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돌을 넘긴 ‘이우환 공간’

조회수: 89
1월 07, 2026

글 고성연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의 ‘이우환 공간’이 개관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일본 나오시마의 미술관에 이어 이우환 작가에게 헌정된 두 번째 미술관인 이우환 공간은 2015년 5월 선보였는데, 기본 설계부터 작품 배치, 사무 집기까지 작가가 디자인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뜻깊은 예술 공간의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지난 12월 중순에는 기념 연주회가 열렸다. 작가의 작품 세계에 감응한 신예 작곡가 이하느리가 만든 창작곡을 초연으로 공개했으며, 이와 함께 그가 선별한 주제곡을 선보였다. 이우환 공간에서의 프라이빗한 공연에 이어 부산콘서트홀에서 <보는 소리, 듣는 빛> 연주회(12월 14일)가 1시간에 걸쳐 개최됐다.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총 4곡을 선보였는데, 먼저 일본 첼리스트 기타지마 아키가 소리와 소리 사이 침묵을 통해 청각의 여백을 선사하는 미국 작곡가 모턴 펠드먼의 ‘투영 1번(Projection I)’을 짧게 연주하며 은근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어 이하느리가 이우환 작가의 ‘여백’과 ‘관계’의 미학에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는 ‘스터프 샵3(stuff#3)’을 선보였다. ‘스터프’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인 이 11분짜리 곡은 하나다 와카코의 지휘와 기타, 베이스 플루트, 더블 베이스, 바이올린, 베이스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일본 앙상블 노마드, 그리고 기타미마 아키가 합세해 연주했다. 고전적인 조성과 리듬을 해체한, 다분히 현대음악다운 변칙적인 자유분방함, 그리고 젊은 작곡가의 재기 발랄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다음 곡은 이우환 작업 과정의 몰입감을 연상시킨다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유려한 솜씨로 공간을 수놓았다. 그리고 음악과 그림이 빚어내는 공명을 꾸준히 탐색해온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의 앙상블로 스위스 작곡가 위르크 프라이의 ‘현악 4중주(Streichquartett)’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낯설 수도 있는 담백한 ‘화음(畵音)’의 미학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