벨트 스타일링, 쇼츠의 소재와 컬러 선택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심플한 디자인의 쇼츠와 블레이저를 잘 매치하면 의외로 튀지 않고 갖춰 입은 느낌도 줄 수 있다. 발등을 스트랩으로 감싸는 글래디에이터 슈즈 역시 쇼츠와 잘 어울려 과연 이번 시즌은 쇼츠가 대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trend 7 smart out-pocket

전반적으로 미니멀한 실루엣이 대세를 이루는 이번 시즌에 빠지지 않는 디테일은 바로 아웃 포켓이다. 미니멀함을 유지하면서 볼륨감을 주기 위한 해법으로 등장한 아웃 포켓은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캐주얼까지 전방위적으로 적용되었다. 데님 소재 셔츠에 매치한 전형적인 아웃 포켓부터 리넨이나 코튼 같은 클래식한 소재까지 아웃 포켓 디자인이 확대되었다. 물론 이 모든 소재의 아웃 포켓은 이전보다 훨씬 심플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고전적인 사파리 재킷에 매치한 아웃 포켓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trend 8 natural texture

이만큼 부드러운 시즌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따뜻한 파스텔 색조와 리넨, 가볍게 가공한 코튼, 링클 처리해 잔잔한 텍스처를 살려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가벼운 소재가 대세다. 화이트가 부담스러운 남성들에게 내추럴한 리넨이나 코튼 소재에 파스텔 계열의 산뜻한 수트를 입히니 프레시한 느낌마저 감돈다. 시어서커를 비롯해 워셔 링클처럼 인위적으로 텍스처를 주는 방식의 가공법이 에르메스와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더 널리 활용되고 있다. 크리스피하고 시원한 촉감을 낼 수 있고, 자연스러운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소재가 다양하게 개발될수록 여름철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서머 수트의 종류도 많아진다. 내추럴 텍스처 의상들은 세탁과 보관이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trend 9 patterned suit

에스닉한 무드마저 느껴지는 프린트 혹은 패턴 수트는 이번 시즌 그 과감함이 절정을 이뤘다. 물론 일상적으로 이런 패턴 수트를 입기는 어렵지만 재킷과 패턴을 따로 연출하거나 디테일이 적은 수트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거에는 턱시도 에 가까운 클래식한 수트를 고집하던 TV 스타들도 최근에는 스티치나 프린트, 패턴을 입힌 화려한 수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스타일링에 재미를 붙인 남성들이 이제 과감한 디자인의 수트까지 자유자재로 스타일링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trend 10 neutral palette

비비드 컬러의 홍수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것이 바로 뉴트럴 컬러다. ‘제2의 그레이’ 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누드 컬러부터 내추럴하고 섬세한 감성으로 선별한 퓨어 화이트와 번트 브라운까지 다양한 팔레트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럭셔리한 콜로니얼 무드, 여행자 분위기를 내는 데 가장 확실한 요소로 자리매김한 뉴트럴 컬러는 에르메스 컬렉션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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