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파리의 뒷골목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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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2, 2013

글·사진 지은경(유럽 통신원)

매년 이맘때의 파리는 옛날 사랑 노래와 향기로운 꽃 냄새가 날리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전 세계에서 갓 결혼한 신랑과 신부들이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파리로 몰려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파리의 관광 명소가 아니라 진정한 파리지엔 로맨스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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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AMOUR
8 Rue Navarin 75009, Paris
Tel +33(0)1 4878 3180
http://www.hotelamourpari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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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무르(Hotel Amour)
호텔 아무르, 러브 호텔. 동양인들에게 러브 호텔이라는 이름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삭막하고 싸구려인 모텔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파리지엔에게 러브 호텔은 젊고 아늑한 멋을 자아내는 곳이다. 2006년 티에리 코스트(Thierry Costes)와 엠마뉴엘 드라벤(Emmanuel Delavenne)이 탄생시킨 호텔 아무르는 디자이너들이 꾸민 개성 있는 객실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당시 각각의 룸을 꾸민 디자이너들은 알렉상드르 베탁(Alexandre Betak), 피에르 르탕(Pierre Le Tan) 등 파리를 대표하는 데커레이터들이었다. 객실이 늘어선 복도는 데이비드 린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컬러와 부드러운 조명으로 디자인되어 방을 찾아가는 동안 신기한 현상을 목격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호텔 아무르는 젊고 재미있는 감성을 주 콘셉트로 하지만 이국적인 나라에서 가지고 온 재미있는 그림과 사진, 빈티지 분위기의 색과 가구, 그리고 어딘지 비범한 구석이 있는 오브제들이 어우러져 있다. 호텔의 중앙에 위치한 1층 라운지는 파리의 여느 집 안마당을 연상시키는 돌담과 식물로 소박하지만 모든 것이 과하지 않고 아늑하게 꾸며져 있다. 호텔 아무르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발상은 바로 손님들에게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것이다. 자전거로 다녀야만 진정한 파리를 누릴 수 있다는 파리지엔의 스타일에 맞추어 호텔에 머무는 손님들에게 빈티지 디자인의 어여쁜 자전거를 대여해준다. 호텔의 스위트룸에는 10여 명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사랑을 부르는 도시 파리, 호텔 아무르에서 힙한 커플들의 파리지엔식 사랑 스타일을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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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TELEGRAPHE
41 Rue de Lille 75007, Paris
Tel +33(0)1 4292 0304
Fax 33(0)1 4292 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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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텔레그라프(Le Telegraphe)
파리는 누가 뭐라 해도 옛것과 현대의 것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현대의 테크놀로지와 감성을 추구하며 살지만 옛 추억을 간직하려는 파리지엔의 마음처럼 실제로 파리의 건물과 공간에 대한 과거의 기록이 촘촘하고 정성스럽게 보존된 채 현대적인 방식으로 다시금 태어나고 있다. 그중 르 텔레그라프라는 레스토랑은 지금은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전보, 즉 텔레그라프를 추억하게 한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은 프랑스 중앙 우체국의 안테나 역할을 했으며 모든 전보와 전화망이 이곳을 거쳐 갔다. 따라서 그 주위, 7구와 15구에 우체국 직원들의 숙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15구에는 남자 직원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여관이 있었고 7구, 레스토랑 르 텔레그라프가 위치한 곳은 여자 직원들이 모이던 숙소로 1층엔 공무원들을 위한 레스토랑과 우체국이, 2층부터는 정부의 관할하에 있는 작고 아담한 여성 전용 호텔이 위치했다. 1905년 당시 유명한 건축가 모리스 블리오(Maurice Bliault)가 만든 아름다운 고딕식의 높은 천장과 실내에 속한 야외 정원을 그대로 간직한 채 1980년 미구엘 캉시오(Miguel Cancio)에 의해 대리석 모자이크와 금색의 화사한 컬러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파리의 유명한 부다바와 바 플라이 같은 신비한 분위기의 고급 바들을 장식한 인물로, 화가인 클림트의 시각을 빌려 텔레그라프에 머물던 여인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레스토랑의 주인은 클림트의 그림을 사 모으는 주요 컬렉터로, 실제 클림트의 초기 습작들을 이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스토랑이라고 많은 잡지와 책에 소개된 르 텔레그라프의 스페셜 메뉴는 전통 프랑스 요리인 푸아그라와 아스파라거스 샐러드, 고급 와인과 샴페인이다. 여름철은 야외의 아름다운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에는 금색의 황홀한 불빛과 영롱한 샴페인의 아름다운 색조가 조화를 이루어 인상 깊은 밤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1백 년의 깊은 역사를 지닌 르 텔레그라프에서 소박하게 전보를 부치는 일이나 소식을 기다리기 위해 몇 시간을 앉아서 기다리는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흔적들이 레스토랑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던 곳이 지금은 다양한 맛과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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