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의 품격, 브랜드 고유의 DNA를 담은 새 공간들…이솝·프리츠 한센·핸드앤몰트 등
(위부터 시계 방향)프리츠 한센 / 이솝 /핸드앤몰트
브랜드의 매장이 단순히 상품을 단순히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공간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는 건 새삼스러운 ‘뉴스’가 아니다. 오늘날 브랜드의 매장은 까다로운 소비자의 오감을 만족시켜야 하기에 편리하거나 ‘핫한’, 혹은 의미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자리 잡고 매혹적인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그것이 트렌드를 이끌면서도 고유의 정체성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새 단장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Ae-sop)의 서울 가로수길 시그너처 매장은 진정성이나 안식 같은 요소에 중점을 둬온, ‘과시적이지 않은’ 브랜드 철학과 잘 어울리는 예다. 디자인 스튜디오 MLK와의 협업으로 재탄생한 이 공간은 가로수길의 번잡함 속에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은은한 아로마 향이 감싸는 넉넉한 2개 층과 루프톱으로 이뤄진 이 매장은 진열대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고, 곳곳에 ‘숨’을 돌릴 수 있는 요소가 뿌려져 있다. 문화 예술 행사를 할 수 있는 2층 공간이라든지 계단 통로의 비스듬한 창, 가로수길 주변의 은행나무 등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루프톱 등이 그렇다. 덴마크 가구 브랜드로 명성 높은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은 삼청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3층짜리 쇼룸을 마련했는데, 이 역시 고유의 유서 깊은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지리적 특징을 살려 한국의 미를 함께 품은 공간으로 기획됐다. ‘하우스 오브 프리츠 한센’에는 글로벌 최초로 ‘PK(폴 케흘름) 라운지’가 들어섰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과 미술품, 북유럽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해외 서적 등도 구비했다. 프리미엄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The Hand & Malt)의 새 매장 ‘브루 랩(Brew Lab) 용산’도 눈길을 끈다. 경복궁점, 광희문점에 이어 서울 용산구에 들어선 세 번째 직영 매장으로, 오래된 양옥을 개조한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혼맥’을 위한 1인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맥주 실험실’, 푸드 페어링, 야외 테라스 등 다양한 요소가 매력을 자아낸다.