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시가 대중적으로도 꽤나 인기를 끌어왔다. 그건 아마도 전시 콘텐츠가 단지 브랜드나 제품 홍보 수준이 아니라 유서 깊은 아카이브와 전시 미학을 통해 문화적 맥락과 장인 정신이 깃든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에르메스의 정수를 전시 공간에서 느껴볼 수 있는 <Wanderland(파리지앵의 산책)>전이 서울에서도 열린다. 앞서 런던 사치 갤러리, 파리 포르 드 솔페리노 등에서 선보였던 전시로, 오는 11월 1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서울 한남동 디 뮤지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 전시의 테마가 ‘산책(fla^nerie)’인 이유는 에르메스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의 말을 빌리자면 “도시를 거니는 행위 자체가 아름다우면서 자유로운 예술이며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중요한 본질이기도 해서”란다. 또 전시 큐레이터의 설명을 따르자면 예상치 못한 걸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는 파리지앵다운 산책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꿈꾸는 것’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이런 주제를 담아내는 요소들을 공간에 미학적으로, 그리고 ‘에르메스답게’ 펼쳐내는 만큼 자전거, 가방, 여행 습작 케이스 등 에밀 에르메스 박물관과 현재 컬렉션 등에서 모은 유서 깊은 각종 오브제를 소개하고, 다양한 색상, 소리, 이미지를 통해 꿈을 꾸는 듯한 즐거운 경험을 유도하도록 세심하게 기획했다. 여러 분야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놓인 11개의 방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미디어로 표현된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파리 광장, 숨겨진 통로, 오브제가 존재하는 카페 등을 접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