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파리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희소가치 있는 전시를 주목할 만하다.
옥(jade)을 주제로 한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컬렉션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파리에 위치한 기메 국립 동양 박물관(www.guimet.fr/en)에서는 오는 1월 16일까지 엄선한 옥으로 만든 까르띠에 컬렉션 26점과 까르띠에 아카이브에 소장된 6점의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진귀한 옥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제이드, 황제에서 아르데코까지(JADE, FROM EMPERORS TO ART DE′ CO)>전이 열린다. 타이베이 국립 고궁 박물관, 파리 퐁텐블로 궁전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등 세계 여러 기관의 협조로 성사된 전시다.
흔히 ‘비취’로 통하는 경옥과 연옥으로 나뉘는 제이드는 미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신화와 전설에서 많이 다룬 매혹적인 소재다. 특히 유럽에서 동양 문화가 인기를 끈 19세기와 아르데코 양식이 성행한 20세기 초에 중국과 일본에서 건너온 명판, 플라스크, 동물 조각 등 ‘중국풍 앤티크 장식품(appre^ts)’이라 불리는 오브제들은 기발한 장식 요소만이 아니라 제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매력으로 유럽인들을 사로잡았다.
당시 제이드에 매료된 까르띠에는 아시아의 이국적인 보물을 활용해 중국의 상징주의에 바탕을 둔 형태를 탐구했고, 이를 고혹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프랑스식’으로 모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것에 내재된 고유의 미를 재해석한 성과물이었다. 정교한 문양으로 장식된 휴대용 플라스크, 용을 모티브로 삼은 브로치, 제이드, 오닉스, 자개 등 보석을 활용해 시대의 미학까지 보여주는 시계 ‘미스터리 클락(Mystery Clocks)’ 시리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렇듯 제이드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까르띠에는 산호, 레드 래커, 루비 같은 소재로 창조 영역을 더 확장해나갔다.
강렬한 녹색을 띠는 최상급 비취 구슬과 루비, 다이아몬드의 빼어난 색채 조합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는데, 이는 인장을 주제로 한 시계-브로치, 붉은색 래커로 채색한 ‘장수’를 뜻하는 간자체 ‘shou’를 새긴 귀고리에도 적용됐다.
전시회 도록 표지. 에디션 다르 소모지(E´ditions d’Art Somogy) 출판사 발행. 2 실 시계-브로치 (Seal Watch-brooch), 까르띠에 파리(1929), Nick Welsh, Cartier Collection ⓒ Cartier 3 신 모티브의 미스터리 클락(Mystery Clock with Deity), 까르띠에 파리(1931), Marian Ge′rard, Cartier Collection ⓒ Cart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