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그 경이로운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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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1, 2024

에디터 윤자경


까르띠에의 주얼리는 유구한 시간을 거쳐 탄생한 보석과 경이로운 자연, 전 세계의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독보적 공예 기술의 정수를 담고 있다.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전시에서 메종의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 및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개인 소장자들의 현대 작품을 통해 까르띠에의 고유한 문화와 창조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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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전시가 개최된다. 까르띠에 현대 작품의 독창성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2019년 도쿄 국립신미술관(National Art Center, Tokyo)에서 선보인 이후 5년 만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전시로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까르띠에가 특별 협력한 이번 전시에서는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불리는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 및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자들의 현대 작품을 포함한 3백여 점을 모아 까르띠에 스타일을 이루는 문화와 창조적 가치를 보여준다. 시간을 축으로 해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통해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메종의 선구자적 정신과 독창적 비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전시 티켓은 인터파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시간의 공간,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
전시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까르띠에의 예술성, 창의성, 뛰어난 기술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으로 이를 보여준다. 까르띠에의 클락은 단순한 장식 예술을 넘어 현재가 순식간에 과거가 되고,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가는 시간의 신비한 원리를 표현한다. 종종 ‘시계의 경이로움(marvels of horology)’이라 불리는 시곗바늘은 무브먼트에 연결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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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변신과 색채

첫 섹션에서는 까르띠에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독보적인 노하우로 소재와 색채를 다루는 법을 소개한다. 20세기부터 까르띠에가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더욱 돋보이도록 하는 데 필요한 플래티넘을 활용해온 기법, 규화목 같은 독특한 소재, 다양한 보석을 이용한 대담한 색채 조합(블루 사파이어와 그린 에메랄드, 또는 형형색색의 뚜띠 프루티)까지, 참신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향한 까르띠에의 혁신은 계속된다. 무엇보다 까르띠에 작품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세대를 거쳐 내려오고 확장되는 메종의 장인 정신이 담긴 특별한 기술이다. 까르띠에는 글립틱, 에나멜링, 그래뉼레이션, 오가닉 소재 상감세공(장미꽃잎, 밀짚) 등에 담긴 장인 정신을 발전시키고 전승하기 위해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전통 공예 분야의 최고 기능 보유자로 인정하는 ‘메티에 다르(Matres d’Art)’ 칭호를 받은 장인의 감독 아래 극소수 장인들이 공방을 이끌고 있으며, 공방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후계자가 드문 수공예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형태와 디자인

전시는 순수한 선과 형태의 창조적 본질을 찾아 떠나는 까르띠에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자연 세계에서 드러나는 선과 형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에센셜 라인(Essential Lines)’과 ‘스피어(Spheres)’, 주얼리의 구조적 요소에 주목해 주얼리가 어떻게 그 자체로 건축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뉴 아키텍처(New Architectures)’, 움직임이 착시를 통해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떻게 작품에 표현되는지 알아보는 ‘옵틱스(Optics)’, ‘혼돈 속의 조화(Harmony in Chaos)’, ‘일상에 깃든 아름다움(Beauty All Around)’을 통해 젬스톤에서 얻은 영감이 어떻게 주얼리 디자인으로 연결되는지, 산업계나 패션계의 쿠튀르 등 주얼리 세계와 무관한 것으로 여겨온 영역에서 메종이 어떻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범세계적 호기심

마지막 섹션에서는 까르띠에 디자인의 원동력인 ‘범세계적 호기심’을 주제로 세계의 문화,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독보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세상을 향한 루이 까르띠에의 끝없는 관심을 바탕으로 완성한 아트 컬렉션과 메종의 디자이너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라이브러리에서 비롯된 호기심은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메종은 이러한 호기심을 발판으로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독특하고 혁신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1백70년이 넘는 기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동아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지명이 등장한다. 이러한 호기심의 여정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들의 건축, 신화, 패턴과 색상은 까르띠에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다. 또 이 섹션에서는 한국에서 영향받은 특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이 창조한 기적의 산물을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인 해석을 곁들여 주얼리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식물은 많은 주얼러에게 사랑받아온 모티브지만, 까르띠에는 오키드로 대표되는 식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창조했다. 다채로운 보석으로 구현한 맹렬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팬더, 목을 유연하게 감싸는 뱀, 기개 넘치는 호랑이 등의 야생동물은 상상의 세계를 펼쳐낸다. 까르띠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고자 하는 동물의 핵심적 특징을 잘 잡아내는데, 이는 파충류나 대형 고양잇과 동물을 모티브로 한 메종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187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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